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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술꾼들을 보며 시청자도 함께 울고 웃었다.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 30대 초반의 청춘을 붙들어준 건 술과 친구들이었다. ‘술꾼도시여자들’ 시즌1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본격적인 ‘술방송’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그리고 시즌2는 술꾼들이 서로의 인생에서 가장 든든한 아군이 돼주는 모습에 더 집중했다.
지난달 13일 종영한 시즌2의 연출을 맡은 박수원 감독(사진)은 전작인 ‘산후조리원’에 이어 이번에도 여자들의 사는 이야기를 보여줬다. 하루 끝 술잔을 기울이는 게 인생의 낙인 소희(이선빈), 지연(한선화), 지구(정은지)가 술꾼이 된 이유와 이들이 사랑을 찾아 독립하는 과정을 담았다. 시즌1을 재밌게 봤던 박 감독은 팬의 심정으로 시즌2를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연출 제안을 받았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티빙 본사에서 만난 그는 “나도 왁자지껄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반가웠다”고 회상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연출자로서 난감한 장면들도 있었다. 지연이와 지구가 서로에게 거침없이 쌍욕을 내뱉는 장면, 술꾼들이 양기가 부족하다며 남성의 몸을 본떠 ‘양기남’을 만들었을 때는 박 감독도 당황했다. 자칫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까 우려했다.
“선을 넘나들면서 재미를 주는 게 위소영 작가의 능력인 것 같아요. 저도 양기남을 어떻게 구현해야 재밌으면서 불편하지 않을까 고민했어요. 일반 드라마였으면 하지 못했을 내용이 많았는데 시즌1에서 그려놓은 캐릭터성이 있었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표현할 수 있었죠. 그냥 ‘술꾼 드라마스럽네’라고 생각하게 하는 게 가능했어요.”
배우들은 익히 알려진 대로 진짜 친구처럼 서로 끈끈했다. 방송보다 오히려 실제 현장에서 더 친구들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런 ‘찐친’ 케미가 애드리브로 이어져 장면의 완성도를 높이곤 했다. 박 감독은 “배우들이 현장에서 더 맛깔스러운 대사나 리액션, 추임새로 장면을 더 맛깔나게 채워줬다”고 부연했다.
새 시즌의 포문을 여는 1, 2화에선 산으로 간 술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술꾼 이야기인데 술이 사라진 2년간의 이야기가 나오자 실망하는 반응도 일부 있었다. 박 감독은 위 작가와 함께 충분히 반응이 엇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지난 시즌을 매듭짓고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시즌1은 캐릭터의 표현 위주였고, 그게 매력적이었다”면서 “시즌2에서는 어떤 이유로 지구는 마음을 닫고 사는지, 지연이는 늘 활발한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첨언했다.
깊은 산속에서 이뤄진 산 생활 장면을 촬영하면서 힘든 시간도 있었다. 지난여름에는 유독 비도 많이 왔다. 비가 오거나 태풍이 오면 3인방이 만든 산속 집을 계속해서 고치거나 옮겨야 했다. “화장실 가기도 불편해서 커피도 앞니만 적실 정도로만 마셨어요. 촬영을 그렇게 하니까 진짜 우리도 산 생활을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웃음)”
지난달 13일 종영한 티빙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 주요 장면. 연출을 맡은 박수원 감독에 따르면 배우들은 익히 알려진 대로 진짜 친구처럼 서로 끈끈해 이런 ‘찐친’ 케미가 애드리브로 이어져 장면의 완성도를 높였다.
‘술도녀’의 매력은 누구나 공감할만한 일상물에 술을 더했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은 사회생활이나 친구 관계에서 좌충우돌하고,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성장하고 있거든요. 우리도 가끔 나에게 실망스러운 순간이 있잖아요? 술꾼들을 보면 ‘아, 그럴 때 옆에서 따뜻하게 잡아주는 사람 때문에 성장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죠.”
술꾼들이 보여주는 ‘극강’의 우정은 사실 판타지에 가깝다. 소희는 지연이의 암 치료를 위해서 자신의 커리어도 다 내팽개치고 2년 동안 같이 산속으로 들어간다. 현실에서 벌어지긴 어려운 일이다. 현실에 없는 따뜻함을 ‘술도녀’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저는 지연이의 항암을 위해 2년간 술을 끊었던 3인방이 다시 맥주 한잔 먹으며 감동스러워 하는 장면이 제일 좋았어요. 이들의 아름다운 우정을 단편적으로 잘 보여줬거든요. 세 명이 집 거실에 나란히 누워 자면서 수다를 떠는 장면도 진짜 실제 친구들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세 명 중 가장 많이 성장한 캐릭터로는 지구를 꼽았다. 교사였던 지구는 학생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학교를 그만두고 종이접기를 하거나 배달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잘 섞이지 않으려 한다. 그런 지구도 ‘친절한 종이씨’로 활동하는 우주(윤시윤)를 만나 점차 변한다. “이번 시즌을 요약하면 지구의 재발견이었던 것 같아요. 시즌1에서 지구는 터프하고 의지하기 좋은 친구였는데 시즌2에서는 지구가 겪은 새로운 전개가 많았어요. 지구가 좀 더 자기의 감정을 시청자에게 오픈하게 되면서 사람들 속에 들어오게 됐어요.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게 좋았고요.”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 중 요가원 원장인 선정(유인영)의 활약도 돋보였다. 겉으로는 차분한 요가원장이지만 술만 마시면 기이한 행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분출하는 인물이다. 아무데나 침을 뱉고, 목에 가방을 매단 채 빙빙 돌린다. 차가운 도시 여자 같은 이미지를 가진 배우 유인영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박 감독은 유인영을 섭외한 배경에 대해 “푼수 역할이 예상되는 사람이 아니라 안 그럴 것 같은 사람이 치부를 들키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 만났을 때 유인영에게 “선정은 주사로 침을 뱉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혹시 안 한다고 하면 어떡하지’하며 걱정하며 말을 꺼냈다고 했다. 그런데 유인영이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에 들어 했다고 전했다.
언제나 함께하던 술꾼들도 마지막 화에서 뿔뿔이 흩어진다. 그리고 오복집 사장 동배(김정민)의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다시 모인다. 소희는 너무 신난 나머지 단상에 올라가 춤을 추다가 발을 삐끗해 넘어진다.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소희가 친구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카메라에 잡힌다. ‘아껴서 놀다가 똥 된다. 언제나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럼, 내일이 없는 것처럼 그렇게 놀아야 한다’는 내레이션으로 끝이 난다.
설마 소희가 이대로 죽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시청자 반응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열린 결말”이라고 답했다. 그는 “작가님에게 처음 엔딩에 대해 들었을 때 ‘정말 술꾼답다’는 생각을 했다”며 “술꾼들은 정말 한번은 술 먹고 크게 자빠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더라. 그런 술꾼들의 상상을 녹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돌아온 술꾼들을 보며 시청자도 함께 울고 웃었다.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 30대 초반의 청춘을 붙들어준 건 술과 친구들이었다. ‘술꾼도시여자들’ 시즌1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본격적인 ‘술방송’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그리고 시즌2는 술꾼들이 서로의 인생에서 가장 든든한 아군이 돼주는 모습에 더 집중했다.
지난달 13일 종영한 시즌2의 연출을 맡은 박수원 감독(사진)은 전작인 ‘산후조리원’에 이어 이번에도 여자들의 사는 이야기를 보여줬다. 하루 끝 술잔을 기울이는 게 인생의 낙인 소희(이선빈), 지연(한선화), 지구(정은지)가 술꾼이 된 이유와 이들이 사랑을 찾아 독립하는 과정을 담았다. 시즌1을 재밌게 봤던 박 감독은 팬의 심정으로 시즌2를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연출 제안을 받았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티빙 본사에서 만난 그는 “나도 왁자지껄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반가웠다”고 회상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연출자로서 난감한 장면들도 있었다. 지연이와 지구가 서로에게 거침없이 쌍욕을 내뱉는 장면, 술꾼들이 양기가 부족하다며 남성의 몸을 본떠 ‘양기남’을 만들었을 때는 박 감독도 당황했다. 자칫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까 우려했다.
“선을 넘나들면서 재미를 주는 게 위소영 작가의 능력인 것 같아요. 저도 양기남을 어떻게 구현해야 재밌으면서 불편하지 않을까 고민했어요. 일반 드라마였으면 하지 못했을 내용이 많았는데 시즌1에서 그려놓은 캐릭터성이 있었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표현할 수 있었죠. 그냥 ‘술꾼 드라마스럽네’라고 생각하게 하는 게 가능했어요.”
배우들은 익히 알려진 대로 진짜 친구처럼 서로 끈끈했다. 방송보다 오히려 실제 현장에서 더 친구들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런 ‘찐친’ 케미가 애드리브로 이어져 장면의 완성도를 높이곤 했다. 박 감독은 “배우들이 현장에서 더 맛깔스러운 대사나 리액션, 추임새로 장면을 더 맛깔나게 채워줬다”고 부연했다.
새 시즌의 포문을 여는 1, 2화에선 산으로 간 술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술꾼 이야기인데 술이 사라진 2년간의 이야기가 나오자 실망하는 반응도 일부 있었다. 박 감독은 위 작가와 함께 충분히 반응이 엇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지난 시즌을 매듭짓고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시즌1은 캐릭터의 표현 위주였고, 그게 매력적이었다”면서 “시즌2에서는 어떤 이유로 지구는 마음을 닫고 사는지, 지연이는 늘 활발한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첨언했다.
깊은 산속에서 이뤄진 산 생활 장면을 촬영하면서 힘든 시간도 있었다. 지난여름에는 유독 비도 많이 왔다. 비가 오거나 태풍이 오면 3인방이 만든 산속 집을 계속해서 고치거나 옮겨야 했다. “화장실 가기도 불편해서 커피도 앞니만 적실 정도로만 마셨어요. 촬영을 그렇게 하니까 진짜 우리도 산 생활을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웃음)”
지난달 13일 종영한 티빙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 주요 장면. 연출을 맡은 박수원 감독에 따르면 배우들은 익히 알려진 대로 진짜 친구처럼 서로 끈끈해 이런 ‘찐친’ 케미가 애드리브로 이어져 장면의 완성도를 높였다.
‘술도녀’의 매력은 누구나 공감할만한 일상물에 술을 더했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은 사회생활이나 친구 관계에서 좌충우돌하고,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성장하고 있거든요. 우리도 가끔 나에게 실망스러운 순간이 있잖아요? 술꾼들을 보면 ‘아, 그럴 때 옆에서 따뜻하게 잡아주는 사람 때문에 성장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죠.”
술꾼들이 보여주는 ‘극강’의 우정은 사실 판타지에 가깝다. 소희는 지연이의 암 치료를 위해서 자신의 커리어도 다 내팽개치고 2년 동안 같이 산속으로 들어간다. 현실에서 벌어지긴 어려운 일이다. 현실에 없는 따뜻함을 ‘술도녀’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저는 지연이의 항암을 위해 2년간 술을 끊었던 3인방이 다시 맥주 한잔 먹으며 감동스러워 하는 장면이 제일 좋았어요. 이들의 아름다운 우정을 단편적으로 잘 보여줬거든요. 세 명이 집 거실에 나란히 누워 자면서 수다를 떠는 장면도 진짜 실제 친구들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세 명 중 가장 많이 성장한 캐릭터로는 지구를 꼽았다. 교사였던 지구는 학생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학교를 그만두고 종이접기를 하거나 배달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잘 섞이지 않으려 한다. 그런 지구도 ‘친절한 종이씨’로 활동하는 우주(윤시윤)를 만나 점차 변한다. “이번 시즌을 요약하면 지구의 재발견이었던 것 같아요. 시즌1에서 지구는 터프하고 의지하기 좋은 친구였는데 시즌2에서는 지구가 겪은 새로운 전개가 많았어요. 지구가 좀 더 자기의 감정을 시청자에게 오픈하게 되면서 사람들 속에 들어오게 됐어요.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게 좋았고요.”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 중 요가원 원장인 선정(유인영)의 활약도 돋보였다. 겉으로는 차분한 요가원장이지만 술만 마시면 기이한 행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분출하는 인물이다. 아무데나 침을 뱉고, 목에 가방을 매단 채 빙빙 돌린다. 차가운 도시 여자 같은 이미지를 가진 배우 유인영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박 감독은 유인영을 섭외한 배경에 대해 “푼수 역할이 예상되는 사람이 아니라 안 그럴 것 같은 사람이 치부를 들키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 만났을 때 유인영에게 “선정은 주사로 침을 뱉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혹시 안 한다고 하면 어떡하지’하며 걱정하며 말을 꺼냈다고 했다. 그런데 유인영이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에 들어 했다고 전했다.
언제나 함께하던 술꾼들도 마지막 화에서 뿔뿔이 흩어진다. 그리고 오복집 사장 동배(김정민)의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다시 모인다. 소희는 너무 신난 나머지 단상에 올라가 춤을 추다가 발을 삐끗해 넘어진다.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소희가 친구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카메라에 잡힌다. ‘아껴서 놀다가 똥 된다. 언제나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럼, 내일이 없는 것처럼 그렇게 놀아야 한다’는 내레이션으로 끝이 난다.
설마 소희가 이대로 죽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시청자 반응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열린 결말”이라고 답했다. 그는 “작가님에게 처음 엔딩에 대해 들었을 때 ‘정말 술꾼답다’는 생각을 했다”며 “술꾼들은 정말 한번은 술 먹고 크게 자빠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더라. 그런 술꾼들의 상상을 녹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