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은 드라마 <트롤리>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수빈’을 연기했다. 아들을 잃은 혜주(김현주)와 중도(박희순)의 집에 찾아와, 죽은 아들의 아이를 임신했으니 대뜸 자신을 이 집에서 재워달라 요구하는 수빈은 모든 순간이 달갑지 않은 의문의 불청객으로 존재한다. “수빈 안에 악의가 아닌 선의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드라마가 후반으로 갈수록 수빈이 사람들의 편견을 무너뜨리길, 누군가의 가치관을 변화시키길 바랐다.” 드라마의 미스터리를 증폭하는 역할을 맡은 정수빈은 다른 배우들과 달리 배역의 비밀을 모두 들은 채 촬영에 임했다. “모든 서사를 꿴 채 촬영하다 보니 캐릭터로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언뜻 스칠 수 있는 대사에도 어떤 캐릭터에겐 따뜻함을, 어떤 캐릭터에겐 모진 마음을 은밀히 담아 연기했다.” 소년범의 안타까운 사연에 직접 연루된 학생, 복수 대행을 요구하는 학교 폭력 피해자, 구마의식을 당하는 학생 등 정수빈이 2022년 한해 동안 연기한 모든 배역은 하나같이 아픔을 지녔다. 정수빈은 자신이 연기한 모든 캐릭터의 대변인을 자청한다. “내 연기로 캐릭터를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배역을 연구할 땐 유사한 고통을 겪는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더 함부로 표현하지 않으려, 손쉬운 방향으로 연기하지 않으려 한다.” 캐릭터를 향한 사려와 더불어 배우 정수빈을 지탱하는 또 다른 한축은 성실함이다. 고등학교 3년 내내 학급 회장을 도맡던 모범생 정수빈은 대학에 가서도 연기의 비법보단 꾸준히 연기를 사랑할 수 있는 자세를 배웠고, 배우가 되어서도 결말에 이르러 성장하는 캐릭터를 통해 자신도 무언가를 배울 수 있어 좋다고 술회한다. 온정과 근면함을 모두 겸비한 정수빈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FILMOGRAPHY
영화 2021 <절해고도>
드라마 2022 <트롤리> 2022 <아일랜드> 2022 <3인칭 복수> 2022 <소년심판> 2021 <너와 나의 경찰수업> 2021 <다크홀> 2021 <라이브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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