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드롬급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인기를 예상했는지
▲ (유인식) 이렇게까지 사랑해주실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채널에서 시작했고 소재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기도 했다. 음식으로 따지자면 평양냉면처럼 슴슴한 편이라 입소문을 타고 좋아하시는 분들이 찾아주시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초반부터 열화와 같은 반응은 상상 못했다. 십몇년 동안 연락 못 했던 분들께도 연락이 오더라. 얼마 전에는 고등학교 은사님이 문자를 주셨다. 굉장히 울컥했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 (문지원) 나도 연락되지 않았던 분들이 다양하게 연락 주신다. 카페에서 '태수미는 왜 우영우를 버렸을까' 토론하시는 걸 봤다. 버스에서도 '우영우'를 보시는 분들을 봤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 우영우와 태수미의 재회신이 신파로 흘러가지 않았다는게 인상적이었다. 어떤 점에 집중해 집필했나
▲ (문지원) 내가 출생의 비밀이라는 코드를 넣겠다 했을 때는 처음에 제작자에서 괜찮냐, 새롭고 신선한 드라마를 해야하는데 클리셰를 가져오는게 괜찮냐'고 우려가 있으셨다. 내가 계속 영화를 하던 사람이라 드라마 문법에 오히려 익숙하지 못하다 보니 새로웠던 것 같다. 문법을 생각하지 않고 두 사람 관계에 집중해 풀어내자 했는데 좋게 반응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 우영우의 친구가 '동그라미'인 이유에 대한 분석이 있는데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의 특성을 생각한 것인지
▲ (문지원) 그렇지는 않다. 자폐인들이 동그라미를 선호해서 베스트 프렌드의 이름을 동그라미라 지은 것은 아니다. 동그라미라는 캐릭터가 영우의 친구이면서 정신적 지주이면서 영우보다 어떤 면은 더 이상한 친구라 생각했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개성 있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서 여러 후보 중 고른 이름이다.
- '우영우 패러디'로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유인식) 기사와 걱정의 목소리를 들었다. 나 또한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런 이야기가 편안하진 않다. 일상 생활에서나 유튜브상에서 우영우의 캐릭터를 따라하셨던 분들이 말 그대로 '자폐인들을 비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지는 않으셨을거다. 본인이 사랑하는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한번쯤 따라해보고 싶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드라마 안에서 우영우가 하는 행동은 드라마에서 쌓아온 맥락 위에서 해온 행동이라 이해하면서 보실 수 있지만 바깥에서 그 행동의 어느 순간만을 또다른 맥락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것이 불특정 다수에게 바로 전달되는 세상이다 보니 본인의 의도와 다른 맥락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심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가는 것 같다. 몇년 전에 받아들이던 감수성과 지금 시대의 감수성은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이건 누군가가 '여기서부터는 희화화고 여기부터는 패러디다'라고 정해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 생각한다. 사회적 합의나 시대적 감수성 차원에서 공론화 되면서 기준점이 생겨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박은빈 배우와도 처음에 조심스러워했던게 우영우의 캐릭터와 연기는 극 밖에서 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것이었다. 박은빈 배우도 인터뷰 때 그런 걸 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시청자 여러분이 이 드라마를 어떻게 즐기는지에 대해 왈가왈부 할 만한 건지는 아니라 생각한다. 내 의견만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면 전에 드라마에 잘 등장하지 않던 인물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었고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니까 전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의식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지혜로운 시청자분들이 토론과 공론화를 통해 시대의 기준점을 만들어주시길 바란다.
- 영화 '증인'에 이어 다시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썼는데
▲ (문지원) 이 드라마가 시작되게 된 배경은 3년 전 어느날 에이스팩토리 분들이 찾아오셔서 김향기 배우가 연기한 지우가 성인이 됐을 때 변호사가 되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 그걸 드라마로 만들면 재미있을거라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셨다. 가능할 것 같고 재밌을 것 같고 내가 잘 쓸 수 있을거라 대답해 기회를 주셨다. 이상한 소리일 것 같은데 뭔가를 하나 만들고 나면 그 영화나 드라마 속 인물들이 평행우주 속 어딘가에서 계속 살고 있을 거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우영우는 영화 '증인'을 볼 것 같지 않지만 '증인' 속 지우는 어딘가에서 '우영우'를 본방사수하고 재밌게 보고 있을 것 겉고 영우의 말투를 복사하듯 따라해도 유일하게 비난받지 않을 것 같다 생각하면 기분 좋다. 성장한 캐릭터라기 보다 그 친구는 그 친구대로 살고 있고 우영우는 우영우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 자신이 자폐진단을 받거나 주변에 자폐인이 있는건 아니다. 관심을 같게 된 첫 계기는 스릴러 장르를 구성하다 자폐인이 목격자이면 어떨까를 생각했다. 그때 자폐스펙트럼에 대한 자료 조사를 시작했는데 자폐인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특성들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깨닫고 놀랐다. 독특한 사고방식, 엉뚱함, 강한 윤리의식이나 정의감, 특정한 관심 분야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해박한 지식, 엄청난 기억력, 시각과 패턴과 사고하는 방식들. 모든 자폐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폐스펙트럼으로 인해 강화되는 특성이다. 그런 면에서 매력을 느꼈다.
- 연출면에서 만족스러운 장면이 있다면? 어떤 점을 주요하게 생각하고 연출했는지
▲ '우영우'에서 좋은 장면들은 대부분 좋은 배우들이 연기를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해줘서 드러나는 것 같다. 연출자의 지나친 개입이나 편집으로 끊지 않으려고 하는게 내가 생각하는 연출의 방향이다. 그러다 보면 맺고 끊어지는 호흡에 리듬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호흡을 극적으로 살려주어야겠다 생각한 부분들은 배우와 협의한다. 예를 들면 4회 법정에서 동그라미와 아버지가 폭행 당하고 상대편 변호사가 폭행을 유도한거 아니냐고 했을 때 영우가 '그렇다는 증거 있습니까?'라는 대사는 적정한 호흡을 주고 적절하게 카메라가 다가갔을 때 나와야 한다 생각했다. 그런 대사를 할 때 배우와 카메라 워크를 맞추면서 리허설 했다.
- 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고 제목을 정했나
▲ (문지원) 이상하다는 단어가 우영우란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굉장히 적절하다 생각했다. 낯설고 이질적인 부정적 의미도 있지만 이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생각들, 더 나은 사회로 만드는 힘이 이상함에 있다 생각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609/0000607559
전문은 출처로!!
▲ (유인식) 이렇게까지 사랑해주실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채널에서 시작했고 소재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기도 했다. 음식으로 따지자면 평양냉면처럼 슴슴한 편이라 입소문을 타고 좋아하시는 분들이 찾아주시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초반부터 열화와 같은 반응은 상상 못했다. 십몇년 동안 연락 못 했던 분들께도 연락이 오더라. 얼마 전에는 고등학교 은사님이 문자를 주셨다. 굉장히 울컥했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 (문지원) 나도 연락되지 않았던 분들이 다양하게 연락 주신다. 카페에서 '태수미는 왜 우영우를 버렸을까' 토론하시는 걸 봤다. 버스에서도 '우영우'를 보시는 분들을 봤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 우영우와 태수미의 재회신이 신파로 흘러가지 않았다는게 인상적이었다. 어떤 점에 집중해 집필했나
▲ (문지원) 내가 출생의 비밀이라는 코드를 넣겠다 했을 때는 처음에 제작자에서 괜찮냐, 새롭고 신선한 드라마를 해야하는데 클리셰를 가져오는게 괜찮냐'고 우려가 있으셨다. 내가 계속 영화를 하던 사람이라 드라마 문법에 오히려 익숙하지 못하다 보니 새로웠던 것 같다. 문법을 생각하지 않고 두 사람 관계에 집중해 풀어내자 했는데 좋게 반응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 우영우의 친구가 '동그라미'인 이유에 대한 분석이 있는데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의 특성을 생각한 것인지
▲ (문지원) 그렇지는 않다. 자폐인들이 동그라미를 선호해서 베스트 프렌드의 이름을 동그라미라 지은 것은 아니다. 동그라미라는 캐릭터가 영우의 친구이면서 정신적 지주이면서 영우보다 어떤 면은 더 이상한 친구라 생각했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개성 있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서 여러 후보 중 고른 이름이다.
- '우영우 패러디'로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유인식) 기사와 걱정의 목소리를 들었다. 나 또한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런 이야기가 편안하진 않다. 일상 생활에서나 유튜브상에서 우영우의 캐릭터를 따라하셨던 분들이 말 그대로 '자폐인들을 비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지는 않으셨을거다. 본인이 사랑하는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한번쯤 따라해보고 싶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드라마 안에서 우영우가 하는 행동은 드라마에서 쌓아온 맥락 위에서 해온 행동이라 이해하면서 보실 수 있지만 바깥에서 그 행동의 어느 순간만을 또다른 맥락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것이 불특정 다수에게 바로 전달되는 세상이다 보니 본인의 의도와 다른 맥락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심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가는 것 같다. 몇년 전에 받아들이던 감수성과 지금 시대의 감수성은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이건 누군가가 '여기서부터는 희화화고 여기부터는 패러디다'라고 정해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 생각한다. 사회적 합의나 시대적 감수성 차원에서 공론화 되면서 기준점이 생겨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박은빈 배우와도 처음에 조심스러워했던게 우영우의 캐릭터와 연기는 극 밖에서 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것이었다. 박은빈 배우도 인터뷰 때 그런 걸 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시청자 여러분이 이 드라마를 어떻게 즐기는지에 대해 왈가왈부 할 만한 건지는 아니라 생각한다. 내 의견만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면 전에 드라마에 잘 등장하지 않던 인물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었고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니까 전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의식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지혜로운 시청자분들이 토론과 공론화를 통해 시대의 기준점을 만들어주시길 바란다.
- 영화 '증인'에 이어 다시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썼는데
▲ (문지원) 이 드라마가 시작되게 된 배경은 3년 전 어느날 에이스팩토리 분들이 찾아오셔서 김향기 배우가 연기한 지우가 성인이 됐을 때 변호사가 되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 그걸 드라마로 만들면 재미있을거라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셨다. 가능할 것 같고 재밌을 것 같고 내가 잘 쓸 수 있을거라 대답해 기회를 주셨다. 이상한 소리일 것 같은데 뭔가를 하나 만들고 나면 그 영화나 드라마 속 인물들이 평행우주 속 어딘가에서 계속 살고 있을 거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우영우는 영화 '증인'을 볼 것 같지 않지만 '증인' 속 지우는 어딘가에서 '우영우'를 본방사수하고 재밌게 보고 있을 것 겉고 영우의 말투를 복사하듯 따라해도 유일하게 비난받지 않을 것 같다 생각하면 기분 좋다. 성장한 캐릭터라기 보다 그 친구는 그 친구대로 살고 있고 우영우는 우영우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 자신이 자폐진단을 받거나 주변에 자폐인이 있는건 아니다. 관심을 같게 된 첫 계기는 스릴러 장르를 구성하다 자폐인이 목격자이면 어떨까를 생각했다. 그때 자폐스펙트럼에 대한 자료 조사를 시작했는데 자폐인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특성들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깨닫고 놀랐다. 독특한 사고방식, 엉뚱함, 강한 윤리의식이나 정의감, 특정한 관심 분야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해박한 지식, 엄청난 기억력, 시각과 패턴과 사고하는 방식들. 모든 자폐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폐스펙트럼으로 인해 강화되는 특성이다. 그런 면에서 매력을 느꼈다.
- 연출면에서 만족스러운 장면이 있다면? 어떤 점을 주요하게 생각하고 연출했는지
▲ '우영우'에서 좋은 장면들은 대부분 좋은 배우들이 연기를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해줘서 드러나는 것 같다. 연출자의 지나친 개입이나 편집으로 끊지 않으려고 하는게 내가 생각하는 연출의 방향이다. 그러다 보면 맺고 끊어지는 호흡에 리듬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호흡을 극적으로 살려주어야겠다 생각한 부분들은 배우와 협의한다. 예를 들면 4회 법정에서 동그라미와 아버지가 폭행 당하고 상대편 변호사가 폭행을 유도한거 아니냐고 했을 때 영우가 '그렇다는 증거 있습니까?'라는 대사는 적정한 호흡을 주고 적절하게 카메라가 다가갔을 때 나와야 한다 생각했다. 그런 대사를 할 때 배우와 카메라 워크를 맞추면서 리허설 했다.
- 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고 제목을 정했나
▲ (문지원) 이상하다는 단어가 우영우란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굉장히 적절하다 생각했다. 낯설고 이질적인 부정적 의미도 있지만 이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생각들, 더 나은 사회로 만드는 힘이 이상함에 있다 생각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609/0000607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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