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지아의 집 (밤)
이연이 급히 집으로 뛰어 들어온다. 지아가 뒷모습으로 미동도 없이 서 있다.
이연 : (손에 든 안경을 보고) 봤어? 대답해. 봤냐고?! 나 좀 봐 봐, 제발.
지아의 어깨를 집고 돌려세우면, 지아가 소리 없이 울고 있다.
이연 : (가슴 미어지는) 대체... 뭘 본거니?!
지아 : 나는 전생에 살해당했어, 네가, 나를, 죽였다. 처음부터 이무기를 잡을 생각으로 이연. 너는 나를, 제물로 던졌구나.
이연 : !!!
지아 : 그게... 진짜 너야?
이연 : 나야.
지아 : 몇 번이고 날 구해준 것도, 수백 년이고 못 잊었단 그놈의 첫사랑도!
이연 : 맞아, 내가 죽였기 때문이야. 내 손으로, 죽였어. 너를
지아 : 왜...?
이연 : 나란 놈이 원래 그런 놈이야.
지아 : 그게... 다야? 내 앞에서 나를, 내 마음을, 멋대로 흔들어 놓고, 네가 할 수 있는 말이 고작. (터지는) 차라리 변명이라도 해! 제발
'그 엣날, 그 비극을 또 반복할 셈이니? 너랑 그 아이, 둘 중에 하나는 죽는다.' 현의옹의 말 스쳐지나간다.
그 말대로, 과거가 반복되기 시작했다.
이연 : (작정한 듯) 가성비가 좋안던 것뿐이야, 사람 하나 희생시켜서, 태산만큼 구한 셈이랄까. 이래 봬도 산신이잖아.
지아 : 젠장, 근데 난 뭐 이렇게 가슴이 아프냐? 왜 네 손에 죽는 순간까지, 온통 네 걱정이고! 왜 너 때문에 씨... (눈물 훔치며) 눈물 나고 지랄이야...
이연 : (눈물 닦아주고) 착각하지마, 지금 그 감정 '네 거' 아냐. 고작 전생 체험 같은 걸로, 그 여인이 된 양 굴지 마라.
지아 : 나쁜 놈
이연 : 나쁜 놈한테, 마음 한 자락도 내주지 마, 적어도 이번 회차 인생엔, 그런 실수하지 마. 그래야 오래 살아.
못다 한 말들 가슴에 묻고 지아를 밀어낸다.
#11 지아의 집 (밤)
밥통에서 취사 완료를 알리는 소리 들린다.
집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밥 냄새
혼자가 된 집에서, 망연히 주저 앉아 흐느끼는 지아.
#12 지아의 집/앞 (밤)
이연이 무서울 만큼 단호해진 얼굴로 지아의 집을 떠나고 있다.
* 대본하고 본방 버전하고 대사 및 행동 바뀐 부분 일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