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럽게 우리 애들의 첫만남을 곱씹는데 또 좋네..
내가 진짜 좋아하는 포인트 중에 하나가
성인이 된 휘와 지운이가 처음 만난 순간 휘의 10년 된 가면이 벗겨져 있던 상태였다는 건데
생각해보니 휘운이들은 모든 면에서 그랬던거 같아
어린 담이와 지운이가 만났던 순간에도
담이에게 주어진 모습 그대로 빨래를 너는 모습이 아닌
담이가 하고 싶은 자의대로 책을 읽고 있던 모습이었고
성인이 된 휘와 지운이가 만난 순간에도
휘가 살아가고 있던 세자로서의 모습이 아닌
감춰져있던 진짜 휘의 모습이 나타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런 속마음이 드러나 있던 상태에서 담이를 먼저 찾아낸게 지운이었다는 것도 똑같더라고
그리고 어린 담이에게 모르는 글자를 알려주며 도와주고 싶어 했던 것도
성인 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것도
어쩌면 그대로인 지운이의 모습 자체인 것 같기도 하고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물에 빠지는 것도
지운이를 휘가 구해주는 것도
의도치 않게 첫만남부터 스킨십을 하는것도
(우째 어릴땐 뽀뽀(?)였지만 커서는 손잡고 뛰기 정도로 오히려 줄었(?)지만ㅋㅋㅋ)
사실 걍 물에서 구해주는 정도만 데칼이라고 여겼는데
그냥 첫만남 시퀀스 자체가 여러가지 의미에서 겹쳐지는 면이 있는 것 같아
궁녀와 도령의 관계였지만 그런건 의미없는 폐전각에서 만난 담지운이나
세자와 길거리 의원인 위치이지만 모든 껍질이 의미없는 강무장에서 만난 휘운이나
그냥 본연의 모습으로 처음 마주하는 것 자체가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만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운명같은 관계라는 걸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휘가 한량같아 보이는 지운이를 먼저 만난게 아니라
기꺼이 손을 내밀고 돕고 싶어하는 휘가 알던 지운이를 먼저 만났기 때문에
마음 한켠 기대감을 품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단순히 여자-남자로서 처음 만났기 때문에 좋은 걸 넘어서
여러가지 의미로 둘의 운명적인 서사를 함축한 시퀀스가 아닐까 싶더라고
곱씹을수록 좋고 또 뻐렁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