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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정민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모델 일을 할 때 부모님이 '너 끼 없어서 안 돼' 하면서 걱정하셨어요. 그런데 '그린마더스클럽'에 나오면서 180도 바뀌셨죠."
큰 키, 이국적인 외모에 유창한 불어까지. 교포인가 싶지만 대전에서 태어난 100% 한국인이라고 활짝 웃는다. 첫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긴장했지만 40대에 처음 입봉했다는 라하나 작가, 감독, 선배 배우들의 응원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다.
"저에겐 첫 데뷔 작품이고, 이요원 선배, 추자현 선배는 복귀작이었다. 감독님도 첫 장편 입봉작이고, 작가님도 첫 입봉작이었다. 모든 사람들의 열정이 집약된 현장이라 재밌었고, 스스로도 즐겼다. 해방감도 느껴지지만 아쉬움이 크다. 만족도는 60-70점 정도다. 처음인데 대견하게 잘했다는 의미에서 주는 당근 같은 느낌이다."
최광록은 극 중 한국계 프랑스인 루이 브뉘엘 역을 맡았다. 루이 브뉘엘은 이은표(이요원 분) 전 남자친구이자 죽은 서진하(김규리 분)의 남편이다. 최광록은 은표와 진하 사이를 오가는 루이의 의뭉스러운 면면을 표현했다. 극 후반부에는 반전 중심에 서서 활약을 펼쳤다. 존재감을 각인시킨 모델 최광록에게 먼 이야기였던 연기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어떤 역할인지도 모르고 영어, 한국어 하는 영상을 보내달라고 해서 5차까지 오디션을 봤다. 2차까지는 불어, 영어, 한국어 대본을 발췌 받아서 연기했다. 신인이니까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 뻔뻔하게 연기하는 걸 보고 싶었던 것 같다. 김규리 선배랑 싸우는 장면, 장례식장에서 우는 신 같은 극단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신을 주문하셨다. 오히려 명확하게 쌓인 걸 폭발시키는 거라 좋았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살리고, 루이의 과거와 현재를 극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수염을 길렀다. 노출신을 위해 9개월 동안 운동, 식단 관리도 철저하게 했다.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인 건 언어였다. 영어는 자신 있었지만 불어는 처음부터 배워야 했다.
"작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시간이 부족해서 교포 과외 선생님의 음성을 음악처럼 복사 붙여넣기 했다. 대사의 70%가 불어였는데 발음이 어려웠다. 연기가 처음인데 불어도 처음이고 한국어는 또 서툴러야 하고. 사실 발음은 네이티브가 들었을 때 좋진 않다. 하지만 발음에 너무 집중하면 연기가 무너질 수 있어서 오히려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다. 솔직히 아쉽지만 더 배웠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것 같다. 그래도 NG가 거의 없었다. 대사 NG는 드라마를 통틀어서 한 번 정도였다. 한국어도 너무 어색한 것보다 특정 발음만 못하는 게 설득력 있을 것 같았다."
12회 말미 죽은 서진하(김규리 분)와 똑같이 생긴 루이의 양누나 레아 브뉘엘의 등장은 많은 충격을 안겼다. 레아와 루이는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반전도 있었다. 해당 설정을 알고 작품에 임한 건 아니었다. 흔한 서사가 아닌 만큼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도 됐고, 루이가 이해되지 않는 순간도 있었다.
"루이가 소시오패스인가 싶기도 했다. 진하의 물건을 다 치웠다가 갑자기 오열하고. 하지만 레아라는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진하를 선택했고, 그 목적이 너무 강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편해졌다. 루이는 빌런이지만 입양됐고, 정체성 혼란이 있지 않았나.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이다. 쓰레기지만 딱하다는 일말의 동정심을 느껴준다면 성공일 것 같다."
'그린마더스클럽'은 1회 시청률 2.5%로 시작해 4.6%까지 치솟으며 뒷심을 발휘했다.(닐슨코리아제공, 유료가구 기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최광록을 알아보는 사람들 역시 늘었다. 카페, 식당 등에서 알아보고 사진을 요청하기도 한다. '나쁜 놈', '멋있다'라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들 댓글도 즐기고 있다. 무엇보다 가까운 가족들 반응을 통해 인기를 느끼고 있다.
"어머니도 챙겨 보시고, 누나들이 좋아하더라. 누나가 2명인데 친구들이 보고 많이 물어본다고 하더라. 예전엔 전화를 많이 안 했는데 누나가 갑자기 영상통화를 걸어서 보면 친구들이랑 있고 그렇더라.(웃음) 승무원 때 함께 일했던 사무장님 연락도 왔다."
법을 전공한 최광록은 제주항공 승무원으로 일하다 29살에 모델에 도전했다. 퇴사 후 해외에서 서비스직을 하려다, 모델에 도전했고 현재 소속사를 만나게 됐다. 수입이 적은 모델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학원에서 영어강사도 병행했다.
"특별한 이유로 직업을 바꾼 건 아니었다. 사람들이 안정된 직장을 탈피하고 어떻게 모델을 했냐고 대단하다고 한다. 모델은 리스크가 큰 직업이지 않나. 일부러 더 도전적으로 살려고 한다. 오아시스가 내 최종 목표라면 옆에 사과나무가 있을 수도 있고, 배 나무가 있을 수도 있지 않나. 그런 식으로 목표를 생각했다. 모델 일을 할 때 부모님이 '너 끼 없어서 안 돼' 하면서 걱정하셨다. 그런데 '그린마더스클럽'에 나온 후 180도 바뀌셨다. 가족들이 많이 지지해 주고 도와줬다."
우연히 내디딘 배우의 꿈은 데뷔작 '그린마더스클럽'에 출연한 후 더욱 짙어졌다.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도 다양하다. 루이처럼 슈트가 잘 어울리는 배역도 좋고, 밝은 로맨틱 코미디, 액션에 대한 욕심도 있다. 한예종, 서울예대를 나온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연기, 연출 욕심을 키워가고 있다. 작업을 끝낸 독립영화 'DM'은 6월 공개될 예정이다. 직접 감독이 돼 시나리오, 연출을 담당한 독립영화도 틈틈이 편집하고 있다.
"캐릭터가 짙은 루이 같은 캐릭터도 할 수 있지만 자연스러운 연기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배우는 인간의 감정을 연기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저도 포용력 있게 이해하고 싶고, 다양한 사람한테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예인으로서 급급하게 간다면 스스로 싫을 것 같아요.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연기적인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훈련을 하려고 해요. 어떤 작품이든 연기할 수 있는 현장이 있으면 좋겠어요."
[뉴스엔 박정민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모델 일을 할 때 부모님이 '너 끼 없어서 안 돼' 하면서 걱정하셨어요. 그런데 '그린마더스클럽'에 나오면서 180도 바뀌셨죠."
큰 키, 이국적인 외모에 유창한 불어까지. 교포인가 싶지만 대전에서 태어난 100% 한국인이라고 활짝 웃는다. 첫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긴장했지만 40대에 처음 입봉했다는 라하나 작가, 감독, 선배 배우들의 응원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다.
"저에겐 첫 데뷔 작품이고, 이요원 선배, 추자현 선배는 복귀작이었다. 감독님도 첫 장편 입봉작이고, 작가님도 첫 입봉작이었다. 모든 사람들의 열정이 집약된 현장이라 재밌었고, 스스로도 즐겼다. 해방감도 느껴지지만 아쉬움이 크다. 만족도는 60-70점 정도다. 처음인데 대견하게 잘했다는 의미에서 주는 당근 같은 느낌이다."
최광록은 극 중 한국계 프랑스인 루이 브뉘엘 역을 맡았다. 루이 브뉘엘은 이은표(이요원 분) 전 남자친구이자 죽은 서진하(김규리 분)의 남편이다. 최광록은 은표와 진하 사이를 오가는 루이의 의뭉스러운 면면을 표현했다. 극 후반부에는 반전 중심에 서서 활약을 펼쳤다. 존재감을 각인시킨 모델 최광록에게 먼 이야기였던 연기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어떤 역할인지도 모르고 영어, 한국어 하는 영상을 보내달라고 해서 5차까지 오디션을 봤다. 2차까지는 불어, 영어, 한국어 대본을 발췌 받아서 연기했다. 신인이니까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 뻔뻔하게 연기하는 걸 보고 싶었던 것 같다. 김규리 선배랑 싸우는 장면, 장례식장에서 우는 신 같은 극단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신을 주문하셨다. 오히려 명확하게 쌓인 걸 폭발시키는 거라 좋았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살리고, 루이의 과거와 현재를 극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수염을 길렀다. 노출신을 위해 9개월 동안 운동, 식단 관리도 철저하게 했다.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인 건 언어였다. 영어는 자신 있었지만 불어는 처음부터 배워야 했다.
"작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시간이 부족해서 교포 과외 선생님의 음성을 음악처럼 복사 붙여넣기 했다. 대사의 70%가 불어였는데 발음이 어려웠다. 연기가 처음인데 불어도 처음이고 한국어는 또 서툴러야 하고. 사실 발음은 네이티브가 들었을 때 좋진 않다. 하지만 발음에 너무 집중하면 연기가 무너질 수 있어서 오히려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다. 솔직히 아쉽지만 더 배웠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것 같다. 그래도 NG가 거의 없었다. 대사 NG는 드라마를 통틀어서 한 번 정도였다. 한국어도 너무 어색한 것보다 특정 발음만 못하는 게 설득력 있을 것 같았다."
12회 말미 죽은 서진하(김규리 분)와 똑같이 생긴 루이의 양누나 레아 브뉘엘의 등장은 많은 충격을 안겼다. 레아와 루이는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반전도 있었다. 해당 설정을 알고 작품에 임한 건 아니었다. 흔한 서사가 아닌 만큼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도 됐고, 루이가 이해되지 않는 순간도 있었다.
"루이가 소시오패스인가 싶기도 했다. 진하의 물건을 다 치웠다가 갑자기 오열하고. 하지만 레아라는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진하를 선택했고, 그 목적이 너무 강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편해졌다. 루이는 빌런이지만 입양됐고, 정체성 혼란이 있지 않았나.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이다. 쓰레기지만 딱하다는 일말의 동정심을 느껴준다면 성공일 것 같다."
'그린마더스클럽'은 1회 시청률 2.5%로 시작해 4.6%까지 치솟으며 뒷심을 발휘했다.(닐슨코리아제공, 유료가구 기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최광록을 알아보는 사람들 역시 늘었다. 카페, 식당 등에서 알아보고 사진을 요청하기도 한다. '나쁜 놈', '멋있다'라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들 댓글도 즐기고 있다. 무엇보다 가까운 가족들 반응을 통해 인기를 느끼고 있다.
"어머니도 챙겨 보시고, 누나들이 좋아하더라. 누나가 2명인데 친구들이 보고 많이 물어본다고 하더라. 예전엔 전화를 많이 안 했는데 누나가 갑자기 영상통화를 걸어서 보면 친구들이랑 있고 그렇더라.(웃음) 승무원 때 함께 일했던 사무장님 연락도 왔다."
법을 전공한 최광록은 제주항공 승무원으로 일하다 29살에 모델에 도전했다. 퇴사 후 해외에서 서비스직을 하려다, 모델에 도전했고 현재 소속사를 만나게 됐다. 수입이 적은 모델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학원에서 영어강사도 병행했다.
"특별한 이유로 직업을 바꾼 건 아니었다. 사람들이 안정된 직장을 탈피하고 어떻게 모델을 했냐고 대단하다고 한다. 모델은 리스크가 큰 직업이지 않나. 일부러 더 도전적으로 살려고 한다. 오아시스가 내 최종 목표라면 옆에 사과나무가 있을 수도 있고, 배 나무가 있을 수도 있지 않나. 그런 식으로 목표를 생각했다. 모델 일을 할 때 부모님이 '너 끼 없어서 안 돼' 하면서 걱정하셨다. 그런데 '그린마더스클럽'에 나온 후 180도 바뀌셨다. 가족들이 많이 지지해 주고 도와줬다."
우연히 내디딘 배우의 꿈은 데뷔작 '그린마더스클럽'에 출연한 후 더욱 짙어졌다.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도 다양하다. 루이처럼 슈트가 잘 어울리는 배역도 좋고, 밝은 로맨틱 코미디, 액션에 대한 욕심도 있다. 한예종, 서울예대를 나온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연기, 연출 욕심을 키워가고 있다. 작업을 끝낸 독립영화 'DM'은 6월 공개될 예정이다. 직접 감독이 돼 시나리오, 연출을 담당한 독립영화도 틈틈이 편집하고 있다.
"캐릭터가 짙은 루이 같은 캐릭터도 할 수 있지만 자연스러운 연기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배우는 인간의 감정을 연기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저도 포용력 있게 이해하고 싶고, 다양한 사람한테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예인으로서 급급하게 간다면 스스로 싫을 것 같아요.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연기적인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훈련을 하려고 해요. 어떤 작품이든 연기할 수 있는 현장이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