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3분동안 얘기할게. 따로 시간 내서 얘기하면 너무 진지해보이니까 컵라면 익을 동안만. 당신이 좀 해줬으면 싶은 것들. 나중에 제사 이런 거 지내지 마 진짜. 제사 음식 중에 내가 좋아하는 거 하나도 없어. 정 기념하고 싶으면 뷰 좋은데서 와인 마시면서 내 생각 해. 테이블에 헤르키나 신상 백 두어 개 올려놓든가. 부고 기사 이런 거 신경 좀 써 줘, 그 미담 같은 거? 찾아서 좀 넣어 주고. 찾아봐 없진 않아. 그리고 내 장례식장에서 정신 놓고 있지 마. 거기 아마 나랑 안 좋았던 애들 다 올거야. 현주, 정미, 은진이, 예나 그런 애들 오면 뭐라고 하는지 좀 잘 들어봐. 이상한 소리 하면 싹 다 고소해줘. 사자 명예훼손죄? 이런 거 있잖아. 그럼 내가 해? 난 관짝 속에 있을텐데. 내 생각엔 아무도 안 울 것 같거든? 당신은 좀 울어. 울거지? 이왕이면 사람들 많이 볼 때. 카메라 돌아갈 때면 더 좋고. 마음이 딱 반반이야. 슬퍼해줬으면 좋겠는데 또 너무 슬퍼하는 건 싫고, 날 영원히 기억해주는 건 약간 부담스러운데 또 금방 잊어버리는 건 열받고. 그냥 날 아까워 해주면 좋겠다? 내가 없는 세상을 좀 아쉬워해주면 좋겠다. 마지막. 나 유언장이 있어. 결혼 전에 써 둔거야. 엄마가 그거 안 쓰면 절대 결혼 허락 안 해준다고 해서. 당신한테 한 푼도 안 가. 그게 내 유언장이야. 근데 고칠거야. 그 땐 이런 말 할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지. 그냥 쓴 거였어. 당신이랑 결혼하고 싶어서. 표정이 왜 그래 섭섭해?
텍스트로 보니까 대사 진짜 길다 ㅁㅊ... 어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