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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고려거란 잊힌 ‘고려의 이순신’ 양규, 이 남자가 1000년 만에 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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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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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규 장군과 진득한 시간을 보낸 배우 지승현을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대중의 환호에 대해 그는 “제가 양규 홍보대사”라며 웃었다. “저도 몰랐던 영웅이에요. 촬영장에서 제가 스태프한테 계속 얘기하고 다녔습니다. ‘나 이거 잘해서 양규 장군님을 세상에 알릴 거다’라고요. 진짜 그렇게 된 것 같아서, 이제 양규 장군을 아는 분이 많아져서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김한솔 감독은 양규 캐스팅 후보 중 그를 보고 ‘이 배우가 양규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특히 목소리가 양규를 표현하기에 제격이었다. “사실 젊을 때는 저음의 목소리 때문에 캐스팅이 잘 안 됐어요. 중년에 접어드니 ‘목소리 좋다’는 칭찬을 듣고 양규 장군도 만났으니, 인생은 역시 더 살아봐야 압니다.”

 

-캐스팅됐을 때 부끄러웠다면서요?

 

“감독님이 ‘고려에 이순신 같은 분이 계셨다’며 양규 장군 역을 제안하셨어요. 드라마 크레디트에도 현종, 강감찬과 함께 이름이 나올 만큼 중요한 인물인데, 사료를 찾아보니 정말 어마어마한 전공을 세우신 분이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분을 나는 배운 적도 없고 모르고 지내왔다는 게 부끄러웠어요. 양규 장군이 우리 역사책에 몇 줄만 실려 있다는 것도 안타까웠습니다.”

 

-양규 장군 사료가 많지 않다는데.

 

“거란의 2차 침공 때 개경(개성)이 함락당했잖아요. 거란군이 개경을 불태우면서 사료들이 거의 다 없어졌다고 합니다. 일부는 북한에 남아 있다고 하니 아쉽죠.”

 

-양규 장군의 캐릭터는 어떻게 잡았나요.

 

“제작진이 도움을 줬지만, 제가 생각한 양규 장군은 ‘참군인’ 그 자체입니다. 책임감이 대단하고, 임무를 완수하는 사람이죠. 양규 장군을 준비하다 우연히 TV로 영화 ‘실미도’를 봤어요. 거기서 최재현 준위를 맡은 안성기 선배님의 대사에 귀가 번쩍 뜨였어요. ‘정치가는 정치를 잘하고, 군인은 군인의 몫을 해내고, 각자 맡은 바 임무에 끝까지 책임을 지면, 나라는 저절로 잘되는 것 아닙니까?” 그게 양규 장군을 딱 설명하는 말 같아서 그런 느낌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도 읽었다고요?

 

“워낙 유명한 책이고 양규 장군을 맡게 되니 ‘전쟁 때는 대체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궁금증이 들어 찾아 읽게 되더라고요. 전쟁 중에 술도 마시고, 내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그런 생생한 얘기들이 실려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 양규 장군이 김숙흥과 활을 줬다 다시 돌려받으면서 인간적으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있는데, 그런 ‘브로맨스’를 표현할 때 참고가 많이 됐습니다.”

 

-거란군과 장렬하게 싸우다 전사하는 장면을 보고 시청자들이 많이 울었습니다.

 

“실제 역사에도 ‘몸을 바쳐 힘껏 싸워 여러번 연달아 적을 격파하였으나, 마치 고슴도치 털과 같이 화살을 맞아서 김숙흥과 함께 전사하였다’고 기록돼 있어요. 마지막 전투신을 3일 동안 찍었는데 고생을 좀 했습니다. 감독님이 대본에 속된 말로 ‘뒤지게 맞는다’고 적어두셨는데, 정말 ‘뒤지게’ 맞았어요. 하하.”

 

-다친 곳은 없나요?


“지금은 좀 아물었는데 (손을 보여주며) 여기에 살이 완전히 파여서 고생했습니다. 제작진이 고증을 철저히 해서 거란군의 칼에 갑옷이 뜯겨나가고 화살을 쏘다가 선 채로 숨을 거두는 모습을 디테일하게 잘 묘사했어요. 저도 주연우(김숙흥)도 많이 다쳤는데 빨리빨리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티를 안 내려고 했습니다....”

 

-양규 장군은 수천의 군사로 고려의 최북방 흥화진을 지켜냈고, 성 밖에 나가 거란군의 배후를 공격했고, 포로로 잡힌 고려 백성을 구하려고 또 목숨 걸고 싸웠습니다. 본인이 진짜 양규였다면 그렇게 했을까요?

 

“다들 그런 생각 한두번쯤 해보잖아요. 초등학교에서 독립운동가들 배울 땐 유관순 열사, 윤봉길 의사의 죽음을 보면서 ‘나도 꼭 저렇게 해야지’ 생각했어요. 실제 상황이라면 참 힘들겠죠. 가족도 생각나고 친구도 한 번 더 만나고 싶고. 양규 장군은 진짜 대단하시다고 느낀 게, 사실 거란군이 철군하는 중이라 놔두면 되는데 다소 무모할 정도로 공격을 하셨거든요.”

 

-왜 그랬을까요,

 

“거란군에게 ‘고려에 쳐들어갔다 나올 때 진짜 너무 힘들었어. 그쪽은 넘보지 말자’는 생각을 심으려고 하신 거예요. 이순신 장군도 왜군들이 조선에서 퇴각할 때 ‘이렇게 전쟁을 끝내서는 안 된다’며 끝까지 섬멸하려다 전사하셨잖아요. 그것과 비슷하죠. 개인적인 욕망보다 그런 뜻을, 도리를 따랐기 때문에 영웅으로 남으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서 거란의 2차 침공이 시작된 이후 양규 장군의 손은 늘 상처투성이에 피로 흥건히 젖어 있다. 적을 향해 밤낮 쉼없이 활을 쏘았기 때문. 지승현은 “촬영할 때도 웬만하면 실제로 활을 쏜다”면서 “하지만 촬영 때 쏘는 활과 실제 쏘는 활은 분명 간극이 있다”고 했다.

 

-어떤 차이가 있나요.

 

“양궁의 장력(활의 세기)이 40파운드 정도 되는데 국궁은 60파운드예요. 제가 다섯발을 쏘니 손에 바로 상처가 나더라고요. 양규 장군이 실제로 쏜 궁은 200파운드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드라마 속 상처투성이 제 손은 분장으로 만들었지만, 양규 장군님 손은 하루도 성치 않아 그런 모습이 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활쏘기 연습은 어떻게 했습니까.

 

“서울 낙성대 쪽에 국궁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찾아가 연습했어요. 제대로 쏘려면 정말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촬영용 활은 따로 제작했습니다. 2화와 6화에 보면 양규 장군이 활을 쏘다 시위가 ‘팡’ 하고 터져서 시위를 다시 끼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힘이 많이 들어가고 어려운 동작이지만 양규 장군처럼 능숙한 모습을 보여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촬영 내내 활을 들고 다니면서 시위를 갈아끼우는 연습을 했습니다. 정말 수천번은 한 거 같아요.”

 

-양규 장군과 지승현은 얼마나 닮았나요.

 

“배우는 자기 색깔을 극대화해 캐릭터를 표현합니다. 저는 양규 장군님을 표현하기 위해 제가 가진 책임감과 충성심을 극대화했어요. 제가 생각한 양규 장군님은 ‘책임감’ ‘참군인’ 그 자체였습니다.”

 


-전쟁신이 큰 화제가 됐어요.

 

“제작진이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가령 당시에는 칼로 상대를 둔기처럼 내려친 뒤 단도로 겨드랑이 같은 부위를 찔러 죽였다고 하는데, 그런 디테일이 액션에 반영이 됐어요. 후반부에 나올 귀주대첩은 어마어마하게 연출될 거라고 하네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양규 장군과 고려거란전쟁이 큰 관심을 받는 이유라면.

 

“‘코리아(KOREA)’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고려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켜졌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영웅들이 있었는지, 우리나라와 민족이 어떤 국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오늘까지 왔는지 잘 담아낸 작품이니까요. 양규 장군은 고려 시대에는 줄곧 영웅으로 추앙받고 후손들도 포상을 받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잊혔더라고요. 그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클수록 지금 더 많은 분이 열광하고 기억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전쟁 영웅 양규는 전투마다 ‘효시(嚆矢)’를 쏘아 올리며 적에게 맞섰다.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화살. 효시는 양규 장군의 분신과 같다. 대본에도 ‘양규가 곧 효시다’라고 적혀 있었다. 지승현은 양규 장군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목표를 형형한 기개와 단단한 카리스마로 이미 이뤘다.

 

평생 연기에 충성해온 18년 차 배우는 무명 시절이 길어 아직도 현장이 고프다고 말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지승현은 “배우는 카타르시스, 재미, 감동을 전달하는 직업”이라며 “그걸 잘 수행하는 게 제 평생의 과업”이라고 답했다. 간명했다. 장광설이나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담담하게 배우의 책임을 말하는 그에게서, 1000년 전 양규 장군의 모습이 슬며시 보였다. 이 장수의 무운(武運)을 빈다.

 

 

양규본 인터뷰 떳다

중략한 부분 있어서 전문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17179?sid=102 여기서 보면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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