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희가 말한 키스는 페이크라고 했던 것도 난 오히려 납득이 갔고
김동욱이 말한 엔딩때 무슨 말을 했을 것 같냐는 질문에 키드들이나 이로움이 교통사고나면 변호사 필요치 않겠냐 는 대답도 납득
한마디로 내가 느낀 건
작감이랑 시청자였던 나랑 '동상이몽' (비유적으로, 같은 입장, 일인데도 목표가 저마다 다름을 일컫는 말.) 했다는 것 같음
(내가 느낀 건 작감이 노선을 명확하지 그리지 않아서 문제였지)
우선 감독이 9화부터 2막이라고 했던 것도
한무영이나 이로움 서로에 대한 감정선이 앞뒤 없었던 것도
편집점이 툭툭 끊겼던 것도
빌런 서사로 흐르던 9~12화 주객전도 되었던 것도
리볼버로 제이를 쏘던 한무영 편집점이 그랬던 것도
이로움 교도소에 있을때 모범수였던 거 몰랐던 것도
엔딩까지
이해가 됨
아!!! 한무영 캐에 대해 호구 또는 구원자 라는 의미도 납득
그럼 1막 1화에서 8화까지의 감정선을 왜 그렇게 잡은 거지? 라는 건 여전히 아쉬움
전에 어느 덕이 중후반부터 드라마 결이 바꼈다고 하는 게 맞아보임
한 드라마에서 두가지로 결로 노선이 가버리니 혼란이 올 수 밖에 없어보임
내가 드라마 내내 느낀 건 1화에서 8화까지 이해한 이둘의 이성적 텐션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로 생각하고
그럼에도 불구 서로 이용하고 수단 같아 보이는 게 이상했거든
그런데 이게 작감 의도대로 맞게 이해 한 것 같음
딱, 한무영 집에서 라면 먹으면서 한무영은 과공감 치료, 이로움은 적목 회장을 치려고 한 거, 서로 이용하는 관계 정의가 맞았던 듯
2막에서 적목 서사를 그렇게 준 게 적목의 쓰레기같은 현장이나 사건을 보면서
이로움이 느끼는 분노와 억울함 그리고 복수를 한무영이 과공감해서 적목에 대한 적개심을 느끼고 이로움을 도와 회장을 잡게 만드는 거였는데
사실상 이 부분은 전혀 못 느낌 (작가나 연출이 보여준 게 없다시피하다고 생각됨)
이로움이나 한무영이나 공감하고 동화되는 과정이 없으니 이게 공적인 관계로서도 사적인 관계로서도 노선이 애매해짐
내가 이해한 관계는 과공감 변호사 한무영이 사기꾼 의뢰인인 이로움에게 과공감하여 변호사라는 직업까지 버릴만큼 과몰입했다 인데
(과거 별이 아버지 재판때처럼 말이야) 이 부분이 나왔나? 하면 사실상 어느 부분에 나왔는지 모르겠음
† 이렇게 이해하고 보면
제이에게 리볼버 쏠때도 한무영은 자기 부모 죽이고 끝까지 이로움 자신에게 집착하는 제이에 대한 분노랑 복수심을 과공감해서 총을 쏜 거라 해석이 자연스러움
재판이 끝나고 변호사와 의뢰인으로 돌아가 각자 삶을 산 것도 납득
이로움은 한무영이 아니더라도 키를 건네주려고 그 누구라도 키스는 했을 거 같음 (그게 링고든 나사든 상관없이, 룰만 지키면 된다고 하며 제이도 데려온 애인데)
이게 사기꾼과 변호사의 차이임
사기꾼은 자기 목적을 위해 이용할 줄 아는 게 사기꾼이니까
그리고 한무영이 형판없는 변호사고 호구 변호사인게 사기꾼에게 알면서도 다해 주는 거에 대한 의미인 것도 이해됨
그러나 피피엘을 위해 쓴 거지만 운전연수나 출소에 마중 나가는 거 너무나 연인의 모습을 연상케하는 이런 걸 굳이 넣고 또 한번 노선이 뒤틀림
난 드라마 보면서 물론 재미 있었던 부분이 있었지만,
방향성을 제시하는 연출이 왜 중요한 지도 느꼈고,
작가 역시 노선이 명확하지 않으니 시청자로선 내가 이해한 방향이 맞나 아닌가 갈팡질팡하는 게 너무... 심하게 말하면 짜증 났음
김동욱 천우희 투샷 만으로도 재밌었던 드라마 였지만
연출이나 작가는 별도로 그닥 이었음
드라마는 그냥 서사나 쌍방구원에 얽매이지 않고 보면 충분히 이로움이나 한무영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고 재밌을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