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는 박준모가 정말 비즈니스로만 이해련을 대하는 게 느껴졌는데 이 이후로는 이해련이 한 사람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듯.
전적으로 준모의 시점에서 투영해본 나도… 그랬다.
박준모는 항시 권승호로서 얘기하는데 그 속에 가끔씩 준모의 마음이 섞여들어가는 것 같다. 정기철을 대할 때도 이해련을 대할 때도 일정 부분 진심이 담겨있다. 이것이 박준모를 헤아리기 참 어려운 동시에 또 재밌는 이유다.
"잘 못느꼈다면은 내가 진짜 표현을 잘 못하고 있는 건데, 지금."
이 대사는 정말 진짜 같지 않나?
박준모의 오묘한 표정도…. 뭔가 말해주고. 박준모가 이해련을 좀 자제시키니 예전처럼 무작정 달려들지 않는다는 게 이해련의 깊은 감정을 잘 보여준다. 단순 성적인 끌림을 넘어서서 상대 마음까지 생각할 정도로 깊은…. 사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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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이 눈물나게 좋다.
권승호가 했던 말을 떠올리면서… 이해련은 중국 가 있으라는 말이 권승호로서 한 게 아니라 박준모의 진심이었다는 걸 알아챘다.
이런 게 본체가 말한 그 미묘한 지점이구나 싶어서 넘 좋았다.
그리고 이해련이 두번째로 들은, 동시에 어쩌면 종점일 수도 있는, 자신을 걱정해주는 (권승호가 아닌) 박준모의 목소리.
그의 목소리에 해련은 모든 것을 걸었다.
다소 뜬소리지만 이 장면을 보며 헤어질결심이 생각났다.
"바다에 던져버려요. 아주 깊은 곳에 빠뜨려서 아무도 찾지 못하게 해요." 서래를 위한 해준의 비리의 말을 사랑한다는 고백으로 들었던 송서래.
이해련도 송서래처럼 자신을 위해 범죄 소탕에서 빠져나갈 샛길을 열어주는 준모의 말을 고백으로 듣진 않았을지. (고백보다 연민의 말로 들었을 수도 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