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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비질란테 영진위 웹매거진 <비질란테> 최정열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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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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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질란테’(vigilante)란 넓게는 범죄를 향한 감시와 경계, 좁게는 복수와 처단을 목표로 하는 사적 주체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공권력에 대한 불신을 동력 삼아 활동한다. 무거운 죄를 짓고 가볍게 벌 받는 놈들을 가만두지 않는다.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 대중의 환호를 얻는다. 느슨한 법망을 겨냥해 시스템에 경종을 울린다. 하지만 이들에게선 결연함과 동시에 어딘가 도취적인 향기가 난다. 정의를 외치는 소신은 근사하지만, 무슨 권리로 심판을 대신하는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디즈니+ 8부작 시리즈 <비질란테>는 ‘사적 제재’라는 테마를 두고 피어오르는 질문들에 따른 인물 각자의 대답을 조명한다. 원작은 글로벌 누적 조회 수 3억 7천만을 기록한 동명의 네이버 웹툰. 만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어린 시절 폭력배에게 어머니를 잃은 김지용은 경찰대학에 진학한다. 훌륭한 성적과 외모 덕에 모범생 대접을 받는 그는 비밀을 가졌다. 바로 그가 개인적으로 범죄자들을 처치하고 다닌다는 것. 연이은 범죄자 피습 사건에 수상함을 느낀 언론이 나름의 원칙을 토대로 암행하는 ‘비질란테’의 존재를 눈치채면서부터 다크 히어로의 숨바꼭질은 한층 치밀해진다.


CRG의 글과 김규삼의 그림을 3차원으로 구현한 이는 영화 <시동><글로리데이>를 연출한 최정열 감독. <비질란테> 영상화를 맡게 된 경위를 묻자 최정열 감독은 “운명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의 연쇄 작용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제작사 스튜디오N의 권미경 대표는 <글로리데이>가 나왔을 당시 CJ에 있었던 분이다. 그때 영화를 좋게 보고 연락을 주셔서 미팅을 한번 해본 사이인데, <시동>까지 보니 내가 <비질란테>를 잘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하시더라. 인연이 이렇게 이어지니 반가웠던 차에 집에 돌아와 원작 웹툰을 찾아보고 깜짝 놀랐다. ‘어? 이거 내가 몇 년 전에 재밌게 봤던 건데?’ 알고 보니 연재 초반인 2018년에 5, 6화까지 보다 잊고 있던 작품이었다.”


사실 <시동>으로 이미 성공적인 웹툰 영상화 경험이 있는 그는 한때 비슷한 제안을 연달아 받아 속으로 “웹툰 좀 그만 보고 싶다”라고 푸념할 정도로 수많은 작품을 검토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써 웹툰을 활용하는 것과 오리지널 각본을 활용하는 것이 과연 무엇이 다른가.” 닫혔던 마음이 열린 시점에 <비질란테>와 재회한 것도 그가 말한 운명의 일부다. “사적 제재, 사적 복수에 대한 이야기가 요새 많이 나오는데, <비질란테>는 통쾌한 ‘사이다’보다는 묵직한 질문에 집중하는 작품으로 보였다. 거기에 매력을 느껴 평소와 달리 무모하게 연출 결정을 내린 부분도 없지 않다. 연애를 할 때도 타이밍이 중요하지 않나. <비질란테>와는 그런 타이밍이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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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열 감독의 전작들과 <비질란테>의 교집합은 주인공에게서도 발견된다. <글로리데이>에서 갓 성인이 된 청년들을, <시동>에서 성인기를 앞둔 소년들을 내세웠던 그는 <비질란테>에서 대학생 지용을 만났다. 그 나이대 남성의 혼란을 그리는 데는 제법 익숙하겠다는 짐작에 감독은 지용에겐 앞선 캐릭터들과 다른 점이 있다며 양손을 모았다. “지용에게는 보호자가 없다. <글로리데이>의 친구들에겐 부모님, <시동>의 택일에겐 어머니, 상필에겐 할머니가 있는데 지용은 철저히 혼자다. 빨리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방황의 시기도 없었을 테다. 그런 의미에서 지용은 굉장히 다른 성질의 캐릭터고, 더 흥미가 생겼다.”


지용 역은 남주혁 배우가 맡았다. 최정열 감독은 남주혁 배우의 멜로 연기를 보면서도 “사슴 같은 눈망울 이면에 울분이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아왔다며 캐스팅 이유를 전했다. “주혁 씨가 가졌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비질란테>에서 많이 보여주고 싶었고, 주혁 씨도 그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지용을 추격하는 광역수사대 팀장 조헌, 지용을 ‘비질란테’로 명명한 기자 최미려 또한 <비질란테>의 주역들이다. 조헌 역은 유지태 배우, 최미려 역은 김소진 배우가 연기했다. 최정열 감독은 유지태 배우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배우를 신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들려줬다. “문이 열리는데 조헌이 들어오는 줄 알았다. 의상부터 헤어, 말투와 목소리도 내가 아는 유지태 선배의 느낌이 아닌 조헌의 것이었다. 믿고 따라갈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해오셨다.” 김소진 배우가 연기한 최미려는 원작보다 연령을 올려 카리스마를 더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 열정적인 캐릭터보다 이미 방송국 안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어본 캐릭터가 판을 짜는 게 훨씬 매력적이지 않을까?” 끝으로 최정열 감독은 이준혁 배우가 분한 조강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원작을 보신 분들은 이유를 알 텐데, 이 인물에 대해서는 특정 회차가 공개되기 전까지 최대한 감추고 싶다.”


에필로그까지 141화에 달하는 만화를 8부작 각본으로 옮기는 일은 이민섭 작가와 함께했다. 이민섭 작가는 SF 소설가이자 <오늘의 초능력> 등 꾸준히 단편을 찍어온 감독이기도 하다. 최정열 감독은 그와 의견 교류를 하며 대본을 구성해나가기보다 “각자 대본을 써보고 합치고”를 반복하며 촉박한 각색 일정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런 작업 방식이 처음인 것은 물론 긴 호흡의 시리즈를 쓰는 것 자체가 처음이지만 재밌었다”라는 최정열 감독에게 가장 신선하게 다가온 미션은 엔딩 쓰기. “영화는 엔딩이 한 번밖에 없는데, 시리즈는 매회 엔딩을 써야 한다. 그게 너무 즐거웠다. 보는 사람들도 다음을 궁금해했으면, 기다렸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에 엔딩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도 생겼다.”


판사 출신이자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악마 판사>를 집필한 문유석 작가가 법적 자문으로 참여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크고 작은 사적 제재를 다룬 작품들이 인기인 요즘, 최정열 감독은 <비질란테>만의 맥락을 강조했다. “내 방식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캐릭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안에서 정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부딪히는 이야기. 나는 그것이 <비질란테>의 메인 스토리라고 봤다. 서로의 에너지가 충돌하면서 관계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비질란테>만의 포인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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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해야 할 에피소드는?


“캐릭터들의 에너지가 가장 세고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장면이 5부 엔딩에 있다. <비질란테>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잘 드러나는 장면이니 주목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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