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새-산영-해상 삼각관계
산영이가 앞을 보지 못하게 된 걸 알아챈 사람이 홍새고
마지막화에서 눈 감고 앞으로 살아갈 연습하는 산영이에게 나타나서 떨어지는 컵 잡아준 것도 홍새임
해상과 다르게 산영이를 이성으로 본다는 느낌을 주는 장면도 홍새에게 줘서
두 사람이 앞으로 남녀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함
그런데 또 마지막에 산영이가 귀신을 여전히 본다는 점을 해상과의 대화로 남겨줌
귀신을 보는 두 사람이(해상과 산영) 함께 나란히 앞을 보고 나아가는 장면을 제시함으로써
염해상과 구산영이 서로에게 있어 유일한 이해자이며 동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겠구나 싶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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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홍새-산영 / 해상-악귀-홍새' 삼각관계
악귀가 홍새를 특별하게 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 너무 당연함
다들 악귀의 힘이나 능력에 관심을 가져왔고
염해상은 자기를 없애는 것에 관심이 있었음
그래서 염해상은 악귀의 이름을 알아내려고 했지
악귀가 사람이었을 때 어떤 아이였는지 알아봐준 건 홍새가 처음이었음
서류에 써 있는 정보로 악귀를 '파악'하는 방식이 아니라
'넌 이런 아이구나' 사람이 사람을 알아가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그건 홍새가 악귀를 사람대 사람으로 바라봤기 때문에 가능한 일임
그런 홍새가 자기가 아닌 구산영을 선택함
내가 귀신이 아니었어도, 살인자가 아니었어도, 가난하지 않았어도, 중학생이 아닌 성인이었어도
홍새는 내가 아닌 구산영을 선택하겠지
그래서 악귀는 구산영이 되려고 함
몸을 차지하는 걸로 끝나지 않고, 구산영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심지어 구산영처럼
꿋꿋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20대 청춘들이 되어보려고도 함
인내심이 부족해서 금방 바닥을 보이긴 했지만 악귀는 정말로 구산영이 되고 싶었던 것임
친구가 그린 달 그림을 따라 그려놓고는
마치 그게 자기것인양, 빼앗긴 자기 꿈인 양 죽어서도 달만 그렸던 것처럼
악귀는 화가가 되는 게 간절한 자기 꿈도 아니었고, 달 그림도 순수한 자기그림이 아니었음
모두 다른 사람의 꿈과 재능을 탐해서 갖게 된 거짓 꿈이었던 거
이 드라마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그 달 그림이 향이 것도 아니라는 것임
살아있을 때도 향이는 남을 따라하기 급급했던 아이라는 거
자기를 채우지 않고 남의 것으로 채우려 했기 때문에도 살아있을 때도 그림자와 다를 게 없었던 아이였다는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