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리뷰) 아라문 탄야 기다리는 은섬이가 보고 싶어서
3,884 7
2023.10.27 01:03
3,884 7

WZArCI

 

 

 

 

 

 


볼을 스치는 서늘한 기운에 여느 때처럼 탄야의 얼굴로 향하던 은섬의 손이 침상 위를 짚었다. 바닥에서 올라온 냉기가 탄야에게 옮겨가지 않도록 두꺼운 보를 깔고, 찬 바람이 비집고 들어가지 못하게 두터운 이불을 덮어준 지 이미 오래되었다. 그래도 은섬은 일어나서 묶어두었던 창가의 휘장을 풀었다.



- 조금 추워지더라도 하루에 두 번씩은 창을 열어주는 게 좋아. 방 안에 오래 쌓인 공기를 계속 마시게 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거야.

 


채은이 줄곧 당부했지만 은섬은 내키지 않았다. 잠들기 직전 마지막 순간 제 볼에 닿았던 탄야의 손이 차갑게 식어가던 것이 잊히지 않아서인지, 탄야가 제 발을 기꺼이 내딛어 빠졌던 샘이 끔찍히도 시려서였는지. 조심스레 탄야의 머리맡에 앉은 은섬이 굳게 닫힌 탄야의 입술에 귀를 가져다 댄다. 미약하지만 일정하게 새어나오는 숨소리. 정사를 보느라 종일 떠들썩하던 은섬의 속내가 고요해진다.

 


너는 긴 꿈을 꾸고 있으면서도 이리 나를 평온케 하는구나.

 


- 탄야 언니... 그리운 이들을 죄다 만나느라 꿈이 길어지나봐. 너무 많잖아, 만날 사람들이.

 


지난 달 탄야가 보고 싶다며 찾아왔던 도티의 말에 은섬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젓지도 않았다. 알고 있다. 지키고 싶었던 이를 눈 앞에서 잃는 아픔은 몇 날이 지나도 흐릿해지지 않음을. 그 순간으로 돌아가 살려낼 수만 있다면 어떤 것도 감수하겠다, 맹세할 수 있을 만큼. 그렇지만, 그렇다 해도... 굳게 닫힌 탄야의 눈을 바라보던 은섬의 눈이 가늘어졌다.

 


나는 사실, 언제나 네가 제일 그리워.
너는 그렇지 않니, 탄야야.

 


탄야가 이 치졸한 마음을 들을 수 없어 다행일까. 은섬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탄야의 손등을 제 손으로 덮어 감쌌다. 조금 힘을 주어 잡아본다. 다시는 이 손을 놓고 싶지 않아. 아니, 놓아줄 수 없다. 은섬은 잡고 있던 탄야의 손을 끌어와 그 위로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그 날의 네가 나오는 꿈을 꿀 때마다 나는...

내가 꿈에서 깨어나고 싶은지, 그 꿈에 머물고 싶은지도 이제 알 수 없어.

 

 

 

 

 

 

목록 스크랩 (0)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로셀💜 뽀얀쫀광피부를 만들 수 있는 절호찬스!! 100명 체험단 모집 479 02.22 62,24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039,62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5,556,39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014,49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7,769,131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2/27 ver.) 56 02.04 155,140
공지 알림/결과 ───── ⋆⋅ 2025 방영 예정 드라마 ⋅⋆ ───── 110 24.02.08 2,600,990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2,643,991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3,760,877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4 22.03.12 4,897,033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8 21.04.26 4,014,666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4,059,859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71 19.02.22 4,188,081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4,337,199
모든 공지 확인하기()
5 후기(리뷰) 아라문 안녕, 나의 꿈. 3 23.11.08 2,204
» 후기(리뷰) 아라문 탄야 기다리는 은섬이가 보고 싶어서 7 23.10.27 3,884
3 후기(리뷰) 아라문 아라문의 검 3회 소설 리뷰 - 숨이 닿다 6 23.09.16 2,895
2 후기(리뷰) 아라문 아라문의 검 2화 소설 리뷰 - 어떤 끝, 어떤 시작 7 23.09.13 2,981
1 후기(리뷰) 아라문 아라문의 검 1화 소설 리뷰 - 나의 탄야 6 23.09.12 2,031
  • 1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