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한국 드라마의 이모저모를 알려드리는 시간, “드라마 알고 봐야 재밌다” 서울에 있는 문화평론가인 중원대 김헌식 교수와 함께합니다. 이 시간 진행에 박수영입니다.

 

쿠팡플레이 자체 제작 한국 드라마 ‘소년시대’를 살펴보는 마지막 시간으로 드라마의 국내외 영향력 살펴보겠습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장병태는 학교에서 안 맞고 사는 것이 소원인 찌질이였는데, 부여로 전학 가면서 이름이 비슷했던 싸움꾼 장경태로 오해받게 되는데요. 이 드라마는 다소 생소한 1989년 한국 충청도를 배경으로 설정하고 있어 방영 전부터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늘도 김헌식 교수님과 함께하겠습니다. 우선 드라마가 방영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상 내역은 아직 없지만 인기의 척도를 알 수 있는 시청률이 있죠. 소년시대의 시청률은 어떻게 되나요?

 

[김헌식] 시청률도 측정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일반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된 게 아니고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서 방송됐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량이 중요합니다. 첫 주 대비 총 시청량이 2주째에 들어서서 934% 폭증하기도 했고요. 3주 연속 쿠팡 플레이 인기작 1위를 기록했습니다. 또 네이버에서는 많이 찾는 드라마 검색 1위였고,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콘텐츠 집계 랭킹 전체 1위를 차지를 하는 등 2024년 최고의 화제작이 됐습니다. 시청자들은 일상생활을 넘어서서 인터넷 모임이나 SNS에서 사투리를 따라 하면서 소년시대에 푹 빠진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요즘 남편이랑 ‘이’ 한마디로 다 통한다”고 하면서 충청도 사투리를 흉내 내고 또 직장에서 “큰일 난 겨 이제 이 말투 중독된 겨” 이런 식으로 흉내를 냈습니다. 제 주변에도 경상도 출신이 충청도 사투리를 흉내 내는 분도 있을 만큼 충청도 사투리 열풍까지 일으켰습니다.

 

[기자] 드라마에서 거의 모든 배우가 충청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것이 인상적인데요. 주연이었던 온양 찌질이 장병태 역을 맡은 임시완 등 주연 배우들의 실제 고향은 어떻게 되나요?

 

[김헌식] 한 명만 빼놓고 다 고향이 다릅니다. 임시완 배우 같은 경우는 부산이 고향입니다. 그래서 전혀 다른 사투리를 구사해야 하기 때문에 대략 3개월 정도 따로 선생님을 구해서 공부했다고 합니다. 임시완 배우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아산백호를 물리치게 되는 ‘장병태’ 역할을 했고요. 또 이선빈 배우는 부여 흑거미 ‘박지영’ 역할을 했는데 장병태의 연인은 아니지만 그를 짝사랑하는 여자 주인공이었습니다. 드라마 후반부에 부여 흑거미로서 싸움에 일가견이 있어서 병태에게 싸움을 가르쳐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선빈 배우의 실제 고향은 천안이죠. 그렇기 때문에 “대본을 읽으면서 어릴 때 가족과 나누던 대화가 떠올랐다”면서 “이 역은 내 것이다”라고까지 확신했다고 합니다. “아빠, 삼촌, 할머니, 할아버지 말투의 운율이 느껴져서 매우 친숙했다”면서 굉장히 기분 좋게 촬영했다고 하고요. 또 ‘강선화’ 역할을 했던 강혜원 배우는 부산광역시에 태어나서 경남 양산시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자랐다고 합니다. 극 중에 아산백호 경태가 진짜 싸움을 잘한다는 것을 알고서는 그쪽으로 옮겨가는데, 엄마는 무당이라는 현실을 숨기고 은폐하려고 세련된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고요. 장병태의 아버지 ‘장학수’ 역의 서현철 배우는 실제로 충남 서산이 고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산 사투리가 많이 나오고요. 아산백호 ‘장경태’ 역인 이시우 배우의 알려진 고향은 없습니다만, 서울로 짐작되는데 충청도 사투리를 잘 구사했습니다. 유상진 배우는 찌질이 호떡 ‘조호석’ 역을 맡아 남양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충청도가 고향인 줄 아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잘 구사했다고 합니다. 사실은 경상도나 전라도는 따라 하기 좀 어렵지만 충청도 사투리는 웬만하면 잘 흉내 낼 수 있기 때문에 잘 구현한 것 같습니다.

 

[기자] 충청도가 고향인 배우는 부여 흑거미 역의 이선빈 배우와 장병태의 아버지 역을 맡았던 장학수 배우밖에 없었는데 주·조연할 것 없이 모두 충청도 사투리를 정말 잘 흉내 냈죠. 그럼 임시완, 이선빈, 이시우, 강선화 네 주연의 이전 작품에는 어떤 게 있었나요?

 

[김헌식] 임시완 배우는 원래 보이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이거든요. 보이그룹 댄스가수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연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드라마는 바로 <미생>의 ‘장그래’ 역을 맡았던 작품 이력입니다. 연기 데뷔는 2012년 <해를 품은 달>의 어린 ‘허염’ 역할로 배우 활동을 했고요. 영화는 <변호인>에서 ‘박진우’ 역할을 했습니다. <해를 품은 달>에서 (성인 이훤 역을 맡은) 김수현과 동갑이었지만 송재희(성인 허염)의 아역 연기를 할 정도로 동안이라고 유명하고요. 또 이선빈 배우는 17살에 극단 학전의 아동극 <무적의 삼총사>로 연기에 발을 디뎠고, 2016년 드라마 <마담 앙트완>에서 ‘이마리’ 역을 맡아 본격적으로 드라마 배우로 변신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졌던 건 <38사기동대>에서 매력적인 외모와 연기력을 앞세워서 체납자들에게 돈을 받아내는 ‘조미주’ 역을 맡아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최근작으로는 2021년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에 출연해서 시즌 1, 2를 모두 성공시키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고요. 아산백호 역할을 했던 이시우 배우 같은 경우는 로맨스, 액션,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 왔습니다. <종이달>,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 출연했습니다. 원래 고등학교 3학년 때 대입 시험을 보러 갔다가 JYP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게 눈에 들어서 길거리 캐스팅 당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고요. 부여 소피 마르소 ‘강선화’ 역의 강혜원 대우는 2018년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48>에 출연해서 걸그룹 ‘아이즈원’으로 활동했고 2021년에 아이즈원 활동이 중단될 때까지 활동하다가 2021년에 웹드라마 <일진에게 반했을 때>와 2022년 <청춘 블라썸>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기자] 특히 임시완 배우는 <미생>에서 신입사원 역할, <변호인>에서 정권에 저항하는 대학생 그리고 또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 나오는 사이코패스 역할을 할 정도로 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성격의 역할들을 잘 소화해 내서 극찬받고 있죠.

 

[김헌식] 굉장히 어린 축에 속하는 연기자인데 다양한 연기력을 보여줘서 심지어 신동엽 씨 같은 경우는 “연기의 신 같다”라고까지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매 작품마다 “얼굴을 바꿔 낀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요. 그런데 최근에 한국 코미디 프로그램인 한국 SNL에 출연해 화제가 됐었죠.

 

[임시완/SNL] 자, 여기서 늬들 중에 장병태 표 SNL 보고 안 웃을 수 있겄다 하는 사람 손.

안녕하세요, 배우 임시완입니다. 제가 너무나 영광스럽게도 SNL 코리아 시즌5 첫 회 호스트로 초대되었습니다. 작년에 ‘소년시대’ 장병태로 정말 큰 사랑 받았는데요. 저 임시완의 생애 첫 코미디쇼 도전 놓치지 말고 함께 해주세요. 나 SNL 시즌5 첫 호스트여!

 

[기자] 임시완 배우가 SNL을 통해 코미디쇼에 첫 도전을 한다고 하는데, SNL은 어떤 프로그램이고 임시완 배우는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김헌식] SNL 코리아의 원래 형식은 미국의 NBC에서 40년간 방영되고 있는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Saturday Night Live>를 줄여서 SNL이라고 합니다. 이 형식은 매회마다 게스트를 초청해서 초대 손님을 중심으로 갖가지 콩트와 퍼포먼스 등을 하게 되고요. 또 크루(Crew)라는 고정 출연자들이 있습니다. 이 출연자들이 초대 손님을 중심으로 해서 다양한 재미있는 극들을 펼쳐 보이게 되는 건데요. 이번에  즉, 다섯 번째 시즌 1회 게스트로 임시완 배우가 초청됐습니다. 그래서 임시완 인생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나오게 되는데요.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을 젊은 직장인들 관점에서 잘 그려내기도 했었고 영화 <비상선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등의 장면들을 소환했습니다. 또 <소년시대>의 장면도 있었는데요. 부여로 놀러 온 서울 여학생들에게 술집에서 박남정의 ㄱㄴ 춤을 비롯한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T는 지옥이다’ 코너를 통해서 MBTI라는 성격을 알아내는 심리검사가 있는데 F(감정형) 사람들 속에서 홀로 T(이성형)로 살아가는 사이코패스 역할까지 하면서 크게 웃음을 주었습니다.

 

[기자] 네, 그럼 잠시 드라마 ‘소년시대’의 배경음악 들으면서 쉬어가겠습니다.

 

 

(소년시대OST)

 

 

[기자] 다시 드라마 얘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또 소년시대에서 눈여겨볼 점은 조연 배우들의 비중도 상당하다는 겁니다. 조연 배우들은 어떤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었나요?

 

[김헌식] 온양 찌질이 장병태에 필적하는 부여농고 대표 찌질이인 ‘조호석’ 역은 이상진 배우가 맡았는데요. 그전에 <신병> 시리즈로 유명했고요. 또 <여신강림>, <멜랑꼴리아>, <택배기사>에서 활약했었습니다. 병태의 단짝으로 출연해서 등장할 때마다 웃음을 자아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요.

전학생 병태를 의심 없이 짱으로 떠받드는 부여농고 패거리의 리더 ‘양철홍’역은 김정진 배우가 맡아서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로 데뷔해서 올해 <미끼>를 비롯해 <모범택시 2>, <악귀> 등에 출연하면서 역량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김정진 배우는 (소년시대에서) 강한 인상에 대비되는 허술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주먹이 마치 쇠망치 같다고 해서 오함마라고 불리는 부여농고 패거리 행동대장인 ‘강대진’역은 <잔챙이>, <5인 이상 집합 금지> 등 수많은 단편 영화에 출연해서 내공을 다져온 허건영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부여 짱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어설픈 병태를 수상하게 여겨서 그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인물인데요.

<열혈사제>, <편의점 샛별이> 그리고 <소년시대>까지 이명우 감독과 여러 작품을 함께 해온 김윤배 같은 경우는 부여농고 패거리의 쟈니윤 ‘윤영호’ 연기를 했습니다. 드라마 시리즈뿐만 아니라 영화와 연극을 넘나들면서 맹활약하고 있는데요. 외국물 먹게 생겼지만, 뼛속까지 토종 한국인 ‘윤영호’ 역할로 유쾌한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부여농고 패거리의 쌥쌥이 ‘유승호’ 역은 <군검사 도베르만>, <아다마스>, <약한 영웅 Class 1> 등에 출연했던 서동규 배우가 맡았습니다. 영화 <1947 보스턴>에 이어서 소년시대를 통해서 임시완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되었는데 휘날리는 장발만큼 가벼운 존재감으로 크게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일명 완쓰강, 완 펀치 쓰리 강냉이의 위력을 자랑하는 부여농고 패거리의 ‘조상우’는 영화 ‘다음 소희’, ‘카운트’, ‘웅남이’ 등에 출연했던 박건주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운동선수에 버금가는 압도적인 몸으로 부여농고를 포함해서 학교 학생들에게 커다란 위압감을 선사하죠.

주요 배역들을 대부분 신예 배우로 캐스팅한 이명우 감독은 “날 것 같은 배우들의 신선한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면서 캐스팅에 큰 만족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개성과 실력을 갖춘 6인방의 찰떡 호흡으로 매력적인 연기 조합을 잘 보여줬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드라마 소년시대에 대한 총평과 관전 요소 짚어주시죠.

 

[김헌식] 잘 다루지 않았던 충청도 지역과 사투리를 사용해서 학창 시절의 추억도 떠올릴 수 있으면서 한국의 말글살이와 지역 문화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적 가치도 있었습니다. 시대 복고적인 면도 등장을 하지만 그 속에서 우정과 또 공정함에 대한 사회적 가치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에 느낄 수 있는 순수한 면까지 전 세대가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점을 함께 느껴보시면 좋겠습니다. 또 병태가 아산백호라는 정체가 가짜인 것으로 드러난 그 이후에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경태를 이기는 병태의 전략 행동을 통해서 공동체적인 가치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드라마 요소를 음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s://www.rfa.org/korean/weekly_program/bb38d654/b4dcb77cb9c8-c54cace0-bd10c57c-c7acbc0cb2e4/drama-0311202416224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