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게,
지금 난 네가 깨길 기다리고 있다.
네가 어서 눈을 뜨길 바라다가도 조금은 늦게 뜨길 바라고 있기도 해. 이 순간이 아주 천천히 지났으면 좋겠거든.
네 곁에 영원히 남을 수만 있다면, 다시 천오백년을 네가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해도, 처음부터 다시 이 모든 걸,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또 다시 너를 언제 죽을지 모를 지옥 속에 가둘 수는 없었어.
널 무사히 지키는 게 내가 사는 유일한 이유였으니까.
나를 잃은 그 자리에 멈춰있지마.
가끔 돌아보게 되겠지만 우리의 이별은 뒤에 남겨두고 최선을 다해 오늘을 열심히 살아.
강영화는 내가 아는 가장 씩씩한 사람이니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네가 금방 깰 것같아 이만 줄여야겠다.
사랑하고, 사랑한다. 강영화.
그리고 이 편지를 혼자 노을지는 한강에 앉아 읽는 영화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