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배우 이초희(26)가 옆에서 바라본 류준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가 경험한 '운빨로맨스' 촬영장은 신기할 정도로 합이 맞는 행복한 일터였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MBC 드라마 '운빨로맨스'(극본 최윤교/감독 김경희)는 미신을 맹신하는 심보늬(황정음)가 까칠한 'IT 너드' 제수호(류준열)와 펼치는 로맨스를 담았다. 이초희는 심보늬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제제팩토리 개발팀 직원 이달님 역을 맡았다.

극 중 이달님은 제수호를 2년간 좋아했었다. 모두가 까칠하고 정 없는 제수호에 학을 떼는 반응을 보일 때도 그는 '제수호앓이'를 했다. 일반적인 짝사랑의 형태가 아닌 '덕질'이라니. 신선한 접근법이다.

"사실 저도 '덕질'에 뛰어난 능력이 있어서 그다지 어렵지 않았어요. 전 주로 장난감을 모아요. 실제 류준열은 정말 '덕질'할만큼 좋은 사람이었어요. 워낙 잘하기도 하고. 제가 놀랄 정도로 스케줄이 많았는데 한 번도 인상 쓰는 걸 본 적이 없어요.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좋아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죠. 그 사람은 정말 진짜예요"


화이브라더스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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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님의 짝사랑은 아쉽게도 일방통행으로 끝났다. 제수호가 심보늬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 절친한 친구와 '덕질'의 대상이 좋아한다니. 듣기만 해도 가슴이 철렁한다. 하지만 이달님의 제수호를 향한 마음은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그가 제수호를 유혹하기 위해 안경과 후줄근한 옷을 벗고, 180도 변신한 뒤 저돌적으로 유혹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초희는 "NG가 많았다"라며 쑥스러워했다.

"기존에는 '네네' 이러다가 갑자기 그러는 게 준열 오빠의 입장에선 웃겼겠죠. 물론 저도 웃겼어요. 처음에는 너무 과장되고 만화적이지 않나 싶었어요. 근데 달님이란 캐릭터 자체가 만화적인 느낌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가능했죠. 사실 예뻐진 다음에 제대로 어필을 못한 게 좀 아쉽네요. (웃음)"

이초희가 기억하는 제제팩토리 직원들은 '아어이다가 맞는 사람들'이다. 그는 "누구 하나 못 받아주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애드리브 하나를 던지면 다들 핑퐁으로 받아줬죠. 다들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진짜로 듣고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서보형 기자
사실 '운빨로맨스'는 생방송급 촬영으로 진행된 작품이다. 덕분에 이초희를 비롯한 배우들은 밤도 많이 지샜다. 하지만 그는 "내가 힘들게 뭐가 있나"라며 고개를 저었다.

"현장에서 힘든 티를 내고 싶진 않았어요. 스태프들은 하루를 못 쉬고 그러고 있는데 내가 그러면 부족한 배우임을 인정하는 것 밖에 안되니까요. 그분들을 보면서 힘을 많이 냈어요. 사실 악역 없는 드라마가 재미있기까지는 힘들어요. 역경과 시련이 있어야 이야기가 되니까. 하지만 '운빨로맨스'는 그런 배역이 없었음에도 충분히 재밌는 작품이었어요. 계속 눈이 가고 생각이 나죠. 그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서보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