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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약한영웅 [씨네21] '약한영웅 Class 1' 배우 박지훈X최현욱X홍경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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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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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의 모범생 시은(박지훈)의 하루는 풀어야 할 문제와 해야 할 공부로 빈틈없이 메워져 있다. 그 사이에 친구를 만들 계획 같은 건 전무했는데, 학교에서 치른 한 시험을 계기로 시은은 같은 반 친구 수호(최현욱), 범석(홍경)과 가까워진다. 밤새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교에선 잠만 자는 수호, 얼마 전 전학 온 베일에 싸인 범석, 전교 1등을 놓쳐본 적 없는 시은. 너무나 다른 길을 걸어온 세 사람은 앞으로 어떤 미래를 맞이할 것인가.


11월18일 공개되는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은 시은과 수호, 범석이 폭력에 맞서는 여정을 그린 성장 드라마다. 단편 <악당출현>으로 미쟝센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유수민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으며 <차이나타운> <뺑반> <D.P.>를 연출한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했다. 10대 청소년들의 관계성과 현실적이고 집요한 액션을 시종 흥미롭게 엮어낸다. 교집합이 부재해 보이는 세 캐릭터가 무리 없이 어우러지는 데엔 배우들의 역량이 크게 작용했을 터. 박지훈, 최현욱, 홍경 세 배우가 장난치듯 어울린 커버 촬영 현장의 에너지 또한 한없이 자유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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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펜슬로 급소를 노리고 상대의 의중을 파악해 심리전으로 압박한다. 약한 영웅이라는 형용 모순은 연시은(박지훈) 앞에서 점차 치밀한 논리를 갖추어간다. 왜소한 체격에 굽은 어깨, 들뜬 기색이라곤 없이 늘 탈색된 낯빛을 지닌 전교 1등이 어떻게 싸움의 귀재가 될 수 있을까. 지극히 웹툰다운 상상력을 현실 한복판에서 실현한 배우 박지훈은 연시은의 집요함, 취약성, 그리고 살기 어린 전투력을 모두 눈빛에 담아냈다. 모든 것이 아직 미완이기에 비로소 비범한 영웅이 된 이 남자는 마치 무대를 장악하듯 교실이라는 이름의 카오스를 가뿐히 집어삼킨다.



- 내내 미소 띤 얼굴로 리듬을 타면서 화보를 촬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음악을 워낙 좋아하니까 화보 촬영장에 오면 혹시 직접 선곡해온 플레이리스트를 틀 수 있을지 여쭤본다. 촬영에 몰입하는 나만의 루틴이랄까. 좋아하는 노래들 속에 잠긴 채로 사진을 찍으면 확실히 좀더 편안한 얼굴이 나오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현장이 즐겁고 신나야 결과물도 잘 나온다고 믿는다.


- <약한영웅 Class 1> 촬영을 마치고 데뷔 후 첫 단독 콘서트 준비, 6번째 미니앨범 《디 앤서》 작업,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지금은 작품 프로모션까지, 올해 정말 쉼 없이 달렸다. 지금 돌아보니 어떤가.
= 1월부터 액션스쿨을 다녔고 반년 정도 매달려 <약한영웅 Class 1> 촬영을 마쳤다. 직후에 앨범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쇼케이스, 콘서트를 준비하다보니 말 그대로 몸이 두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특히 솔로 콘서트여서 혼자 24곡을 채우고 중간중간 토크까지 하는 작업이라 큰 도전이었다. 원래도 힘들 때 홍삼을 챙겨 먹곤 했는데, 이번엔 하루에 두개씩 먹었다. (웃음)


- 연시은은 자세로 성격을 설득한다. 책상형 인간답게 가만히 서 있을 때도 등과 어깨가 구부정하고 시선은 남들 눈높이보다 낮은 곳에 있다.
= 기본적으로 체격이 왜소한 친구다. 그리고 친구 하나 없이 지내온 마음의 어두움을 몸의 자세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의기소침한 건 아닌데, 그래도 약간 슬퍼 보였으면 했다. 연시은의 뒷모습에선 숨겨진 사연이 읽히지만 그렇다고 제목처럼 ‘약해’ 보이진 않는다. 타고난 기운이 강한 사람으로 표현되길 바랐다.



- 영빈의 계략으로 시험에서 한 문제를 틀린 시은이 채점하다 말고 연신 자기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다. 과격한 손놀림과 달리 얼굴이 빨갛게 부어오를 동안 거의 미동조차 없는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어서 더 처절해 보인다. 표출하기보다 억누르는 방식을 택한 이유가 있나.
= 초창기에 캐릭터 디테일을 잡아갈 때는 지금보다 과하게 표현했다. 이 사람이 숨겨둔 무서움을 제대로 그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보여주기식의 무언가는 전부 빼버리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내 안에 끓어오르는 것들이 있지만 바깥의 표정은 침착함과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아주 미세한 포인트만을 노출해야 했다. 그저 당면한 상황에 집중하기로 하고 캐릭터의 성격대로 움직였는데, 어느새 서서히 눈빛이 달라졌다. 촬영하면서 스스로도 신기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시은은 가끔씩 귀엽기도 하다. 의도한 건가. (웃음)
= 하하, 귀엽지. 시은이 가지고 있는 은근한 귀여움도 마찬가지로 일부러 애써 연기해선 안되는 지점이었다. 그렇지만 관객이 보기엔 분명 시은이 의외로 귀여워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건 온전히 내 힘으로 만들었다기보다 수호(최현욱)와 범석(홍경) 사이에서 생기는 관계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


- 작품 속 시은, 수호, 범석 3인방의 관계에 쉽게 이입할 수 있었나. 사람 박지훈은 누군가의 친구일 때 주로 어떤 모양의 우정을 나누는 사람인지 궁금하다.
= 안 친해도 축구 한판 제대로 하고 나면 끈끈해지는 게 이 나이, 이 시절의 관계 같았다. 무엇보다 시은도 결국은 마음 깊은 곳에서 진정한 친구를 원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실제의 나는 시은과 여러모로 다르다. 친구들과 게임 같은 걸 할 때는 주로 분위기를 이끄는 쪽이고, 대놓고 살갑게 표현하는 편은 못되지만 몰래 생일 선물을 챙긴다든지 하는 식으로 마음을 전하려 한다.


- 촬영장에서 호흡한 세 배우의 실제 성향은 조화로웠나.
= 최현욱 배우는 직진하고 거침없는, 홍경 배우는 단정하고 절제하는 스타일이다. 나는 그 사이에서 각각의 상대방에게 맞출 때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었고. 연습생 시절에 막내 생활을 오래 해서 몸에 밴 습관이다. 여러모로 우리의 밸런스는 아주 적절했다고 할 수 있겠다. 두 배우는 정말이지 좋은 형, 동생이어서 무언가 힘들거나 부자연스러울 일이 없었다. 잠깐만,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 그 두 사람이 나를 열심히 배려해주고 있었던 걸까? (웃음)


- 후반부로 가면서 시은의 상태는 감정적 파국으로까지 치닫는다. 결과적으로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지만, 과정에서 헤매는 시간은 없었나.
= 물론 어려웠다. 시은이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어떤 상태에 다다르는 장면을 연기할 때 왜 그런 폭발의 순간까지 나아가게 되었을지 스스로 계속 질문해볼 수밖에 없었다. 그저 친구를 사귀고 싶었을 뿐인데, 시은은 자신이 내어준 진심과 상대에게 받은 마음이 모두 사라져버리는 기분을 느끼고 무너진다. 또래에 비해 조숙하지만 아이 같은 면도 동시에 존재하는 사람이 연시은이라고, 그렇게 받아들였다.


- 미니 앨범 《디 앤서》로 가수로서도 한층 성숙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엔 작사에도 관심이 있다고 밝혔는데.
= 가끔씩 이상하게도 머릿속에 어떤 단어가 박힐 때가 있다. 내 마음속에 ‘저장’도 그렇게 튀어나온 거였다. 얼마 전엔 온통 책상이란 단어가 맴돌아서 ‘갑자기 왜 책상이지? 그런데 이 책상이란 단어로 뭘 해볼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엄청 했다. 그래서 작사가 내게 잘 맞는 일 같다. 아직은 많이 어설프고 부끄러운 수준이라 앞으로 조금씩 더 잘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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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맨 뒷자리에서 잠만 자는 ‘그 친구’. 얼굴보다 뒤통수가 익숙한 수호는 교문만 나서면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할머니와 약속한 ‘결석 없는 졸업’을 목표로 수호는 현재까진 별 탈 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런 줄 알았다. 친구 시은(박지훈)과 범석(홍경)을 만나기 전까진. 힙합을 좋아하는 배드민턴 부원(<라켓소년단>)에서 그때 그 시절의 인플루언서 ‘7반 이쁜이’(<스물다섯 스물하나>)를 거쳐 ‘파이터 수호’에 이르기까지. 최현욱은 배역에 맞춰 유연하게 스스로를 조형해가며 배우로서의 영역을 확장해왔다.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현장의 흐름을 기민하게 읽는 동물적 감각을 여실히 발휘해낸 결과다.



- 얼마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약한영웅 Class 1>을 상영했다. 관객과 함께 큰 스크린으로 시청한 소감이 어땠나.
= 오프닝 음악에서부터 ‘끝났다’고 생각했다. (웃음) 그때 본 게 첫 시사였는데 형과 누나들의 연기가 정말 좋더라. 관객이 수호 캐릭터와 나의 싱크로율에 관해 질문을 했는데, 그때 50 대 50이라고 답했다. 배울 점이 정말 많은, 멋있는 캐릭터였다.


- 어떤 부분이 그렇게 멋있었나. 또 어떤 점이 비슷하다고 느꼈나.
= 일찍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책임진 점, 공부는 하지 않더라도 나름 성실하게 학교를 다닌다는 점. 나름의 힘듦이 있어도 거기에 절대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친구라는 게 좋았다. 가장 좋았던 건 자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거였다. 멋있어 보이게끔 행동하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표현하고 시원시원하게 행동하는 게 좋았다.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한 건 개그가 재미없다는 점? (웃음) 아재 개그까진 아니어도 제스처나 행동에 아저씨 같은 면이 있다는 소릴 종종 듣는다.


- 그런 수호가 마음에 들어서 <약한영웅 Class 1> 출연을 결심했나.
= 수호에 대한 애정도 있었고 대본 자체도 워낙 재밌었다. 읽으면서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약한영웅 Class 1>은 액션이 눈에 띄긴 하지만 한편으론 예전에 한번쯤 경험해봤을 감정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그런 감정선이 좋았고 공감이 많이 됐다. 도전해보고 싶었던 액션 신이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들었다. 야구를 오래 했고 워낙 몸을 잘 쓰는 배우라 별로 힘들지 않았을 것 같은데.
= 수호가 무술을 했던 친구기 때문에 좀더 전문성을 보이고 싶어서 훈련을 많이 했다. 2~3개월가량 액션스쿨을 다녔는데 처음엔 너무 어려웠다. 액션은 춤과 같은 거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운동할 때와 몸 쓰는 게 다르더라. 그런데 언젠가부터 하면 할수록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재밌어서 현장에서도 너무 고난도가 아니면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했다. 내가 몸 쓰는 걸 정말 좋아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 교실에서 시은이의 싸움을 말리는 순간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시은과 영빈의 싸움이기 때문에 수호가 굳이 나설 필요는 없지 않나. 시은과 별로 친하지 않았을 때인데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싸움을 말렸다.
= 자다 깬 수호 눈에도 상황이 심각해 보였던 것 같다. 아무리 봐도 시은이가 끝까지 갈 것 같으니 ‘얘 뭐야, 왜 이러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순간적으로 반응한 거다. 모두가 몸을 사리는 와중에도 자신만큼은 시은이를 말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확실히 있었을 것이다.


- 한편 시은이 석대(신승호) 무리와 싸우고 있을 때 범석이 도와주러 가자고 하자 ‘우리가 그 정도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라고 말한다. 나름 인간관계에서의 선이 분명한 캐릭터인 걸까.
= 감독님하고도 그 이야기를 했었다. ‘수호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뭘까요?’ 정말 단순하게 ‘아직 그 정도 사이가 아니라서’였을 거라고 하시더라. 수호가 1차원적인 면이 있다. 별다른 생각을 해서가 아니라 그땐 정말 친하지 않았고, 범석이가 깨워서 짜증도 좀 났고, 이따가 아르바이트도 있는데 굳이 거기까지 가야 하나 이런 생각을 연이어 했을 것 같다.


-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던데 어떤 장면이었는지 궁금하다.
= 시은이가 밥 먹으러 가자며 깨우는 신에서 수호가 “근데 눈빛이 왜 그래? 안 먹어!”라고 말한다. 그게 애드리브였는데 기존의 대사 대신 그 장면을 살려주셨더라. 석대랑 싸울 때도 영빈이에게 “네 형 쫄리나 본데”라고 말하는데 원래 없던 대사다. 그런 식으로 상황에 맞는 말들을 많이 시도해봤다.


- 의상이나 소품에 관해서도 의견을 자주 내는 편인가.
= 그렇다. 수호의 사복은 아예 트레이닝복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잘 때 수호가 베는 베개도 내가 고른 거다. 세개의 후보가 있었는데 분홍색 토끼 베개에 꽂혀서 이걸로 하겠다고 했다. 화면에서도 잘 보이더라.


- 수호가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 그렇게는 생각 안 했고, 본체인 내 마음에 들었다. (일동 웃음)


- 2019년 웹드라마 <리얼:타임:러브 PART 1>으로 데뷔했다. 지금까지 연기해보니 배우로서 본인의 장점은 무엇인 것 같나.
= 부끄럽지만, 감사하게도 눈이 깊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그리고 자기 객관화가 잘돼 있는 편이다. 배우로서 장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연기하면서도 적용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모범택시>와 <라켓소년단>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같은 전작들부터 <약한영웅 Class 1>에 이르기까지 유독 학생 캐릭터가 많았다. 교복을 벗고 더 다양한 외형에 도전해보고 싶진 않나.
= 교복을 입는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캐릭터와 상황이 전부 달랐다. 시대극에도 출연했고 운동부원으로도 나왔고, 또 수호는 남고에서 흔히 볼 법한 친구였다. 캐릭터만 다르다면 학생 역할을 또 해도 상관없다. 그리고 여태까지 교복을 입었으니 앞으로 새롭게 연기해볼 수 있는 인물들도 더 많지 않을까. 그 순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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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한구석에 말없이 앉아 있을 것 같은 범석은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관계 맺음의 방법을 몰라 어색한 호의만 내세우는 소년이다. 하지만 이 조용한 성격이 불의를 외면하거나 모른 척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범석은 시은(박지훈)과 수호(최현욱)의 접점을 극대화하면서 이들을 위해 선뜻 용기낼 줄 안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와 <D.P.>, 영화 <결백>과 <보이스>를 거쳐온 홍경은 소년의 외로웠던 나날을 종결시키고, 그에게 친구들과 함께 나아갈 성장의 시간을 선물했다. 소설 <데미안>의 구절을 바꾸면 범석의 얼굴을 띤 홍경의 이야기가 된다. ‘소년은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소년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 범석은 조용하고 숫기 없는 소년이지만 의외로 강단 있는 모습을 보인다. 어떤 일이 새롭게 벌어질 때마다 사건의 심각성을 빠르게 파악하고 용기내 나서기도 한다.
= 범석이는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한번쯤 겪어봤을 다양한 감정을 드러낸다. 10대가 거치는 일종의 통과의례를 보여주는 셈이다. 그 시기엔 주변의 선망하는 대상을 보면 나도 모르게 따라하게 되는데 범석도 그런 부류의 감정을 느낀다.


- 범석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어색해하고 모든 제스처가 겸연쩍다. 학창 시절 어디에선가 본 적 있는 어리숙한 소년의 태도를 생생하게 체화했다.
= 구체적인 이미지나 태도를 참고한 건 아니다. 그저 그에게 주어진 상황이나 감정, 그가 엮어나가는 관계성을 생각하며 어떻게 대응하고 반응할지를 고민했다. 머리도 튀지 않고 지극히 평범해 보이기 위해 둥그런 바가지 스타일을 했다. 그 나이대 남학생이 가장 많이 하는 머리이기 때문이다. 외형적으로 평범해 보일 방법을 찾았다. 사실 격투 신에서도 수호나 시은이는 화려하게 싸우는데 범석이는 현실적이고 감정이 앞선 액션을 취한다. 그런 서투름이 있다.



- 시은이는 얼음장처럼 차고 다른 사람과의 교류에 크게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시은의 핸드폰에 유일하게 등록된 번호가 범석과 수호의 것이다. 범석의 어떤 점이 시은의 마음에 들었다고 생각하나.
= 범석은 시은이에게 다가가는 입장이다. 초반에는 모종의 협박을 받아 시은을 힘든 구석으로 몰아갔지만 곤경에 빠진 그를 돕기 위해 용기내 수호를 데려온 순간, 둘의 관계에 변화가 생긴 것 같다. 범석이 시은이랑 친해져야겠다고 의도적으로 계산한 건 아니다. 그저 공동의 사건을 마주하고 함께 헤쳐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시은의 마음이 열린 듯하다. 


- <약한영웅 Class 1>의 장르는 ‘액션’이자 ‘성장’이다. 거대 세력을 맞닥뜨린 세 친구가 어떤 형태의 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나.
= 10대 청소년은 주로 혼자 있는 걸 더 편하게 여긴다. 그런데 혼자만의 생각에 골몰하다 보면 나만의 제한된 세계에 갇힐 수 있다. 이때 나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은 타인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성인보다 청소년 시기에 그 균열로부터 영향을 크게 받는다. <약한영웅 Class 1>에서도 각자 섬처럼 지내던 세 친구가 관계를 맺으면서 새로운 경험을 확장하고 성장을 하게 된다. 뭐랄까, 공동의 특별한 경험을 가지면 부쩍 친해지기 마련이라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세 친구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는 듯하다. 실제로 학교에서도 축구 한번 같이하면 묘하게 동질감이 생기고 ‘우리’라는 유대감이 형성되는 것처럼. (웃음)


-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언뜻 범석이 같은 모범생의 느낌이 든다. 평소의 홍경은 어떤 성격인가.
= 안 그래 보이지만 아주 활달하다. 집 안에 가만히 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밖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다. 쉬는 날에는 여행을 가거나 전시장을 많이 찾는다.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외부에서 오는 즐거운 자극을 즐긴다.


- 4년 전 이맘때, ‘서울독립영화제 2018 배우프로젝트’에서 2위를 차지했다. 막 데뷔한 신인 시절이었다. 그때의 홍경이 지금의 홍경올 돌아보면 어떤가. 자신이 원하던 대로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나.
= 발버둥치고 있는 것 같다. (웃음) 평소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그렇다고 했던 역할과 안 해본 역할을 구분하려 한 적은 없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피부로 와닿는 이야기와 마음으로 느껴지는 메시지다. 앞으로도 그런 것들을 해나가고 싶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이후로 영화 <결백>과 <정말 먼 곳>을 하고 드라마 <호텔 델루나>와 <D.P.> 등을 거쳐왔다. 매일 발버둥치는 마음으로 임해왔는데 결국 그 발버둥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나보다. 4년 전의 내가 그리던 모습과 똑같지는 않지만 꼬리를 물고 따라가고 있다.


- 처음으로 되고 싶었던 게 배우였다고. 자신의 어떤 모습에서 배우로서의 잠재력을 발견했나.
= 역량보다는 성향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영화를 정말 좋아했다. 정말 많이 봤다. 영화관에 가는 걸 삶의 낙으로 여기던 시절이었다. 새로운 작품이나 장르, 형식 등에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았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에도 비슷한데 나는 정독파다. 그래서 이해가 잘 안되면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읽거나 본다. 그렇게 어떤 장면에 오래 머물렀던 시간이 은연중에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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