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희주에 대해선 참 할 말이 많은데...
정희주 보면 난 이게 생각나
희주는 정말 절망스러울 정도로 가난했고
그런 와중에 결혼으로 극적으로 안 좋은 상황에서 탈출했잖아
남편 안현성 덕분에 생리적욕구 안전욕구가 채워졌을거란 말이야
그런데 결혼으로 채워져야 할 소속과 사랑의 욕구가 완벽하게 채워지지 못한거 같았어
안현성이 무한한 애정을 주는 남편이었지만
시댁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원치 않게 어린 딸을 해외에 보내면서
소속을 느끼기 힘들었을거라고 봐
실제로 극중에서
현성이는 누나 남편한테
누나는 희주한테
너네는 이혼하면 남이 될 사람이라고 얘기하기도 하고.
생리적욕구 안전욕구를 채웠으면
그 다음 욕구들을 갈망하기 마련인데
안현성이 사랑해주는걸로는 3단계 욕구가 채워지지 못한거야.
근데 아니러니하게도 그런 와중에 우연히 서우재를 만난거고
소속감은 모르겠으나 현성이가 채워주지 못한
자극적인 사랑을 일깨워줬겠지
그리고 방황예술가st인 우재가 시댁집안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희주에게 위로가 되어줬을거고
엄청 저돌적으로 매달리고 감정표현하니
존경의 욕구도 채워줬을 거야
그리고 우재와 도피성 유학생활하면서 자아실현 욕구도 채워질랑말랑 했을거고.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가난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정한 집안 속에서 자라난 희주에게는
결국 생리적 욕구와 안전욕구를 채워주는 현성이의 존재가 절대적이었으루거야.
그리고 시집살이와 억지로 아이를 해외에 보낸 것 때문에
방황하긴 했으나 결국 희주에게 소속감과 안정감을 주는 존재도 안희성이거든.
거기다가 과거회상씬에서 자세히 나오진 않지만
희주가 그런 말을 하잖아
널 정말 사랑했었다고.
근데 우리 서로의 밑바닥을 보지 않았냐고.
망가진 관계에 미련 가지지 말라고.
우재가 아무리 희주를 사랑하고 그 순간에 서로의 결핍이나 욕구가 맞닿아서 짝짝궁 했어도
우재는 모르겠지만
정희주란 인간에게 서우재는 결국 다음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지지기반이 되어주지 못한거지.
제일 밑단계 욕구가 채워져야 그 다음 욕구로 나아갈 수 있다는데
서우재가 정희주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었던 것도
안현성이 희주의 가장 아랫단계 욕구를 채워주는 지지기반 역할을 했기 때문이거든.
그래서 애초에 희주에게 안현성을 아예 버린다는 선택지는 없었고
안현성이 아이슬란드 방문할때마다 질투에 돌아버려서 불안하게 만드는 우재와는 오래 가기도 힘들었을 거야.
왜, 해원이가 그러잖아.
언니도 소중한 걸 잃어버려봤으면 좋겠다고.
근데 그게 이사님(안현성)은 아닌거 같다고.
언니에게 남편은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지 않냐고.
분명 맞는 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주의 찐사를 굳이 추측하자면
나는 안현성이 찐사는 맞다고 생각해.
애초에 이유없는 사랑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욕구를 채워줘서 사랑하는게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진 않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안현성이 정말 수단이기만 했다면
안현성이 희주의 외도를 다 알고 있다는걸 티내면서 화를 낼 때
어떻게든 붙잡으려고 했어야 돼.
물론 희주는 이미 화가로서 유명해져서 안현성의 부가 이전처럼 절대적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꿈을(예고, 그 외 등등) 실현시켜주는 존재는 분명 남편이거든. 그리고 남편을 잃으면 겨우 충족되어가고 있던 소속감과 자신이 이루고 싶어하는 것들도 이전만큼은 얻지 못하게 돼.
그런데도 불구하고 희주는 현성이가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거같다고 판단되자 바로 사과하고 그를 놓아주려고 해.
현성이의 감정을 우선시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물론 집착광공 안현성은 놓아주지 않았지만...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난 결과적으로는 두 남자 중 희주의 찐사는 안현성이 맞다고 생각해.
그리고 결말에서 희주가 리사 때문에 희생한건 그 당시에 캐붕이냐 아니냐로 말이 많았던걸로 기억하거든?(더쿠 말고 다른 댓글같은데서)
근데 나는 희주가 내린 선택이 그닥 캐붕은 아닌거 같아.
희주는 가난하게 살아온 탓에 자기욕구를 우선시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긴 했지만
모성애가 없는 인물은 아니었거든.
나는 희주가 우재랑 바람났던 것도 어린 리사가 한국땅에 있어서 자기가 돌볼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그런 사달은 안났을거 같기도 해.
희주가 느낀 공허함의 큰 역할은 딸의 부재도 컸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보딩스쿨 다니는 애 다시 한국으로 불러들이고
호수도 시엄마한테 뺏길거 같으니까 불안해하고
호수도 보딩스쿨 보내려는거 싫어하고
호수가 우재아들인지 현성아들인지 불확실한테 데리고 온거부터가
정희주란 여자에게도 모성애는 결코 적지 않다고 느꼈어.
이것도 좀 유치한 편먹기 같지만
나는 서우재 때문에 호수를 둘러싼 모성애가 더 크게 두각되었지만 희주에게 리사는 결코 작지 않은 의미인거 같아.
리사는 남편과 결혼을 성공시켜준 (남편의) 무기이자, 첫딸이고, 시엄니가 아들딸 차별하다보니 적어도 어릴적에는 희주가 본인손으로 직접 키웠을테고.
억지로 딸을 떼어보내 해외로 보냈을 테니 커다란 상실감 역할도 했겠지.
나는 리사가 극중에서 틈만 나면 엄마한테 짜증내고
엄마가 자기허락 없이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 만나면 히스테리 부리고
엄마를 싫어하는듯하면서도 서우재와의 관계를 은근하게 눈치만 줄뿐 입 다물어줬던게
얘도 굉장히 불안정한 애착을 가진 아이였구나 싶어.
하여튼 나는 그래서 희주가 딸로 인해 그토록 지키고 싶어했던 가족을 떠나야 했던게 이 인물한테 유일하게 내릴 수 있는 인과응보라고 생각했어.
갑자기 엄마를 떠나보낸 아이들과 안현성만 불쌍하지 뭐...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른 인물들은 나중에 써야겠다
하여튼 몇번을 봐도 너닮사는 인물들 캐릭터가 흥미롭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