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 대한 감정선에 전생의 기억이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줬나 싶은 게
신유는 좋아하는데 안된다고 하는 인상이라면
홍조는 안되는데 좋아하게 됐다는 느낌이야
나연이란 변수가 아니더라도 둘만 놓고봐도 되게 조심스러웠지 않을까 싶더라
신유가 언젠가 은월에게 했던 말이 있잖아, 이러다 정말로 사랑하게 되면 어떡하냐고 그땐 초반이기도 하고 본의 아닌 양다리 상황이라 걱정이 깃든 거라 봤지만 이제야보면 신유는 아니 정확히는 전생의 기억이 두려워했던 거 같아
실록에 따르면 무진이 제 사랑에 가해를 한 상황이니까
내가 진짜 좋아하면 그다음에 또 전생때처럼 그런 일이 벌어지면 어떡해 하고
한번도 300년이 지나서야 볼만큼 힘든데 두번은.... 어휴 안되지 안돼 소리가 나올 지경
홍조는 정반대의 모습이야
누군가가 저에게 제대로된 친절을 보여준 적이 없었을 정도로 인간 관계를 쌓아본 적 없었고 늘 혼자였고 때문에 이미 눈부신 백조임에도 점점 저를 여전히 미운오리새ㄲㅣ인 것처럼 여기며 살아갔던 사람에게 어느날 애정수를 마셔서 그렇다면서도 들숨에 한번 날숨에 또 한번 홍조의 얼굴을 말그대로 홍조가 되기 일보직전까지 예쁘다고 저만 보라고 사랑이라고 쉴틈없이 하트어택을 시도해
처음에야 믿을 생각도 안했지만 습관이 무섭다고 이게 듣다보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다보니 웬만한 플러팅엔 알아요 알아 내가 예뻐졌어ㅇㅇ 하듯 자존감이 커가면서 어느날의 제 모습에서 제법 어여쁜가 싶은 백조 한마리를 발견하게 되네
분명 저사람은 주술 때문이라 했으니 흘려들어야 하는데 어째 그 눈빛은 점점 깊어지고 그윽해져 맘 단단히 다잡지 않으면 진심으로 믿고 싶어질만큼
홍조는 이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기 싫은 지점까지 도달하게 되는 거지 안되는데 이럼 안될텐데 하다가 어느새 사랑이 된거야ㅠㅠ
새삼 너무 너무한 거 같아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