선요약
좋았던 점 :
연출
음악
이야기 전개
안 좋았던 점 :
캐릭터
대사
몇몇 배우
본론 :
12부작 전체 회차 중에 쉬어가는? 필요없는? 회차가 없이 잘 짜여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전체 회자 중에 기억에 남는 대사가 없었다.
그러니까 전개는 좋은데 개별 씬은 별로인? 그런 느낌을 받았음.
연출은 쉴 때 쉬고 쫄깃할 때 쪼아주는 식으로 잘 했고 음악도 좋았는데,
시청률이 안 나온 건 캐릭터가 컸던 거 같다.
한 마디로 마음 가는 사람이 없었다.
나문영이라는 사람을 응원하고 좋아해야 그 사람한테 온 시련이 공감이 갈 텐데
초반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보이지가 않더라. 한참 뒤에야 과거사가 풀리면서 정리가 됐지만.
만약 나문영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어떤 불안을 가지고 있고,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일찍풀었다면 어땠을까?
더 공감해서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이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이 많이 떨어져 나간 게 크게 두 가지 포인트인 것 같다.
하나는 남편을 위해 왜 저렇게까지 해? 라는 부분.
그리고 하연주의 불륜.
나문영과 차성재가 서로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줬다면 그녀가 범죄자 차성재를 구하기 위해 저렇게까지 한다는 게 조금 공감이 됐을텐데,
두 사람의 과거 서사는 파편적으로 나올 뿐이라 둘이 얼마나 절절한 사이인지 알 수 없었고
그래서 나문영이 범죄까지 저질러가며 차성재를 구하려 하는 게 머리로는 알았지만 감정으론 와닿지 않았다.
이 또한 앞에서 얘기한 캐릭터 빌드업과 관련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또, 하연주의 불륜은
그 전에 보여줬던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를 깎아먹는 느낌이 들어서 극에 마이너스였던 것 같다.
물론 그렇게 행동한 이유와 과정이 뒤에 나오지만
불륜 장면 자체는 이 드라마도 뻔한 드라마였네로 오해하기 쉬운 장면이었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건 몇몇 배우의 연기톤이었는데,
예를 들면 석구? 역할로 나온 배우는 대사가 별로 없었지만 얼굴이 너무 귀염상? 에 가깝고 표정도 어설퍼서 미스캐스팅이었다고 본다.
찾아보니까 이보영씨와 같은 소속사던데 낙하산인가 싶을 정도였음.
그리고 오광록 배우는 되게 오랜만에 나온 거 같은데...
후반부 어떤 씬에서는 다른 절절하게 연기하는 분이 했으면 보는 나도 눈물 날 거 같은 장면인데 감정연기가 잘 안 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 분도 미스캐스팅인 느낌.
안 좋은 얘긴 여기까지 하고, 좋았던 점을 얘기하자면
여성 복수극으로서 꽤나 짜임새 있는 이야기였다는 점.
가해자와 피해자가 교차되는 후반부 구성이 매우 좋았다는 점.
각 인물별 결말이 납득되고 흡족했던 점.
매 회차 충격적이었던 엔딩들, 그러면서도 개연성에 구멍이 없었던 점.
특정 씬들에서 매우 좋았던 연출들.
예를 들면 4부 마강 법정씬은 되게 잘 뽑힌 씬이었고, 5부 엔딩이었나? 문영이가 하연주한테 전화받는 씬도 좋았고.
8, 9부에 과거 사연이 오픈되는 씬들도 명장면이었다고 생각함.
그 외에 음악... 너무 좋았다. 과한 지점 없이 딱 적당히 드라마와 잘 어울리는 음악들이었다고 생각함.
주연배우 4인방은 연기 보는 맛이 있었는데,
이보영은 딱 기대한만큼 한 느낌이었고
이무생은 앞 회차에선 약간 어색한 느낌이었는데 뒤에 깐 머리로 나오고 나서부턴 극을 휘어잡는 미친놈연기를 보여줬다.
이청아도 역시 앞 회차에선 약간 연극적인 느낌이 있어 어색했는데 뒤에 감정이 격렬해지는 장면들에서는 되게 잘 했던 거 같다. 배우를 다시 봤음.
이민재는 신인인데 안정적이더라. 이 친구는 아직 나이도 어려서 나중에 잘 될 거 같음.
아! 그리고 신화를 빼먹을 수 없겠지.
엄청 무거운 드라마였는데 신화가 통통 튀는 연기를 해주지 않았으면 진짜 보다가 지쳤을 거 같다. 그만큼 감초 역할을 잘 해줬음.
암튼 6주간 즐겁게 달리던 드라마가
끝까지 잘 마무리되어 기쁘다.
좋은 드라마 만들어주셔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