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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환혼 진짜 '나'는 누구일까 -조영과 무덕, 부연의 연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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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3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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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드라마의 여캐를 좋아하는 이유는 

결국 '나' 란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를 생각하게 해 주기 때문인 것 같아 


'나' 라는 사람을 과연 하나로 규정할 수 있을까?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라는 가시나무의 노래 가사처럼 


평범한 일상을 사는 범인들도 

직장에서, 학교에서, 집에서의 '나'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

내가 되길 기대하는 나

가 전부 다르다는 조하리의 창처럼 말야. 


하물며

조영은 3살때 

그토록 자상하던 아버지가 온 가족을 죽이는 것을 눈으로 직접 봐 

너무 어릴 때라 아버지가 가족을 죽였다는 사실 대신 

4대가문이 아버지를 비롯한 식구들을 몰살시켰다고 생각하게 되지. 

3살이란 어린아이가 이해하기에 환혼인과 폭주, 또 그를 막는 4대가문 술사들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렸으니까. 


홀로 남은 조영을 

딱 죽지않은 정도로만 보살피며 

복수심에 붙타도록 장작을 계속 지핀 사람이 진무였고. 


이러한 환경에서 과연 '나'라는 사람은 그대로일 수 있을까? 


많은 심리학자들은 성격(character)를 환경과 자아와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형성된다고 정의해. 


조영이 낙수가 되면서 그녀의 삶의 환경은 180도 바뀌었어. 성격(character)역시 달라질 수 밖에 없었겠지. 

감정을 숨겨야 하고, 나를 드러내면 안되고, 살수로서 냉혹하고 잔인해져야 하니까.

그리고 낙수는 송림과의 대결에서 쫒기며 환혼을 하게 되고

무덕이란 육체에 갇혀. 

여기서는 무덕이의 사회적 위치를 바탕으로 한 무덕이로서의 성격을 덧입게 되지. 


그리고 장욱을 사랑하게 되며 복수심으로 가득하던 낙수의 성격은 또 변하게 돼. 

결계 안에서 힘을 찾기로 결심했으면서도 

국수를 말아달라는 구차한의 요청을 핑계삼아 

여기까지만 무덕이다 라면서 

힘을 찾는 것을 조금 미루기도 하고 


내가 힘을 찾으면 예전처럼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생각도 하게 되지. 


그리고 장욱이 밀실에 갇힌 것을 알게되는 순간 

그리고 그를 구하러 가는 순간 

낙수는 복수도 자신도 내려놓고 무덕이로 살기로 해.


그래서

파트 1 초반의 낙수와 장욱과의 마음을 확인한 후반의 낙수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 느껴질 정도로 달라보였어.

파트 1 후반의 낙수는 오히려 파트 2 부연이와 비슷하게 느껴질 정도로 말랑해졌지. 



그러나 조영 무덕 부연 모두를 관통하는 게 있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면 죽어버려야지 

고통을 참는 것조차 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하는 것은 비겁한 것이다 


환경과의 상호작용속에서 내가 보이는 태도가 성격이라면 

그에는 사회적 위치와 타인과의 관계등도 모두 고려하여 자신의 태도를 정하고 그에 맞게 말과 행동을 하게 돼 

그러나 그 환경을 바라보는 태도는 변하지 않아. 


삶에 대한 태도이자 가치관, 신념은 

조영-무덕-부연 모두를 관통하며 일치하지. 

신념과 가치관은 환경이 변한다고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 


이 드라마의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가 서율과 장욱의 신념의 차이인데, 

조영의 신념 역시 드라마의 한 축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파트 1의 1화부터 일치하게 등장해. 

이게 나같은 시청자들에게는 결국 걔가 걔임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기시감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내 속에 너무 많은 나 처럼 

영이도, 낙수도, 무덕이도, 부연이도

모두 조금씩 '나'의 모습을 갖고 있는 '나' 이지 않을까. 


그리고 

영이도 낙수도 무덕이도 부연이를 관통하는 삶에 대한 그들의 태도가

욱이를 사랑에 빠지게 만든 거라 생각해. 

장욱이 사랑하는 건 

무덕이의 모습을 한 낙수도

낙수의 얼굴을 한 부연이도 아닌 

그냥 조영이라는 사람일거야. 


그래서 나는 

결국 기억을 찾은 뒤의 부연이는 

이전의 조영-낙수-무덕과는 또 다른 성격을 보이게 될거라고 생각해. 

그렇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죽는게 낫다는 

본래의 '나'가 가진 신념은 변하지 않으니 

분명 나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방을 일구고

행복을 쟁취하리라 믿어. 




그 과정을 하나하나 지켜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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