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우는 출사길도 청상부마길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하여도 괜찮다 다 놓은 상태이면서 그저 좌상 시댁의 높은 담벼락을 넘어서라도 순덕의 자유를 원하였을지도 모르겠다
헌데 부창부수라고 정우를 향한 순덕의 마음이 날로 깊어져 초반에 저와 이대로 도망하자 했던 말을 새삼 새겨듣기라도 한듯 월담의 달인답게 사뿐히도 담에 걸터앉는 순덕이를 보며 뭉클함 반
어쩌냐 이제 다정도 병인양 하는 건 순덕일 것도 같아서 애틋함 반
그와중에 결정적으로 울컥하게 했던 건 정우가 내미는 손이었다
저를 믿고 내려오라하던 그 손짓
저에게 몸을 맡기라며 안전히 안아 내려주던 그 몸짓
정우의 소원을 미처 듣지 못하였는데 왜 다 들린듯한 느낌이 드는 건지ㅠㅠ
나의 연모보다 그대의 평안을 바라노라
나의 안위보다 당신의 꺾이지 않는 마음이 귀하다오
더이상 인연의 매듭에 묶여있지 마시고 부디 훨훨 날아가시기를....
(하여 헤어질 결심을 하노니)
'저는 더는 부인을 연모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