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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더글로리 8화까지 다 본 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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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3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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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까지 다 봤어... 이거 원래였으면 하루만에 다 볼 수 있었을 거 같다. 그 정도로 잘 봤고, 일단 오프닝이 되에에게 고급지고 차가워. 진짜 그냥 너무 차가워. 살얼음판인가 싶기도 하고.

학폭은 여전히 마음 아프고 눈살 찌푸려지고. 근데 그만큼 다들 연기를 너무 잘했어, 아역들까지.

작가와 배우 얘기 나오고 제작이 들어가고 그러면서 기대를 하고는 있었는데 예고 보면서 기대가 치솟았거든. 이걸 어떻게 할지. 근데 정말 8화동안 보면서 시즌2에 본격적이겠다 싶으면서도 주변 애들이 정말 천천히 말라죽는 걸 구경하는데.. 재밌기도 하고 소름 돋기도 하고. 시즌2가 너무 기대되고 음악들도 다 좋았어. 대사 주고 받는 티키타카를 참 좋아하는데 그것도 괜찮았고. 배우들이 참 잘 살리더라. 특히 동창들. 거긴 욕도 섞였는데 자연스럽고, 정말 일진놀이 하면서 몸만 큰, 딱 덜 자란 어른들이 내뱉는 거 같았어 ㅋㅋㅋㅋㅋ 그 되게 살얼음판 같은 얄팍한 우정이 너무 웃겼고..

그중에서도 난 동은이가 연진이한테 독백하는 그 모든 것이 좋았어. 담담하게, 아프게. 세상을 두드리는 이유가 오로지 연진이를 생각하면서. 과거의 고통을 수없이 긁어내면서, 무너진 폐허에서 연진이라는 꿈이 생긴 동은이.

그렇게 이를 악물고 이뤄낸 자신만의 체육관. 과거의 동은이 있었던 체육관과는 달리 선생인 동은의 체육관은 햇빛이 가득하고 환하고 밝지. 그걸 보니까 뱀파이어마냥 커튼 치고 어둑하게 있던 동창놈들 아주 햇빛에 바싹 말려 죽어버렸으면 싶기도 하고... 참 여러 생각이 들더라. 그중에 제일은 안타까우면서도 기특하고 똑똑한 동은이.. 공부의 끈을 놓지 않은 게 참 대단하고 대견한데, 이유를 찾아보자면 씁쓸하고.

일단 담임으로 어떻게 말라죽는지는 봤고. 그래서 더 치밀하게, 주변에 아무도 남겨놓지 않기 위해서, 완벽한 가정을 이룬 여진의 주위로 차근히 놓아지는 동은의 검은색 바둑돌.

인생이 늘 백야였던 여진에 의해 항상 어두웠을 동은의 극야로 다가오는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 선생님. 쓰레기들을 정말 천천히 말라죽이려고 맹렬하게 다가가는데, 그런 와중에 정말 바둑돌 놓듯 동은의 인생에 툭 놓아지는 우리의 선배, 여정. 다정한 쉼 같기도 하고 따뜻한 위로이기도 하고. 내내 내리고 덧입는 옷만큼이나 종이들로 창문을 다 가려놔서 빛이 흐릿하게 들어오는 동은의 집과 달리, 어두운 밤인데도 빛이 들어오는 여정의 집. 어두컴컴한 체육관에서 문쪽에서 들어오던 십자가 형태의 빛과는 달리. 꽁꽁 감추지 않고 제 상처를, 과거를 다 드러냈던 그날. 그 의사이자 바둑 선생은 칼춤을 춰 주겠다고 하더니, 더 나아가 동은의 소매에 단추가 떨어진 자리에, 검은색 바둑돌처럼 까맣고 동그란 단추 하나 달아준다. 여진의 하얀집을 무너뜨리기 위한 돌 하나를 쥐여주는 것마냥.

건축가를 꿈꾸던 동은은 계속 그 집을 들여다 보면서 끊임없이 생각했겠지. 어디가 균열이 나면, 어떻게 시작해서 어디서 무너져야 되는지. 어떻게 해야 백야의 뒷편인 캄캄한 극야에서 말라 죽을지.

동창들 말라죽이기 위한 건조기 하나씩 챙겼겠다, 옷장 안에 상복 대신 입을 검은 옷은 가득하겠다. 내내 지옥일 동창들 인생에 부조 다 내고 다니려면 다음 시즌은 더 부지런하겠지, 동은이는.

그리고 주여정. 다음 시즌에 어떻게 할지 제일 기대 돼. 칼춤을 출 준비는 서서히 하는 중인데, 여정이도 힘든 일은 정말 안 생겼음 좋겠다.. 특히 동은이 통해서는 더더욱.

동은과 여정 둘다 너무 애틋한 애들이야 진짜... 추위보단 따뜻한데, 마음으로 바람 숭숭 들어오는 애들 같어..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동은과 여정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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