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마디의 처음은
그날의 설레이던 첫 입맞춤을 위한 거였겠지만
도련님 곁에 제자리는 없다했던 앵초의 단언에도
어쩌다 이토록 참담한 비극이 서로 갈라놓을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순간에서도
다음 생이 있다면 행복하자란 말을 지키기 위해,
그는 아픈 운명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도 신당과 그곳에 묻어놓은 목함이를 자손대대로 고이 살피란 당부의 서신으로 다시한번의 기회를 기약하고자 하는 듯해
우리의 후생들은 그곳에서 만나야 하고
서로 사랑으로 맺어져야하며 내가 그토록 원하던 일을 이뤄내야 하리라
어쩌면 무진은 나중에 앵초에게 이렇게 자문자답할지도 모르겠어
봐라 앵초야 나의 옆자리엔 결국 네가 있지 않느냐 내 약조를 했고 그리 만들지 않았어
내 이제 편히 다시 너에게로 가려마 기다려다오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새삼 뭉클해지는 순간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