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1에서 장욱은 거칠 게 없었고 그래도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고 직진도 가능했어
하지만 무덕인 계속 모른척 하고 거부해야 하고 장욱을 좋아하는 마음을 밀어내야만 하는 상황이 너무 컸지
장욱은 애초에 원하던 걸 이미 얻었어
기문도 뚫었고 송림에 술사로도 들어갔고 아버지 칼도 뽑았으며 치수까지 가봤으니까
하지만 무덕인 살수였고, 금지된 환혼술을 한 환혼인이고 신분은 하인이었어
폭주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을 죽여서라도 살려고 드는 괴물이 될 테고
상황이 너무너무 심각해서 얘가 사랑을 선택하는 건 너무나도 큰 의미였지
낙수를 세상에 내보낸 책임을 지고 자기가 가장 먼저 죽겠다고 한 장욱도 미친놈인데
그 사랑을 받기로 한 용기가 난 더 큰 결심이었다고 생각해
팥2에서는 반대야
영이는 자기 마음을 표현하고 직진하는 것에 거리낄 게 없는 상황이지
그냥 다 퍼주고 또 퍼주고 받아주고 또 받아주고 기억이 없기 때문에 그게 가능했던 점도 있어
하지만 장욱은 이걸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얘가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엄청난 결단이 되는 거야
그 정도로 영이를 좋아하게 되어야만 가능한, 결코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었어
영이가 보여준 한 없는 사랑도 대단한데
그걸 받아들이기로 한 결정도 미친 거였음을 팥2에서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행복해지자마자 바로 뒤 몇 시간만에 버려지고 이성을 잃은 장욱이 너무 이해됨
그리고 울먹이며 정신 못차리게 네가 좋았다며 매달리는 마음도 너무 잘 알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