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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블루스 [우블, 어땠어?] ‘드라마 평가단’이 꼽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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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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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028/0002594806


다운증후군 정은혜 배우 삶 녹인 ‘영희와 영옥…’
공감·배려의 ‘푸릉 공동체’ 푸근한 기억 남겨
‘서글서글’ 김우빈, 차승원 생활연기 인상적


https://img.theqoo.net/erWyl


노희경 작가가 집필한 옴니버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지난 12일 종영했다. 1회 차승원과 이정은의 첫사랑 추억으로 시작해, 오랜 친구의 해묵은 갈등, 김혜자와 이병헌의 모자 이야기 등 총 20회 동안 다양한 인간관계를 풀어냈다. 장애인 역할을 장애인이 직접 연기하는 등 티브이에서 유례없던 의미 있는 시도도 했다. 이병헌, 김우빈, 신민아 등이 회차에 따라 지나가는 마을 사람처럼 나오는 진기한 광경도 펼쳐졌다. 이병헌과 차승원이 노래방에서 함께 춤추고 노래도 했다. 김우빈 형제와 그의 부모처럼 너무 바른 사람들은 되레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지만, 그래서 좋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들의 블루스>는 다양한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갈등을 풀어가면서 사는 모습으로 우리의 삶을 그려냈다. 그 삶을 노동을 통해 겪은 아픔과 그걸 통해 알게 된 삶의 비애, 또 제주 바다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묶어 놓은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여러 인물군상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준 <우리들의 블루스>. 그중에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를 ‘드라마 평가단’이 꼽았다.


■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은희와 한수> 편.

왜 이 드라마의 배경이 제주인가를 보여준다. 제주 바다는 사람들을 삼켜버리는 어쩔 수 없는 고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삶을 살아내게 해주는 생명력이면서 때론 지친 이들을 품어주는 곳으로 그려진다. ‘은희와 한수’편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은 한수가 고등학생 시절에 그랬던 걸 떠올리며 달라진 현재의 모습으로 바다를 향해 뛰어드는 장면이었다. 그건 과거의 그 순수했던 시절로 되돌아가고픈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면서 그 바다가 혹여나 그걸 가능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절망감에 가득한 표현이기도 했다. 놀랍게도 이 에피소드에서 은희는 한수의 바다 같은 존재로 인해 되살아나는 인물로 등장한다. 생선 대가리를 치는 일로 거칠게 한평생을 살아왔지만 동시에 그것으로 가족들을 건사해온 은희는 그들에게도 한수에게도 바다 같은 존재였다.

<동석과 선아> 편.

바다는 선아가 뛰어든 바다이고, 그런 선아를 해녀들이 다시 끌어내 준 바다다. 또한 이 이야기는 우울증이라는 심연의 어두운 바닷속에서 숨 막혀 하는 선아를 동석이 끌어내 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가만히 있어도 사위가 어두워지는 우울증에 갇힌 선아를 깨워주는 건 동석이 만물상 트럭을 끌고 다니며 틀어 놓았던 “윗도리 아랫도리~” 같은 품목을 알려주는 녹음된 목소리다. 치열한 노동의 삶이 묻어난 그 목소리가 우울의 심연에서 현실로 선아를 끌어올려 준다는 건 이 드라마가 얼마나 노동이 가진 가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가가 잘 드러난다.

<영옥과 영희 그리고 정준> 편.

이 에피소드에서 바다는 부모가 모두 죽고 홀로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언니를 부양해야 하는 영옥이 온전히 혼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자유의 공간이다. 언니를 시설에 맡기고 도망치듯 전국을 떠돌다 결국 제주까지 와서 그것도 모자라 바다 깊숙이 들어가서야 홀로 남을 수 있었던 영옥이다. 그가 물질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도 여기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도 영희의 존재를 안 후 모두 떠나갔던 아픔 때문에 정준에게도 거리를 두지만, 정준은 영옥이 그토록 숨어 들어가려 했던 바다 같은 공간을 내주는 인물이다. 영희의 존재를 알고서도 넉넉히 품에 안아준다. 영옥은 제주를 찾아온 영희가 사실은 자기보다 더 외로웠고 그러면서도 자기를 위해 멀리 떨어져 있으려 애써왔으며 그 그리움이 바다 같았다는 걸 그가 그린 그림을 통해 깨닫는다. 인상적이었던 건 영희가 제주에 막 도착했을 때 해녀들이 선선히 그를 가까이 오라 하고 같이 일도 하고 놀면서 어우러지는 모습이다. 제주의 바다가 갖는 그 넉넉함이 묻어났던 장면이다.

■ 김효실 기자

<영옥과 정준 그리고…> 편.

한 3번 정도 다시보기 한 것 같다. 보면 볼수록 정은혜 배우가 드라마에 어우러지는 장면이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이 에피소드는 한국 드라마 역사에서 반짝반짝 빛날 보석 같은 편이라는 생각까지. 노희경 작가가 정은혜 배우와 가족의 삶을 드라마로 녹여낸 저력이 돋보이고 제작진, 동료 배우의 섬세한 협업도 훌륭하다. 영희가 술 마시고 춤추며 달이, 은희와 노는 장면, 처음 푸릉 사람들과 인사 나누며 별이와 친구 먹는 장면 등은 계속 다시 찾아볼 것 같다. 나중에 영옥이 정준의 부모님을 처음 만났을 때 두 사람이 영옥을 환대하는 장면도 훈훈했다.

<동석과 선아> 편.

우울증을 다루는 방식이 섬세해서 위안을 받은 편. 우울증은 겉으로 보면(?) 멀쩡해 보이기 십상이라, 타인에게 그 고통을 ‘입증’해내기가 매우 어려운 질환이다. 그런데 드라마는 선아가 시간의 흐름을 잊는다거나, 온몸이 물에 젖은 듯 무거운 상태라는 것, 다른 사람과 같은 시공간에 있지만 주위의 모든 불이 꺼져서 혼자 암흑 속에 둘러싸인 것 같은 상황을 실감 나게 표현해줬다. 그러면서도 우울증을 정신질환으로서 의학적으로만 접근하는 걸 넘어서, 인간 존재의 실존적 고민과 연결시킨다. 마치 우울증을 다룬 유명한 책 <한낮의 우울>에서 저자가 “우울증 환자는 정상인보다 진실을 보는 눈이 더 날카롭다”고 말한 것처럼, 선아가 동석의 상처, 사랑과 선의를 있는 그대로 품는 모습을 보여준다. 선아는 드라마에서 영희와 함께 푸릉 마을 주민으로서의 기억이 거의 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영희가 그렇듯 선아도 ‘푸릉 공동체 정신’으로 대표되는 공감과 배려, 관계의 소중함을 아는 존재다. 누구나 푸릉 커뮤니티에 속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미란과 은희> 편.

기존 드라마가 잘 다루지 않는 중년 여성들의 우정을 메인 소재로 다룬 점 자체가 반가웠다. 더구나 이정은, 엄정화 배우가 투톱이라니. 가끔 다시 찾아볼 에피소드다. 특히 은희는 첫 번째 에피소드 <한수와 은희> 편에서 사실상 한수에게 ‘져주는’ 느낌, ‘전지적 한수 시점’에 가까운 에피소드로만 소비되기 아까운 캐릭터였기 때문에, 주인공으로 재등장한 게 다행이었다. 은희 아역을 맡은 심달기 배우의 연기를 다시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한수에게만이 아니라, 자신의 가족, 친구 등에게 주로 ‘져주는’ 인생을 살아왔던 은희. 그러나 스스로에겐 엄격했던 은희. 자신을 ‘무수리’로 부린다고 생각한 공주 미란이 사실은 자신에게 ‘져줄 수 있는’ 친구였음을 깨닫는 서사가, 은희를 더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 남지은 기자


https://img.theqoo.net/pdTkr


<우리들의 블루스>는 톱스타가 마을 사람으로 등장한 것도 놀라웠던 작품이다. 이병헌은 자신이 중심인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 시장 한복판에서 옷을 팔며 “골라~ 골라~”를 외쳐댔다. 차승원은 1회에서 이정은과 첫사랑 이야기를 선보인 이후 20회 전체 운동회 때 등장했다. 김우빈은 1회에서 길 가다가 이정은을 잠깐 만났다. 수많은 스타가 나왔다가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새로운 모습으로 화제도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특별히 그들 중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를 꼽았다.

<정준 역 김우빈>

김우빈이 생활 연기를 이렇게 잘했나? 문득문득 놀랐다. 김우빈 하면 <상속자들>처럼 반항아, 까칠한 남자의 느낌만 떠올랐다. 몇년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이후 연기 색깔도 배우 자체의 느낌도 많이 달라진 듯하다. 티브이 출연 순서로 따지면, 복귀작이었던 예능프로그램 <어쩌다 사장>에서 보여준 환한 모습은 예능이기에 그렇겠거니 했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예능에서 보여준 그 웃음소리와 털털한 모습, 서글서글한 인상이 그대로 보였다. 김우빈은 다운증후군 장애인 언니를 둔 한지민을 사랑하는 남자를 맡았다. 다른 출연자들에 견줘 갈등이 세지 않아 역할 자체가 도드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 부드럽고 서글서글한 모습이 오히려 빛났다.

<영희 역 정은혜>

다운증후군 영희를 다운증후군 정은혜가 연기해 사람들이 놀랐다. 낯선 광경이기도 했지만 정은혜가 연기를 잘했기 때문이다. 그는 흥에 겨워 춤도 추고, 동생의 말에 서운하고 미안해 눈물도 펑펑 흘리는 등 다채로운 감정을 곧잘 연기했다. 맥주를 마시고, 동생의 남자친구한테 “너 영옥이 예뻐서 좋아하지?”라는 말도 서슴없이 했다. 장애인이 연기하면 불편할 거라 생각한 우리는 반성했다. 배우를 꿈꾸는 전국의 수많은 ‘정은혜’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아니, 모든 직업군에서 기회를 기다리는 ‘정은혜’들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이 배우의 출연이 단발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한수 역 차승원>

영화 <독전> <낙원의 밤> 등에서 잔인한 악역으로, 드라마 <그날 밤>에서 아토피를 달고 다니는 변호사로. 차승원은 최근 개성 뚜렷한 역할을 맡았다. 그래서 딸의 꿈을 이뤄주려고 고군분투하는 기러기 아빠로 등장했을 때 잘 어울릴까 했다. 잘 어울렸다. 이정은과 함께 스타트를 잘 끊었다. 딸을 위해 큰돈이 필요한 차승원은 과거 자신을 좋아했던 이정은의 마음을 이용하려고 한다. 미안한 마음과 그런데도 어쩔 수 없는 마음을 미세한 표정 변화로 잘 드러냈다. 바닷가에서 하늘을 볼 때 표정은 특히 좋았다. 왜 이렇게 잘하지? 생각해보면 차승원은 영화 <선생 김봉두> 드라마 <보디가드> 등 서민적인 일상 연기도 잘했다. <우리들의 블루스>가 차승원과 이정은의 추억뿐 아니고 시청자들에게 잊고 있던 그의 ‘생활 연기력’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줬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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