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연합에서 골드문이 보인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잘 짜인 시나리오가 내는 시너지의 흡입력을 보여준 영화 <신세계>(2013)는 범죄 누아르 장르 영화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한국 영화사에 큰 업적을 남긴 신세계의 제작진들이 디즈니플러스에서 다시 의기투합했고 드라마 <최악의 악>을 만들었다. 그래서 <최악의 악>에서는 한없이 어둡고, 선악의 구분이 무의미하고, 주인공들은 복잡한 관계로 얽혀있는 <신세계>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심지어는 ‘언더커버(수사를 위해 범죄조직에 잠입한 경찰)’라는 소재까지...)
영화는 1990년대 대대적으로 진행된 경찰의 대형 마약 조직 소탕작전에서 시작한다. 형사 박준모(지창욱)는 마약사범 아버지를 둔 경찰이다. 이러한 출신 성분 때문에 준모는 승진 순위에서 항상 밀리는 등 경찰 내에서 차별을 받는다.
어느 날, 준모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마약조직 ‘강남연합’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수사기관이 공조하는 임무를 제안 받는다. 임무에 성공하면 두 계급을 특진할 수 있는 대신 범죄조직에 잠입해 언더커버로 활동해야 한다는 위험한 조건을 준모는 받아들인다. 그러나 강남연합은 과거 준모의 아내 의정(임세미)를 짝사랑했던 기철(위하준)이 조직 내 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했고, 남편의 목표가 기철임을 알게 된 엘리트 경찰 의정은 미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신세계> 제작진들의 손을 거친 작품답게 주인공들과 스토리는 어둡고 음울하다. 조직을 차지하겠다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이 방해자들을 제거하는 기철의 방식은 <신세계> 속 골드문 그룹의 간부 정청(황정민)과 이중구(박성웅) 사이에 벌어진 잔인한 암투를 연상하게 하며, 임무를 성공시키기 위해 강남연합 내에서 인정받는 일원이 돼야 하는 언더커버 활동 속에서 고뇌하는 준모에서는 <신세계>의 이자성(이정재)이 오버랩되기도 한다.
다만, 작품은 주인공들 간의 관계를 제시하면서 신세계와의 차별화를 꾀했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됐다. 현재까지 공개된 초반 전개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복잡하면서도 정교하게 짜인 스토리의 흐름과 다소 극단적이지만 보는 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각 주인공 캐릭터들의 설정이 몰입감을 높인다는 등으로 작품은 나름 호평을 받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전반적으로 훌륭하다는 평이다.
‘진한’ 누아르 작품의 결말은 대부분 파국이다. 밑도 끝도 없는 해피엔딩은 작품의 설정 자체를 부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작품의 결말에 주목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카지노>의 아쉬운 결말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일단은 현재까지의 전개가 나쁘지 않으니 일단 다들 아직까지는 안심을 하는 분위기.
한줄 평: K-누아르 ‘맛집’ 디즈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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