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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눈물의 여왕'은 웃고 있지만 K드라마는 지금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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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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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PD인 A 감독은 지상파에서 연출한 평일 미니시리즈로 좋은 평가를 얻은 뒤 회사를 나와 프리랜서PD로 최근 첫 작품을 끝냈다.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인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요즘이 드라마 불황기"라고 말한다. "결국 시장 포화 상태가 됐기 때문에 이런 그늘이 생긴 거다. 제작자나 매니지먼트나 그들 나름대로 원인을 다르게 진단하겠지만 확실한 건 국내 시장만으로는 드라마들이 더 이상 수익을 채우지 못한다는 점이다."

요즘 '눈물의 여왕'이나 '기생수:더 그레이' 같은 드라마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이런 드라마들이 화제가 되는 것은 속칭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기록상으로도 대박이 맞다. '기생수:더 그레이'는 영화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넷플릭스 자본으로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다. 지난 4월 5일 선보인 이 드라마는 4월 15~21일 기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시리즈(비영어) 부문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tvN의 '눈물의 여왕'은 3위다. 톱10을 7주째 유지 중이고 전 세계 40개국에서 톱10에 올랐다.

수백억 규모만 돌아가고 중간 드라마는 고사 

이렇게 잘나가는 두 작품은 드라마 시장에서는 '메가 프로젝트'다. '눈물의 여왕'을 예로 들어보자. 총 16부작에 제작비가 560억원이라고 한다. 회당 35억원 정도다. 스타 작가인 박지은 작가의 작품이며 김수현·김지원 배우가 주연이다. 약 8년 전 엄청나게 흥행했던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KBS '태양의 후예'가 16부작에 총 130억원 정도 들었다. 편당 10억원이 채 안 됐는데, 8년 새 메가 프로젝트급 드라마의 제작비는 3배 이상 뛴 셈이다.

이렇게 거대한 제작비가 투자되고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는 걸 보면 우리 드라마 시장은 여전히 괜찮게 굴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막상 만나본 드라마 PD들과 배우 매니지먼트사 관계자, 제작사 대표들은 요즘 '죽을 맛'이라고 그런다. "오히려 메가 프로젝트니까 잘 굴러갈 뿐, 중간층 드라마는 다 죽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눈물의 여왕'에 막대한 자본이 모인 건 일단 검증된 박지은 작가가 있어서다. 드라마 제작사를 운영하는 B 대표는 "요즘 신인 작가들이 쓴 시나리오들을 받아보면 박지은류 냄새가 나는 것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외계인과 지구인의 로맨스를 그린 SBS '별에서 온 그대', 남한 재벌과 북한 엘리트 장교의 만남을 그린 tvN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시골 출신 변호사와 백화점 사장인 재벌 3세와의 사랑을 담은 '눈물의 여왕'까지, 박지은 작가의 작품은 일견 달라 보이지만 은근 비슷하고 그래서 자기복제라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높은 시청률로 투자자들을 향해 자신을 증명해 온 작가다.

여기에 배우 김수현이 주연을 맡았다. "우리나라에 미니시리즈,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 등을 다 합치면 주연급으로 볼 수 있는 배우가 대략 100명 이상 된다. 그런데 글로벌 시장에서 먹히는 사람은 십수 명 정도다. 김수현이 그중 대표적이다"라고 A 감독은 말한다. 박지은 작가와 김수현이 만나니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할 거라고 예상한 넷플릭스가 판권을 사며 제작비의 80% 정도를 댔다는 이야기가 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 통할 만한 작가와 배우를 쓴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들은 돌아간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 다른 드라마들이다. 

모든 드라마가 수백억원을 들일 수 없고 박지은 작가가 대본을 쓰고 김수현이 연기할 수 없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렇지 못한 중간급 드라마들도 제작할 여력이 충분히 됐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시장이 죽었다는 게 중론이다. 배우 매니지먼트사에 몸담고 있는 C 실장은 "요즘은 회사가 수익 창출이 아니라 마이너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무실이나 배우용 차량 등 경상운영비만 계속 나가는데 이 때문에 회사 접어야 하나 싶을 정도다"라고 말한다.

그는 "큰 드라마는 상관없다. 오히려 웹드라마는 또 굴러간다. 제작비도 많이 들지 않고 연기력과 상관없이 해외에서 팔리는 아이돌을 내세우면 클릭 수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 그런데 중간이 없다"고 했다. 중간급 작품이 실종되면서 요즘 배우 캐스팅도 확연히 줄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오디션을 봤다면 지금은 두세 달에 한 번 정도 보는 게 전부다. 윗단과 아랫단은 굴러가지만 중간이 사라져버린 문제가 드라마 생태계를 혼란에 빠뜨렸다.


광고만으로는 제작비 충당 못하는 시대 

불과 2~3년 전 호황이었다던 드라마 시장은 왜 죽었을까. 모두가 "제작비는 늘어났는데 경기가 안 좋아져서"라고 말한다. 요즘 중급 드라마의 제작비는 회당 10억원 정도로 본다. 8년 전 블록버스터급이라고 불리던 '태양의 후예'의 회당 제작비랑 비슷하다. 제작비 상승은 높아진 배우 출연료 탓이 크다. B 대표는 "글로벌 OTT가 몸값을 키웠다. 물론 과거에도 제작비 상승은 이 바닥 전환기 때마다 있었다. CJ ENM이나 종합편성채널이 후발주자로 뛰어들 때도 돈을 써야 자리를 잡을 수 있으니 제작비가 상승했고 OTT가 등장하면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전보다 베팅을 세게 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드라마 시장의 변곡점 중 하나가 종편과 케이블의 등장이다. CJ ENM이 본격적으로 지상파 PD를 영입하며 드라이브를 걸던 게 10여년 전이다. 당시 케이블 드라마 출연을 꺼리는 배우들에게 파격적인 출연료를 제시하며 마이너 채널의 한계를 극복해 격을 높이려 했다. CJ ENM이 막 출범했던 2011년 10월, '뱀파이어 검사 시즌 1'의 주인공을 맡았던 연정훈이 받은 출연료는 지상파 출연 때보다 2배 정도 높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OTT의 로컬 콘텐츠 제작 시도가 또 다른 변곡점이 됐는데, 후발주자의 전통적 공략 방식을 OTT가 차용하기 시작했다. 시장에 자리를 잡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치르더라도 좋은 작가를 섭외하고 좋은 제작사와 함께 하며 좋은 배우를 참여시킨 것이다.

이 때문에 배우들의 출연료는 제작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정도로 뛰기 시작했다. "OTT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억 단위로 받으니 그 언저리에 있는 배우들도 같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내가 쟤랑 비슷한 등급인데'라면서 말이다. 예를 들어 어떤 배우는 '저 배우 보니까 요즘 1억원 받았는데 내가 그거까지는 달라고 안 할게. 그래도 8000만원은 줘야지'라고 하더라. 그 배우, 3년 전에 출연료가 2000만원이었다."(A 감독)

3년 전 2000만원 받던 배우가 이제는 8000만원을 받겠다고 나서면서 제작비는 이전보다 몇 배나 올랐지만 드라마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그렇게 오르지 못했다. 이미 방송사는 드라마로 수익을 낼 수 있느냐는 문제를 놓고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불과 3~4년 전만 해도 반기(半期)에 제작되던 드라마가 대략 150개 정도였는데 지금은 50개 안팎으로 줄었다. 지상파·종편·케이블·OTT까지 다 합친 숫자가 그렇다. B 대표는 "방송사들이 이전에는 제작비를 투자해주고 해외 판매와 같은 2차 판권도 가져가곤 했는데 지금은 사실상 방영권만 갖고 2차 판매에서 손을 뗀다"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에 들인 돈보다 버는 돈이 많다면 편성하고 틀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여기에 비관적이다. 그렇게 드라마 편성은 대폭 줄었다. "지상파 3사가 평일 미니시리즈만 1년에 총 36개를 하던 시절이 불과 몇 년 전이다. 그런데 그 '편성띠'라는 개념이 이제 없어졌다. 편수가 실제로 확 줄었고 시장이 줄어든 체감 정도가 확 커졌다."(A 감독)

제작비는 몇 배가 뛰어도 광고료는 물가상승률을 벗어나지 못한다. 게다가 레거시 미디어인 방송사들은 뉴미디어와 온라인에 밀려 가져갈 수 있는 파이가 오히려 줄었다. 

"회당 10억원짜리 미니시리즈가 방송으로 나간다고 치자. 드라마 앞뒤, 중간 광고로 가져올 수 있는 광고료가 10억원이 된다면 가장 좋겠지만 완판시켜도 요즘 3억~4억원 정도다. 게다가 완판도 어렵다. 중국 시장이 사라진 상황에서 큰돈 주고 판권을 사갈 나라도 마땅치 않다. 결국 OTT에 얼마에 팔아서 BEP를 맞추느냐가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됐다."(B 대표)

"지금이 한한령 때보다 더 어렵다" 

BEP를 맞추기 어려운 드라마가 많아지면서 방송사 쪽에서는 오히려 제작사에 요구사항을 늘어놓는 게 요즘 관례다. "제작사, 너희 쪽에서 OTT에 판매하든 다른 2차 채널에 팔든 수익을 보전할 계획을 갖고 와라. 그러면 편성해주겠다."

게다가 BEP를 위한 공공연한 작품 간섭도 이전보다 늘어난 분위기다. 보통 방송사와 협의하기 위해서는 섭외 대상 배우들의 출연의향서가 필요하다. 하지만 BEP를 맞추기 위해 특정 배우를 요구하는 경향이 훨씬 강해졌다. "장르물에서 실적이 있는 한 작가가 최근 방송사와 이야기를 진행 중인데, 방송사에서 여자 주연은 괜찮은데 남자 주연은 해외에 안 먹히니 교체하라고 요구했다더라"(C 실장)는 이야기가 그리 새삼스러운 사건이 아닌 분위기다.

여기에 최근의 경기 침체는 드라마 시장을 더 고달프게 만들었다. 드라마는 경기 민감성이 큰 '사치재'와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 수요가 뚝 끊어진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경기가 안 좋다는 건 '될 만한 드라마'들만 골라야 하는 때를 맞았다는 의미다. 그리고 지금이 딱 그런 때다.

제작 편수가 줄고 중간급 드라마가 소멸해가자 드라마 생태계도 심하게 요동친다. 규모가 작을수록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돼가고 있다. 이런 요즘을 두고 "한한령(限韓令)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문제는 이런 고난의 시기가 가져올 후과다.

A 감독은 "'최소량의 법칙'이란 게 있지 않나. 100편이 나오면 10편 정도가 좋은 작품일 수 있지만 50편이 나오면 5편 정도만 괜찮은 게 나올 수 있다. 게다가 제작 편수가 줄어들고 시장이 이처럼 위축돼 있다면 망하지 않을 작품만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다양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문화적 다양성을 꾀한 K드라마가 어떤 행보를 보이고 어떤 결과를 얻어왔는지 곱씹어보자. 단순 시장논리로만 지금의 상황을 재단하다가는 K드라마 고사라는 비극을 맞을 수 있다. 

김회권 기자 khg@chosun.com


https://n.news.naver.com/article/053/0000043174?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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