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52356
그들은 서로의 결핍을 알아보았다. 결핍은 이미 없는 상태이므로, 더는 없어질 수가 없다. 그러므로 그들은 고요하고 단호하게, 함께일 것이며 서로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보통의 로맨스 장르에서는 뜨겁고, 없으면 죽고 못 살고, 각자의 세계가 우리의 세계가 되고, 그렇게 스며들어 한줄기로 가는 사랑을 이야기했다. 이 드라마는 조금 다르다. 이 드라마에서는 각자의 세계가 공존하도록, 두 선이 하나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놓이게, 그냥 둔다. 사랑한다고 해서 서로의 세계가 연합되어 꼭 한 줄기로 만들어져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할 수 있어야 사랑을 받을 수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드라마에서는 낭만적인 사랑을 강조하며, 사랑을 위해 자신의 무언가를 포기하거나 희생하곤 한다. “서로를 잘 지키며 사랑해야지.” 미주가 나랑 평생 같이 살아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고,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해야 둘이 오래 만날 수 있다고, 선겸에게 이야기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희생적인 사랑이 지나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난 서늘해 보일 수도 있는 이 드라마의 위로가, 사랑은 꼭 열렬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가 좋았다. 오히려 덕분에 안온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