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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마스크걸 7회까지 다 보고 쓰는 후기 ㅅ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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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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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난 원작을 모른 채 이틀동안 몰아서 봤어

1-5회초반/5회-7회 이렇게 나눠서 봤는데

꽤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음 

 

우선 난 배우 고현정만 생각하고 오래 기다렸던 작품인데

어디 모난 데 없이 모든 배우가 그 캐릭터와 시대성에 

잘 맞았던 것 같아 

특히 설정이나 스토리가 자극적으로 흘러가기 쉬운데

연출과 음악이 배우 연기와 함께 중심을 잘 잡아준 것 같아

마냥 심심하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아

어떻게 보면 직접적이고 폭발적인 장르적 쾌감을 주기에는

좀 아쉬운 감이 있을 수 있는데

제작진의 의도는 처음부터 그게 아니었다 생각함

만약 여기서 조금만 엇나갔다면 

이 드라마가 담고 있는 주제도 캐릭터도 어그러졌을 느낌임

매 회차 인물 시점이 달라지고 연출의 장르도 달라지는데

톤이 심하게 튀지 않아서 좋았어

 

원작을 모르기 때문에 김모미나 그 주변 캐릭터가

어떤 성격을 가졌고 서사가 있었는지 잘 모름

하지만 드라마만 본 내 입장에선 

모든 캐릭터가 다 적당히 넘치지 않을 정도로 담겨서

딱 부담스럽지 않고 늘어지는 것도 없어서 좋았어 

잘 치고 빠짐

 

보면서 김모미 캐릭터가 대놓고 반항적이고 

뒤틀리고 어쩌면 안티히어로에 가까운, 영웅적인 서사의

캐릭터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그러면 매력적인데 좀 진부했을 것 같아

오히려 평범하게 조용히 앞으로 단단히 나아가는

캐릭터라 신선한 느낌이었음 

마스크걸이라는 부캐를 만들었다 해도

그게 김모미의 진짜 얼굴은 아니니까 

살인이라는 커다란 사건을 겪었다한들 

사람의 인격이 획기적으로 변한다는 건 사실 쉽지 않다고 봄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사람은 잘 안 변한다고 생각하는 편임)

1모미>2모미(나나)로 변해서 춘애를 만났을 때

누군가는 왜 아직 저렇게 무른 거지? 싶을 것 같은데

김경자 앞에서 둘이 내가 죽였다 서로 나섰을 때도

난 저게 당연하다 느꼈어

춘애말대로 상대방을 지키는 게 나를 지키는 거고

김모미한테는 그런 연대가 처음이니까 

(당장 엄마와의 관계는 단절되어 있고

회사에서 동료들과의 관계, 마스크걸로서

채팅창에서 유저들과의 관계는 훨씬 피상적이었으니)

뭔가 김모미는 항상 자기가 처하는 그 상황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캐릭터같았고

그게 '보통사람'같다는 느낌이었음 

교도소에 입소하고서도 아직 어린 티가 난다고 느꼈어

속은 여리지만 좀 더 자기를 마구 내던지는 불같은 느낌

그러다 시간이 흐르고 3모미가 됐을 때

비로소 조용히 쌓인 눈이 발을 콱 묵직하게 묶는 것처럼

어느새 돌아버린 느낌?

자기가 하고자 한 일에 행동이 훨씬 거침없고

더욱 계획적으로 변한 모습이었음

병원을 통한 탈출도 처음부터 계획했던

그림인 게 잘 보였음

 

 

물론 완전하게 선한 의미로 '평범하다'라고 말할 수 없는 캐릭터고

드라마도 절대 범죄 사실에 대해 미화한다 생각지 않음

다만 동정의 여지는 없어도 공감은 던져주는 것 같음

 

외모지상주의를 떠나서 남자들의 행태라거나

모미 엄마나 김경자같은 엄마 캐릭터도 

한국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느낌

그래서 이런 배경 하에 왜 마스크걸같은

살인범이 탄생했는가 그걸 언론은,

사람들은 또 어떻게 소비하는지

자연스럽게 고개 끄덕이게 하는 느낌 

 

무엇보다 원작에서 김경자 캐릭터 비중이 어땠는지 모르지만

드라마속 김경자 중후반부 그림이

동적이고 강한만큼 김모미를 향한 포커스가

너무 돌아서있다, 드라마의 중심이나 

균형이 깨졌다는 의견도 보이던데

일단 꽤 납득은 감

다만 김모미도 김경자도 다 한국에서

너무 흔히 볼 수 있는 여성의 모습이라

그 둘이 맞붙는다는 게 의미 있다고 난 생각했음

살인으로 서로의 부모나 자식을 취한다는 설정도 흥미로웠고

단순히 '걸크러시' 이런 느낌을 넘어서서 

각자 자기자리에서 제 뜻을 관철시킨다는 점도 재밌었음

 

결국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내용은 

모미엄마-모미-미모로 연결되는 

엄마와 딸 사이에 흐르는 일종의 역사라고 생각했어

 

 

2모미가 아이가 태어나면 예쁘다는 말을 해줄거라고 했는데

3모미랑 미모가 만났을 때 특별히 다른 말 없이

헤어진 게 참 좋았어 

굳이 말로 던지지 않아도 엄마와 자식인 게 느껴졌고

마지막에 미모가 직접 엄마의 과거, 꿈을 보는 것도 의미있었어

모미엄마(할머니)가 죽기 전에 미모한테 괜찮다 말하고 사과한 것도

예쁘다는 말 혹은 다른 말을 서로 길게 주고받지 않았지만

충분히 물밑에서 던지고 있는듯한 모습

딸이 엄마를,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같았어 

 

다 보고나니까 예춘의 대사중에

"미안해 너 좋아해서 그랬어

너 보고싶었어"라는 말이 되게 마음에 남았음 

미모의 인생만 따지면 너무 가혹하고 아픈데

마지막에 미모한테 모이는 여러 사람들은

다 미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단 것도 의미 있었고

그런 미모한테 저렇게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단 게

(그 말을 받은 미모가 과거의 엄마를 마주하는 게)

이 드라마가 말하는 중요한 메세지 중 하나라고 느꼈음

 

횡설수설이지만

아무튼 재밌게 잘 봤다는 얘기 

그리고 핑핑이 너무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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