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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미끼 [씨네21] '미끼' 장근석X허성태X이엘리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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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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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보다 더 잔인한’ 사기 사건을 저지르고 도피한 노상천(허성태)이 사망한 지 8년 후, 다시금 그의 이름이 연루된 의문의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미끼>는 현재 시점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과 과거의 사기 사건을 오가며 비밀을 추적하는 범죄 스릴러다.


강력계 형사 구도한(장근석)과 인터넷 매체 기자 천나연(이엘리야)은 살인 사건을 뒤쫓으며 ‘노상천’이라는 단서 뒤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나간다. 터프해진 외양으로 5년 만에 복귀한 장근석, 욕망 그 자체인 최악의 범죄자로 열연한 허성태, 피해 당사자로 누구보다 절박하게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열혈 기자 이엘리야까지, 제각기 뜨거운 감정을 품고 질주하는 <미끼>의 세 배우를 만났다.

쿠팡플레이에서 선보이는 <미끼>는 파트1, 파트2로 나뉘어 두번 공개된다. 1월27일부터 파트1(총 6화)이 주 2회씩 공개되고, 파트2(총 6화)는 올 상반기 중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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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도 갈아 신었고 끈도 새로 묶었다. 이젠 <미끼>로 달려가보려 한다.” 군 복무와 재충전에 충실한 5년을 보낸 장근석이 이어 달릴 준비를 마쳤다. 올해로 경력 31년차인 그는 지금까지 아역 모델, 배우, 가수, 라디오 DJ, MC 등 다양한 트랙의 경기를 지나왔지만, 이제 막 예열 과정을 거친 신인 선수처럼 생동감 넘치는 설렘을 내비쳤다. 본능적으로 의문과 의심을 쉽게 거두지 않는 형사 구도한이 된 그는 이야기가 감춰둔 암막을 거두고 비밀과 진실의 간극을 좁힌다. 마침내 장근석의 시간이 왔다.



- 5년간의 공백을 깨고 복귀작으로 <미끼>를 선택했다.

=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가슴 뛰고 설렜다. 지금까지 쌓아온 익숙한 이미지와 정형성을 깨는 게 내게 주어진 과제 중 하나였는데, 이 작품을 통해 나를 확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구도한 형사는 징계받고 있던 와중에도 살인 사건이라는 말 한마디에 본능적으로 현장으로 돌진하지만, 동시에 침착하고 이성적인 태도를 강조하기도 한다. 처음 인물 분석에 어떻게 접근했나.

= 표면적으로는 구도한이 이성적인 형사로 보인다. 하지만 지나치게 이성을 강조하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감성적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 있다. 서로 다른 두면을 교차해 보여주면서 시청자를 설득하는 게 목표였다. 남부러울 것 없이 멋지게 살던 변호사가 어떻게 극악한 살인범만 생각하며 살게 되었는지 개연성을 자연스레 녹여내고 싶었다. 특히 <미끼>는 장르성이 강한 작품이기 때문에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초조하게 만드는 몰입의 밀도가 중요하다. 촬영하면서도 어떻게 구도한이 긴장감을 이어갈지 고민했다.



- 사실 장근석 하면 꽃미남이라는 수식어가 익숙하게 떠오르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수염도 기르고 주로 어두운 톤의 의상을 고수한다. 구도한을 표현하기 위한 외형적 변화가 눈에 띈다.
= 티저와 예고 포스터가 나가고 주변으로부터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다. 진짜 수염이냐고. (웃음) 일상에서도 이 상태를 유지하면서 촬영에 임하고 있는데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게 처음이긴 하다. 분장감독님과 의논하면서 메이크업을 크게 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 억지스럽게 고독한 형사를 그려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도 거울을 거의 안 봤다. 나의 집착을 버리는 것도 중요했다.


- <보이스> <손 the guest>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등 미스터리 스릴러를 다뤄온 김홍선 감독과 함께했다. 감독과 논의한 점이 있다면.
= 완급 조절을 어떻게 유연하게 할 수 있을지 이야기했다. 도한은 자신의 응어리나 감정을 외부로 발산하는 유형의 인물은 아니다. 자기 안의 내적인 변화를 감지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이 표출의 정도를 어떻게 다룰지 감독님과 함께 고민했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간단한 장면조차 눈동자의 떨림이나 비언어적 장치를 더해 메시지의 폭을 넓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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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에 대한 설렘과 벅참이 느껴진다.
= <미끼>는 내게 의미가 깊다. 내가 왜 배우의 삶을 살게 되었는지 다시금 설명해주고 내가 나를 뛰어넘을 도전의 기회를 주었다. 아직도 첫 촬영 첫 테이크를 잊지 못한다. 첫 대사의 질감을 여러 감정으로 나누어 표현하면서 내가 살아 있다는 걸 느꼈다. 만약 내가 구도한을 멋지게만 보여주려 했다면 그거야말로 어릴 적 나의 별명이던 허세와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구도한을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그의 전사와 설정에 대해 더 고민하고 납득하려 한다.


- 구도한은 혼자 움직이고 혼자 문제를 처리한다.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점에서 세상 문제에 관심이 많아 보이지만 동시에 누구와도 관계 맺지 않는다는 점에서 세상에 관심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 처음엔 구도한이 외강내강형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는 극중에서 밥을 먹지도 치아가 드러나게 웃지도 않는다. 세상 따위에 관심이라곤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구도한을 연기하면 할수록 오히려 그 반대라는 걸 깨달았다. 변호사에서 형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어두운 역사가 있지만 오직 개인의 복수로 끝내지 않고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까지 도와주려 나선다. 결국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자신이 갖고 있는 상처와 아픔이다. 그래서 눈빛 조절이 필요했다. 호수처럼 젖어 있는 눈빛. 왜 이런 극악무도한 세상에 들어오길 자처했는지 그 틈과 여백을 나타내려 했다.


- 2016 SBS 연기대상에서 <대박>으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고 나서 “서른이 되면서 고민이 많아졌다. 이젠 나만의 세계관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다.
= 20대 후반엔 30대가 된다는 것에 항상 겁이 났다. 30이 주는 이상한 압박감이 있지 않나. ‘너는 진짜 남자가 돼야 해,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해야 해’라고 온 세상이 요구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서른이 된 1월1일엔 술이 안 깬 채로 어제의 나와 똑같더라. (웃음) 서른일곱이 된 지금은 나이로 인해 초조해하지 않는다. 목표를 이뤄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압박으로부터 초연해지기도 했다. 이러한 여유가 30대 후반 들어선 이점 같다. 다만 어떤 일을 하든 적당하게 했다는 소리는 여전히 듣고 싶지 않다.


- 어린이 드라마 <요정 컴미>와 라디오 <장근석의 영스트리트> 등 많은 대중이 어린 장근석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추억한다. 이런 연결 고리가 배우 장근석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
= 나 또한 문화가 추억의 힘이 된다는 걸 체감하기 때문에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무척 기쁘다. 배우 일을 30여년 해온 만큼 세대에 따라 나를 기억하는 모습이 다를 것 같다. 누군가는 라디오 DJ로, 누군가는 <프로듀스101>의 MC로 장근석을 떠올릴 것이다. 과거를 함께해온 친근함과 또 앞으로의 새로움을 계속 연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계속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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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역대급이다. 작품 속 안타고니스트를 지칭할 때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수식인 ‘역대급 악역’이란 말을 <미끼>의 노상천(허성태)에게 갖다 붙일 수밖에 없는 건, 노상천의 사기 행각으로 양산된 피해자의 규모와 이에 얽힌 이들의 사연이 역대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껏 허성태가 연기한 숱한 악역과 비교해봐도 노상천은 역대급 악역이라 불릴 만하다. 허성태가 연기 커리어를 쌓으며 스스로 개발해온 캐릭터 빌딩의 노하우와 그 어느 작품보다 압도적인 서사상의 비중이 노상천에 육중하게 담겼기 때문이다.



- 과거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기가 작품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가 배역 선택의 기준이라 밝힌 적이 있다. <미끼>도 그런 이유에서 선택했나.
= 내가 이 역할을 해도 작품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으면 선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끼>는 그보다는 내 도전 욕구에 의한 선택이라고 하는 게 더 맞다. 우리 드라마가 한 인물의 오랜 시간을 다루지 않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물도 나이를 먹을 테고 그 속에서의 변화 지점을 내가 얼마만큼 디테일하게 잡아낼 수 있을지 궁금했다. 지금까지 실제의 물리적 나이보다 많은 역할도 했고 동년배 연기도 해봤다. 노상천은 내 연기 커리어를 다 끌어모아 한 작품에서 오롯이 다 보일 수 있는 총집합이었다. 감독님이 내가 캐스팅 1순위였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나도 감독님께 지금까지 연기한 악역의 종합백과사전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드라마의 모든 인물이 노상천을 연호하고 저주하며 궁금해한다. 말하자면 드라마 속 모든 캐릭터가 노상천의 존재감을 만드는 셈이다. 노상천의 존재감이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나.
= 감독님이 처음 작품에 들어갈 때부터 의상, 분장에서부터 힘을 많이 줄 거라고 언급하셨다. 지금껏 연기한 모든 배역 중 역대급으로 옷을 많이 갈아입고 분장도 정말 많이 했다. 촬영 전까지만 해도 시대별로 변하는 인물을 어떻게 변주할지 고민했는데 막상 옷과 분장을 착장하니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의상, 분장 담당 스탭들의 노고가 크고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 연출자와 대화하며 캐릭터만의 고유한 디테일에 대해 자주 건의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미끼>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었나.
= 물론 모든 장면은 작가님이 써준 메커니즘을 기초로 감독님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완성된다. 나는 거기에 조미료만 뿌리면 된다. 감독님이 오픈 마인드로 내 건의를 대부분 받아주셨다. 나의 경험에 의해 작품의 디테일을 잡기도 했다. 가령 대본에는 전략 추진팀과 전략 구성팀이 적혀 있었는데 회사 생활을 10년 해본 결과 회사엔 전략 기획팀만 있지 추진팀과 구성팀은 없다. 리얼리티를 위해 그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이야기하는 편이다.


- 노상천의 내레이션이 많다. 이렇게까지 허성태의 목소리에 집중한 연출이 <미끼> 이전에 있었나 싶다. 특히 노상천이 유유히 포위망을 빠져나오기 전 깔리는 카운트다운 장면은 목소리만으로 서스펜스가 생긴다.
= 그 장면은 애드리브다. 작가님이 대사를 잘 써주시고 감독님이 나의 기지를 잘 받아주신 덕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장면이다. 그 장면에선 모든 것이 이미 내 손아귀에 있고 내가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심리를 외현하고 싶었다. 당시 감독님이 내 애드리브를 들으시고 신이 나서 조금만 더 천천히 해달라며 애드리브에 대한 디렉션을 추가로 주셨다. 이렇게까지 작가와 연출, 배우가 죽이 잘 맞는 환경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연기가 강하고 센 표현이라는 인터뷰를 읽은 적 있다. 노상천은 그 반대다. 노상천이 추종자들을 끌어들이는 카리스마는 포효나 큰 액션에 기인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직하고 차분하게 사람들을 회유한다.
= 이전 역할들을 생각해보면 세거나 지질했다. 말하자면 그 중간에 해당하는 역할이 내게 잘 오지 않았다. 하지만 <미끼>의 노상천은 에너지 레벨을 상중하로 모두 분배할 수 있는 배역이었다. 노상천은 추종자들 앞에서 영어도 비속어도 일부러 섞어 쓴다. 어차피 나를 믿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들 앞에서 편한 모습을 보이고 그들 역시 심적으로 편한 상태를 만들고 싶었을 거다. 추종자들을 독려하고 다그치기 위한 노상천만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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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역 연기를 많이 했다. 서사 통념상 악인은 패배할 수밖에 없는데 악역을 자주 소화하면서 필멸의 순간을 연기할 때 오는 피로는 없나.
= 전혀. 오히려 결말부에서 어떻게 망가져야 관객 혹은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 드라마 <인사이더>에서 이유영 배우에 의해 처단되는 결말을 촬영할 당시 망가지는 모습을 연기하려 얼굴에 힘을 너무 많이 줘서 마지막엔 얼굴이 퉁퉁 부었다. 그 상태로 찍으러 간 게 <SNL 코리아> 시즌2다. (웃음) 데미지를 입은 경우도 있다. <이몽> 촬영 당시 일제 앞잡이를 연기한 적이 있다. 포박된 청년 독립투사가 내 앞에서 애국가를 슬프게 부를 때 그 배우의 뺨을 때려야 했다. 카메라가 꺼진 후 너무 울컥하고 미안해서 혼났다.


- 다작 배우로 유명하다. 끊이지 않고 작품을 찍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 어머니다. 내가 연기하는 걸 어머니께서 굉장히 좋아하신다. TV드라마 하나 끝나면 곧이어 영화가 개봉하고 영화가 극장에서 종영할 때면 다시 TV드라마에 나오고…. 공백 없는 사이클을 어머니가 좋아하셔서 그 즐거움을 충족하고픈 마음뿐이다. 사실 어머니가 내겐 가장 신랄한 비평가다. 관객은 댓글을 달지만 어머니는 내게 바로 메신저를 날리신다. 하루 일과의 시작이 어머니께 전날 촬영한 모니터링 영상을 보내드리는 거다. <미끼>의 푸티지도 몇개 보내드렸는데 어머니의 반응은 “아이고 많이 늙었네”였다. (일동 폭소) 작품에서 누군가가 노상천을 향해 ‘털보’라고 지칭하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그것도 어머니의 리액션에서 탄생한 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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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엘리야가 연기하는 <미끼>의 천나연은 과거 노상천(허성태)의 사기 피해자이자 지금까지 사기 사건의 진상을 캐고 있는 기자다. 그가 몸에 지니고 다니는 수십개의 명함에서 알 수 있듯 천나연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은 뒤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그간 이엘리야도 천나연 못지않은 다양한 직종의 명함을 모아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44부 속기 실무관(<미스 함무라비>), 국회의원 6급 비서(<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정한일보 사회부 기자(<모범형사>)까지 주로 유능하고 야무진 ‘일잘러’로 존재감을 보였다. <미끼>에서 천나연은 기자로서의 모습보다는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겠다는 의지와 태도가 돋보이는 인물이다. 데뷔 10년, 천나연과 같은 열정과 간절함으로 다시 한번 발돋움하고 있는 배우 이엘리야를 만났다.



- 앞머리 자른 모습은 처음 본다. 단발머리도 천나연 캐릭터에 맞춘 건가.
= 앞머리를 처음 잘라봤다. 올해 회사를 옮기고 새로 일을 시작하면서 기분 전환차 잘랐다. 이전보다 더 의욕적이고 도전적인 마음을 갖고 싶었다. 이후에 <미끼> 미팅을 했는데 나연이라는 인물과 내 헤어스타일이 딱 맞아떨어졌다. 자연스럽게 앞머리가 있는 단발머리로 촬영하게 됐다.


- <미끼>의 대본을 읽고 어떤 점에 끌렸나.
= 배우들은 항상 무언가 막연하게 기다려야 되는 시기들이 있잖나. 이번엔 나에게 어떤 삶이 올까 기대감을 가지고 기다리게 된다. 배역을 맡는 일은 내 선택이라기보다 어떤 캐릭터가 나를 선택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미끼> 대본을 읽었을 때 사실 조금 힘들었다. 나연의 가족 전체가 노상천의 사기로 큰 피해와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대본에 담긴 감정이 너무 깊었다. 내가 이 감정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지만 대본을 읽는 내내 눈물이 나더라. 이미 나연의 외로움과 아픔이 감정적으로 느껴졌고 이번에는 나연의 삶이 내게 왔구나 생각했다. 나도 개인적으로 힘을 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라 진실을 밝히겠다는 나연이의 꿋꿋하고 강인한 마음과 잘 맞았다.



- 인터넷 매체 기자 천나연은 여러 직종의 명함을 들고 다니면서 적극적으로 문제에 개입하려고 한다. 캐릭터를 어떻게 보여주고자 했나.
= 나연은 몰두해 있는 사람이다. 사기 범죄를 밝히겠다는 명확한 목표 하나에 몰두한 사람이라는 것을 외형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다. 어떤 일에 몰두해 있는 사람이 옷을 갖춰 입거나 구두를 신고 다닐 리 없다. 촬영할 때 헤어 드라이도 아예 하지 않았다. 눈빛이나 말투를 통해 나연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드러내려 했다.


- <미끼>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천나연은 과거에 있었던 노상천의 사기 사건과 현재 광역수사대 구도한 형사(장근석)의 연결 고리가 되기도 한다. 커다란 이야기 속에서 천나연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봤나.
= <미끼>는 악을 대변하거나 설득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선의에 관한 이야기다. 어떤 사람들은 피해자들이 욕심을 부리다가 사기를 당했다고 말하지만 피해자들 중에는 그저 좀더 나은 삶을 꿈꾸던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 나연이는 드라마에서 선의를 상징하는 인물이고 시청자가 공감하고 응원할 수 있는 캐릭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도 거대 언론사의 기자나 국회 보좌관을 연기했었는데 그때는 직업인으로서의 모습을 표현해내려고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나연이 지닌 사연과 내면의 강인함을 잘 드러내려고 했다. 사기 사건은 살인 사건과는 분명히 다르지만 그 다름으로 인해 방치되는 아픈 사람들이 너무 많다. 구도한은 오로지 살인 사건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나연은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나연이 기자가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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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언급한 대로 기자 혹은 보좌관, 속기실무관 등 다양한 배경에서 일 잘하는 직업인을 연기해왔다. 사람들이 당신에게서 강인하고 똑 부러진 이미지를 기대하는 것일까 혹은 배우로서 그런 캐릭터를 선호하나.
= 주어진 기회 안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었던 것들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지향하거나 선호한다고 할 수는 없다. 평소 관심사나 활동이 외향적인 편이 아니다. 고리타분해 보이지만 독서를 즐겨하고 유일하게 즐기는 바깥 활동은 강아지 산책이다. 이런 성향이 20대부터 점점 응축되다보니 나를 보는 사람들도 내가 그런 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본 게 아닐까. 이제까지의 캐릭터와 성향도 나와 같지만은 않다. 밝은 사람은 맞는데 낯을 많이 가린다. 외향적인 사람들을 보면 부럽지만 나는 그냥 나로서 만족한다.


- 함께 작업한 허성태, 장근석 배우와는 어땠나.
= 허성태 선배님은 현장에서 마주친 신이 없다. 극에서 나연도 노상천을 머릿속으로만 떠올리기 때문에 가끔 세트장에 선배님이 오셨다는 얘기를 들으면 가서 인사를 드려야 할까 참을까 고민하기도 했다. 실제로도 선배님을 노상천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인데, 인사를 드렸더니 정말 젠틀하고 편안하게 대해주셨다. 장근석 선배님은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항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분이다. 무거운 감정을 연기할 때도 선배님 덕분에 웃으면서 일할 수 있었다.


- 데뷔한 지 10년이다. 악역부터 다양한 직업인의 모습까지 점점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무엇이 가장 달라졌다고 느끼나.
=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웃음) 예전에는 악역을 주로 맡다보니 말도 트지 않은 사람들이 나를 볼 때 ‘쟤는 아마 저럴 거야’ 하고 지레짐작하는 시선이 있었다. 20대 때 악역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말 한마디를 할 때도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곤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악역을 멋있게 잘하면 오히려 칭찬을 받잖나. 예능을 통해 연기 외적으로 나를 드러내보기도 하고 <미스 함무라비>나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로 선보인 모습을 통해 이제는 사람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느낌이 든다. 덕분에 다양한 역할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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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퀘어 미끼 '미끼' 2차 포스터 & 2차 예고편 2 23.01.17 721
3 스퀘어 미끼 '미끼' 팬 시사 이벤트 개최 영상 23.01.14 264
2 스퀘어 미끼 '미끼' 장근석X허성태 캐릭터 스틸컷 3 23.01.12 982
1 스퀘어 미끼 '미끼 파트1' 1~2화 심의 완료 (133분, 15세 이상 관람가) 23.01.10 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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