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기 조심스러운 소재인 만큼, 작은 디테일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았다.
전문적인 의학 장면을 촬영할 때는 현장에 실제 정신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를 섭외해 자문했고, 역할 몰입도를 돕기 위해 대사가 없는 단역 배우들에게도 맡은 배역에 대한 꼼꼼한 설명을 제공했다.
이 PD는 "연출부가 1천 페이지에 달하는 의학 전문 서적을 보면서 병동 환자 한 명 한 명의 프로필을 만들고, 환자와 의료진 역을 맡은 모든 배우가 볼 수 있도록 공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역을 맡은 배우들이 실제 환자인 것처럼 다른 배우들 앞에서 본인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며 "촬영 현장에서 의료진 배우들이 환자를 마주쳤을 때 자연스럽게 '땡땡 씨 오늘 기분은 어떠세요?'라고 인사를 건넬 수 있도록 몰입감 있는 현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극 후반부에 등장하는 하얀병원에도 섬세한 디테일이 숨겨져 있다.
이 PD는 "하얀병원은 정통적인 정신 병원의 이미지와 비슷하다"며 "창살도 두드러지게 담았고, 온통 하얀색인 병원의 색감도 차가운 느낌"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병원에 입원한 정다은(박보영 분)의 상태가 호전되면서부터 병원의 색감도, 장면에 담긴 배경 소음도 사소하게 달라진다.
이 PD는 "다은이 병식(자신이 병에 걸린 상태를 인식)이 생긴 후에는 같은 하얀 색이더라도 더 따뜻한 색감으로 담았고, 주변 환자들이 떠드는 소리도 넣었다"고 설명했다.
나도 저 환자 프로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