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사장에 앉아 가만히 모래를 쥐고 놀던 신유는
어느 순간 깨달았던 것 같아
손에서 빠져나가는 모래가 중력을 거스를 수 없다는 걸
아무리 쥐고 있으려해도 자연의 섭리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걸
홍조의 물놀이도 같은 맥락에서 연출된 포인트 같아
흐르는 물은 막을 수 없다고
그렇게 흘러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신유가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그곳에 서 있는 사람이 홍조인 게
자연의 섭리로 운명으로 느껴졌고
전혀 풀리지 않던 자음들은
둘 사이를 이어주는 모음들로 묶여
단숨에 답을 알아버리게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