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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태풍의신부 산들의 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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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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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도 내가 해 사랑도 내가 해
네 대답과 상관 없이 너를 사랑하니까 나는 너를 위해 목숨을 걸 거야

서연의 감정선도 서연이의 의사 표현도 산들의 순애보에 뒷전이 된다
'쟤가 너를 그렇게 좋아한다는데 너는 그것도 몰라주니'

사람들은 서연이가 어떤 마음으로 산들이를 보냈고 어떤 마음으로 태풍이와 결혼했고 어떤 마음으로 태풍이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보다 죽음까지 맞서려고 한 산들의 사랑에 집중한다

텅 빈 마음에 다른 사람이 채워진 것도 오래 걸린 서연이었음에도 산들의 순애보 앞에서 그저 '약혼자 죽으니 약혼자 친구 만나는 여자' 따위가 된다

사랑을 나눈다고 말한다
'나누다'라는 건 둘을 하나씩 나누든 하나를 둘로 나누든 어쨌든 각각의 몫이 있음을 전제한다

윤산들은 서연이의 의사와 상관 없이 사랑을 준다
그러나 서연이의 사랑을 받는 것은 거절한다
사랑이 아니라 동정이든 연민이든 우정이든 인류애든 모두 거부한다
서연이에게는 이미 태풍이 가득 들어와 자리가 없는데도 산들이에게 받은 마음을 어떤 형태로도 줄 수가 없다

태풍이에게 쉽게 전하지 못한 마음도 버거운데 산들을 향해 보냈어야 할 마음도 반송 당하고 일방적으로 받는 사랑들은 족쇄가 되어 서연의 감정을 심해 속에 가둔다

TV 채널에서는 심심치 않게 헤어진 연인이 함께 방송에 나오거나, 헤어진 연인과 만남을 원하거나 하는 식의 예능 프로그램이 나온다 (당장 월요일에 이 드라마 끝나고 나오는 예능도 그런 거다)

헤어진 연인이 함께 방송에 나와도 최종적으로 짝이 되는 건 다른 사람이거나, 이별 사유가 아무리 애절하고 이해가 가도 만남을 거절하는 경우도 흔하다

"네가 좋은 사람이었고 잘 지내길 바라지만, 내가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이런 이유로 거절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너한테 잘 하는 사람인 거 알면서 왜 다시 안 만나?' 하고 손가락질 하지 않는다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거기까지였나 보다

그러니 죽었던 산들이 다시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산들의 순애보가 커도 서연에게는 그것을 받아줘야 할 의무 또한 없다

이미 둘은 그 때 끝이 난 사이니까
서연이는 그 누구보다 아프게 윤산들을 보내고 감정도 미련도 버린 사람이니까

상처를 주면서까지 밀어내더니 이제는 목숨을 바쳐 가며 사랑한다고 하는 것을 거칠게 말하자면 상대방을 향한 가스라이팅과 폭력이 된다

나는 시한부라 남은 시간이 없어
그래서 나는 이런 일도 저런 일도 해야 해
네가 내게 정을 떼게 하려고 너에게 상처를 줬어
하지만 내 마음은 편하지 않았고 뒤에서 너를 지켜주려고 했어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

사실 정을 떼야 했던 건 은서연이 아니라 윤산들 본인인지도 모른다
살아갈 너는 나를 사랑하면 안 되지만 시한부인 나는 너를 사랑하다 죽고 싶으니까
윤산들이 택한 방법은 이기적이었다

사랑은 하고 싶고 구질구질한 모습은 보이기 싫었던 비겁한 선택은 은서연을 상처 주는 것
상대와 자신을 빨리 떨어뜨리는 방법은 내 감정이 아닌 상대 감정을 죽이는 것



넌 복수를 해, 사랑은 내가 할게

그래서 은서연은 복수를 했고 사랑은 강태풍이 했다
그렇게 태풍의 신부, 은서연이 탄생했다

복수를 하려는 것도 윤산들, 사랑을 하려는 것도 윤산들
산들은 서연을 사랑하지만 산들의 신부라고도 할 수도 없다
결혼은 둘의 의사가 합치되어야 하는데 이 둘은 그것부터 성립하지 않는다
태풍도 없고, 신부도 없이 복수하는 남자와 사랑하는 남자만 남았으니 산들의 산들이 됐다

태풍의 신부가 아닌 산들의 산들
복수를 위해서 원수의 아들과 결혼을 선택하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가
자신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외롭게 죽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됐다


+
타커뮤에서 봤다면 글쓴이 동일한 사람이니 ㄱㅊㄱ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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