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리뷰) 밤피꽃 여화가 피워낸 ‘밤에 피는 꽃’은 더이상 혼자만의 꽃이 아니네
3,893 10
2024.02.18 00:29
3,893 10
억울한 이들을 도와주고 악한 이들을 벌하는 여화의 복면활동은 과부생활 중에나 이후에나 본질이 같아


하지만 이전과 달리

이야기꾼 석정의 입을 통해

여화의 뜻을 이어받은 수호의 금위대를 통해

복면의 존재가 온 나라에 알려짐으로써

여화의 꽃은 비밀스러운 혼자만의 꽃이 아닌 모두의 꽃이 됐어


모두의 꽃이라 함은

모두가 존재를 알고 인정하는 꽃 뿐만 아니라

모두가 함께 품고 키워낼 수 있는 꽃이기도 해


여화가 피워낸 밤에 피는 꽃은

시대상에 반하는 모습으로 활약하는 여성의 존재로서

더이상 쉬쉬하며 묻히지 않고 도성의 많은 여인들에게 알려진 거야


여인도 결혼을 위한 꽃이 아니라

나를 위해 나라를 위해 정의를 위해 살아갈 꽃이라는

새로운 여성상을 알려준 거지



여화의 복면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진 않았겠지만

그 힘은 도성을 돌고 돌아 여성의 삶에 작은 변화를 일궈냈어


금위대장 딸 이경이는 결혼을 해야 완성된다는 조선시대 여성의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사랑’해야 완성되는 제 삶의 가치를 위해 자유연애로 제 짝을 찾아

혼기와 상관없이 직접 그 시기를 정하겠다 선언하고


여화의 단짝 연선이는 여인, 평민의 신분에서 벗어나

재능을 살려 상단에서 일을 하고 제 집을 구하기 시작했고

신분의 벽으로 밀어내던 좌부승지의 마음을 받아들여 미래를 약속했지


그리고 연선이라는 꽃도 이경이라는 꽃도 아마 먼 훗날에는 새로운 이야기로 새로운 꽃으로 알려지고 여인들에게 전달될 거야


결국 이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여성은 꽃이다 라는 관념 자체가 잘못됐던 것은 아니라

그 말을 해석하는 이들의 짧은 식견이 잘못됐던 거지


여성은 꽃이고 남성도 꽃이야

우리 모두가 아름다운 꽃이고 이 나라는 그 꽃과 나무가 이뤄낸 숲이야

그리고 하나하나의 꽃은 혼자 피어날 수는 있지만

숲을 이뤄내기 위해선 서로의 존재를 필요로 해

즉 우리 모두 꽃을 피울 수 있는 뿌리를 갖고 있어


꽃은 아름다운 관상용 뿐만 아니라

여화의 복면같은 약초로도

호판부인의 독꽃과 같은 독초로도

쓰일 수 있고


열매를 통해 자손을 꾸려낼 뿐만 아니라

그 자손들이라는 꽃으로 숲과 같은 이 나라에 다채로움을 선물하기도 해


양반으로 태어났지만 이야기를 좋아하는 석정이란 꽃

평민으로 태어났지만 셈을 잘하는 연선이란 꽃

여인으로 태어났지만 장사치로서 협상에 능한 단주 소운이란 꽃

이들이 있기에 이 나라가 더 다채롭고 즐거울 수 있지


이 진리를 깨우치지 못한 좌상은

여성에겐 곱고 단정한 역할

아들에겐 늠름한 나랏일이란 역할만 요구하다가

지위도 가족도 잃고 초라한 신세가 된 것이고


진리에 도달하지 못한 호판부인은

호의호식, 부귀영화라는 가치에만 얽매여 독초를 피워내어 많은 이를 해하고

여성의 곱고 단정한 꽃에만 얽매여 제 자신과 양반가의 많은 여성의 자유를 앗아버렸어

그리고 그 삶의 마지막에야 내 삶의 방향성을 잘못 정한 것은 바로 나였다며 여화에게 아쉬움과 후회를 내비치지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할지 모르겠다만

이 포괄적인 주제를 하나하나 생생한 캐릭터들로 그려내고

밤에 피는 꽃이라는 제목 다섯글자로 요약해낸 제작자들의 역량이 너무 대단하다…

진짜 재미도 의미도 가득한 드라마였던 것 같아

한동안 계속 앓을 듯 ㅠㅠㅠㅠㅠㅠ

목록 스크랩 (8)
댓글 1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이지투웨니스x더쿠💜] 밤팩트의 원조 AGE20'S가 베이스 기강 잡으러 왔습니다! 실키 픽싱 팩트 체험 이벤트 554 09.02 53,760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431,51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087,84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3,876,697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5,137,084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96 02.08 1,375,370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1,517,714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5 22.12.07 2,615,629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56 22.03.12 3,597,852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5 21.04.26 2,830,374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7/1 ver.) 164 21.01.19 2,923,339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2,934,168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49 19.02.22 2,972,630
공지 알림/결과 작품내 여성캐릭터 도구화/수동적/소모적/여캐민폐 타령 및 관련 언급 금지, 언급시 차단 주의 103 17.08.24 2,883,940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3,151,459
모든 공지 확인하기()
4598 후기(리뷰) 놀아여 서지환이 연애 경험이 없는 모쏠로만 보이다가 뭔가 더 있다 싶었던 순간들 5 09.04 426
4597 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51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10 09.04 648
4596 후기(리뷰) 놀아여 아차 하고 못 넣은 하지만 참 아끼는 대사들 4 09.03 459
4595 후기(리뷰) 놀아여 아 맞아 재회씬 다시 보면서 느낀건데, 13화 엔딩에서 서지환 헤어질 생각이었던 걸로 보이더라 3 09.03 326
4594 후기(리뷰) 놀아여 놀아줌의 가치가 놀아주는 사람에게도 맞닿아 있다는게 좋더라고 3 09.02 207
4593 후기(리뷰) 놀아여 "애들에게 나쁜 사람은 무관심한 사람들이다" << 이 "놀아줌의 가치"가 1화부터 이어지는게 좋아 3 09.02 231
4592 후기(리뷰) 한국이 싫어서 후기(스포) 1 09.02 398
4591 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50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10 09.02 680
4590 후기(리뷰) 놀아여 은하에게 직장도 직업도 꿈도 집도 사라진 날 5 09.01 623
4589 후기(리뷰) 엄친아 오늘 몰아보기 하면서 응답시리즈 기시감 들었음 2 09.01 669
4588 후기(리뷰) 놀아여 지환이 목마른 사슴 차린 이유에 자기도 포함되어 보이지 않았니 3 09.01 465
4587 후기(리뷰) 나대신꿈 신데렐라가 되고 싶다는 여주 설정 때문에 진심으로 좋아지게된 남주한테 고백도 못하는거 너무 맛도리다 4 09.01 364
4586 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49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6 09.01 891
4585 후기(리뷰) 보조출연알바 후기 23 08.31 1,467
4584 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48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5 08.31 967
4583 후기(리뷰) 놀아여 악역을 자처하는 찰나, 서지환의 표정이 너무 인상적이야 3 08.30 485
4582 후기(리뷰) 우씨왕후 19금이 불쾌한건 연출몫인것 같고. 음악도 별로야 08.29 742
4581 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47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8 08.29 1,355
4580 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46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6 08.28 964
4579 후기(리뷰) 선업튀 프로포즈 대사도 완전 솔선서사 다 담겨있음 21 08.27 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