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헌 너랑 나 하필 이런데서 만나는 거니
너 잊었어 지웠다고
내가 다친 걸로 왜 네가 흥분하는 거니
너도 날 계속 마주하는게 거슬리듯이 나도 그래
그니깐 제발 그만 마주치자
알아, 너도 날 의심한다는 거 근데 그거 아닌데
어차피 믿어주지 않겠지, 그때도 내 말은 들으려고도 안한 너니까
결국, 여기까지 왔네.
그래 우린 이미 끝난 사이니까 근데 담당형사가 너여야했을까?
정황상 상황상 날 범인으로 보는거 이해는 하는데 아프다
과거의 넌 이미 불신의 눈을 하고, 이미 답을 정해놓고
그냥 네가 믿고싶은대로 믿어버리고, 지금의 너도
내가 온전히 사실을 말한다해도 믿어줄까?
지금 난 그 누구도 못 믿겠거든
어차피 이렇게 자꾸 마주칠거면 솔직히 말해줄게.
너랑 나 다시 만난 것 자체가 나한텐 너무 가혹해.
왜 하필 너고, 왜 가장 내가 초라할때 더 보여줄 창피함도
없을만큼 밑바닥까지 다 보인 내앞에 네가 있는건데
그게 날 너무 괴롭게해. 아프다고.
믿고싶다고 사실 말해달라면서 이미 날 온몸으로 거부했었고,
못믿겠다 말하면서도 사실은 믿고싶어하는게 느껴졌지만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는데,
그런 내게 넌 아빠얘기를 하면서 믿게해달라고 하니깐
이번엔 내가 널 믿어보고 싶어졌어.
다시 믿어볼게. 아니 믿게 해줄게
오해가 풀린 날 재회 후 너와 난 처음으로 서로에게
가장 솔직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다시 이렇게 대화를 할 날이 올지도 몰랐고,
그냥 지나간 사람 그리고 사랑이라 묻어뒀었는데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이
너만 보면 여전히 힘들다는 말이 왜 이렇게 위안이 되는지
하지만 그 마음 꾹 누르고 참아 낼거야 어떻게해서든
넌 다시 내게 마음을 고백하고, 끝을 봐야겠다고 했지만
난 답을 줄 수 없어, 정신차려야하니까
나까지 그럼 안되는 거 아니까
내 남편에게도 특히 너한텐 이러면 안되는 거니까
밀어내고 밀어내는 중이었고
참고 또 참는 중이었어
너에게 가는 내 마음 스스로가 모른척 하려 애썼고
너를 괴롭게하기 싫었어.
그런 내게 넌 모든걸 다 상대할테니 난 다치지말라고 하네.
태헌아
딱 1분만 욕심낼게.
지금 이순간 너에게 가는 내 마음 표현하고 싶어
그리고 나도
네가 다치는 게 너무 싫어
나로 인해 벌어진 이 상황들도 너무 미안하고
애초에 이런 마음도 표현 할 생각은 없었는데
내 마음이 마음대로 되질 않아
그러니깐 1분만 솔직해질게.
딱 그만큼만 욕심낼게.
겨우겨우 누르고 참아낸 정원의 마음을 한번 되돌아봤어
오늘 10회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겁나면서도 기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