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숲에서 숨어 살았고, 거의 방치되었으며
단향곡에서 혼자 수련하면서 커왔기 때문에 생존에 급급한 삶을 살아야 했거든
그런데 그 와중에도 얘는 멋과 아름다움, 운치 같은 풍류를 즐김
나무 위에 올라가서 새알을 봤는데 그걸 먹을 걸로 보지 않고 자신에게 대입해본다거나
나무 위에서 바라보는 경치를 즐기며 살았던 거야
새를 부르는 피리도, 새 잡아서 구워먹을 용도가 아니라 그냥 새를 부르고 싶어서 갖고 싶어함
살수로 세상에 나와서도 '지나는 자리마다 목이 떨어져 낙수, 아름답지 않느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
보면 낙수일 때부터 술을 좋아했고, 살수로 다니면서도 어디서 좋은 음악 들려오면 가다 멈춰서 그 음악 다 듣고 갔을 애임
부연이로 살고 있는 영이도 비슷한 점이 있는 게
갇혀 있다가 도망나왔을 때도 술맛을 보고, 그 향기를 음미하고
밖에 장미가 다 폈으려나~~~ 이러고 있음
무덕이로 살았던 때에도 얼음돌 결계 안에서 술력 돌아왔을 때
제일 먼저 한 게 술력으로 차 끓여 마시면서 맛과 향기를 음미함
생존이 중요하고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도 멋과 운치를 즐기기 위한 여유 공간을 한 쪽에 마련해 놓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데
난 이런 점이 이 아이의 중요한 아이덴터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