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기획] 2022 올해의 시리즈 감독 ‘작은 아씨들’ 김희원 감독
“<왕이 된 남자> <빈센조>에 이어 올해 나온 <사운드트랙 #1>과 <작은 아씨들>까지 김희원이 연출하는 드라마는 일단 시각적인 측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다.”(박현주) 분명 지금까지 김희원 감독이 증명해온 것은 그가 “때로 과잉이라 느껴지는 이미지들도 세련되게 그려내는”(조현나), “남다른 스타일리스트”(김수영)라는 사실이었다. <작은 아씨들>에서 김희원 감독은 비주얼을 넘어, 미스터리 장르물을 다루는 장악력까지 입증했다. 비자금 700억원 횡령에 가담한 장녀 오인주와 그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 오인경, 그리고 정치인 가문의 중심부에 진입한 막내 오인혜까지, 세 자매가 한국과 싱가포르를 오가는 거대한 사기극 속에서 분홍신을 신고 춤출 동안 극에 집중력을 부여한 것은 밀도 높은 연출력이었다.
박현주 드라마 평론가는 “서사에 있는 여러 모순을 가릴 수 있었던 것도 긴박한 흐름을 만들어낸 연출력이 컸다”고 평가했다. 정서경 작가, 류성희 미술감독 등 영화 스탭들과의 협업을 통해 “디테일의 힘을 잘 아는 연출자로서, 시네마틱 시리즈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장영엽) 한 점에서도 앞으로 TV드라마가 전형을 깨고 나아가야 할 지점을 가리켰다. “여성 드라마 PD는 로맨스에 특화됐다는 옛 편견을 모두 부수는 연출자”(임수연)로서 그가 보여줄 장르물에서의 또 다른 활약이 기대된다.
김희원 감독에게 <작은 아씨들>은 “기존에 공중파에서 하지 못했던 여러 시도를 품고 있는 작품이었기에, 실험과 동시에 시청자들과의 접점을 찾는 과정에 세심하게 공들였던” 작업이다. 푸른 난초에 얽힌 정란회의 미스터리는 극 초반 사이비 종교에 대한 연상마저 불러일으키며 주말 황금 시간대 드라마로서는 도전적인 장르적 포부를 보여주었다. 김희원 감독은 “각본 단계 때부터 정서경 작가와 이야기의 고비마다 시청자를 설득할 다양한 디테일과 설명을 논의했다”면서, <작은 아씨들>에서는 특히 “다음주까지 시청자를 붙드는 것이 중요한 드라마 호흡의 특성상 짝수 회차의 엔딩 시퀀스에 임팩트를 주는 방식을 가장 고민했다”고 들려주기도 했다. 그는 영화 스탭들과의 첫 작업에 대해서도 “새로운 크루들을 만나 성장하고 기분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최상의 경험”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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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기획] 2022 올해의 시리즈 스탭, ‘작은 아씨들’ 류성희, 이내경 미술감독
박찬욱 감독의 스크린에서 보아온 과감한 패턴의 벽지를 두른 방, 살아 움직이는 듯한 푸른 난초, 더글러스 서크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꽉 짜인 실내 인테리어, 신비로운 난실 등 <작은 아씨들>은 논리 이전에 시각으로 각인된다. 류성희 미술감독(사진)에 따르면, 서사의 미스터리와 판타지적 매력을 배가한 프로덕션 디자인은 “에피소드를 거듭할수록 서서히 환상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꾸려졌다. 여기엔 류성희 감독의 오랜 고민이 있었다. “각본에서부터 리얼리티와 판타지가 공존하는 당위가 명확했기에, 사실성만을 추구해서는 오히려 부정확한 결과물이 나올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말을 완벽히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베팅하듯 묘수를 발휘하는 미술 작업”은 류성희, 이내경 미술감독에게 “정말로 힘들었지만 그만큼 짜릿한 성취감도 남겼다”. 가령 후반부 등장하는 닫힌 방의 존재를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언젠가 화영의 집이 중요한 모티프가 될 거라 예감하며 푸른 카펫이 깔린 인상적인 공간으로 디자인하는 식이었다. 이 모든 난관을 유려하게 돌파한 <작은 아씨들>의 미술에 “명성이 이유 있는 명관을 만들었다”(복길), “미스터리에 특유의 색감을 덧입힌 미술감독의 작업이 시리즈에 품격을 더했다”(장영엽) 등의 찬사가 쏟아지며 스탭 부문 설문의 지지를 얻었다.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에 가장 이국적인 스타일을 입히는 그의 작업은 기시감과 경외를 동시에”(복길)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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