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꿈꾸지 않는 아이들, 꿈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어른. 누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아이답지 않고 어른답지 않은 사람은 낙오자 취급 받는 세상이다. 꿈도 규격에 맞게 꾸어야만 할 것 같다. 형편에 맞게, 분수에 넘치지 않는 선에서, 남과 평균치를 맞추기 위해 나답게 사는 법을 접어야만 하는 걸까.
<안나라수마나라>는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다시 꿈을 꾸라고 이야기하는 웹드라마다.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10여 년 만에 영상화된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웹툰의 인기를 반영하듯 캐릭터 싱크로율, 화려한 색감을 살린 요소, 뮤지컬 형식을 넣어 우려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원작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웹툰은 무채색의 평면적인 그림체가 쓸쓸함을 더해주었던 반면, 드라마는 음악과 안무가 가미돼 한국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스타일로 탄생했다. 매회 뮤지컬 형식이 등장하는 건 아니라 부담은 없지만 호불호가 갈릴만 하겠다. 초반에는 오글거려 못 보겠다고 할 수 있지만 취향만 맞으면 그 순간을 즐기게 된다.
어떤 이유에서건 도전적인 작품이다. 독특한 콘셉트 장르를 시도했다는 데 점수를 주고 싶다. 제작진 모두, 신대륙 개척자처럼 서로를 믿고 협업한 뚝심이 보인다. 특히 뮤지컬 경험이 있는 지창욱 배우를 선두로, 청아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최성은 배우와 장난기와 진지함을 넘나드는 황인엽 배우의 노래와 안무가 매력적이다.
아이와 어른 함께 즐길 마법 같은 동화
https://img.theqoo.net/vQRTd
몇 년 전 사업 실패로 빚쟁이에게 쫓기는 아빠 대신 가장이 된 고등학생 윤아이(최성은)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어른이 되면 뭐가 좋은지 솔직히 모르겠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히 알고 있다. 아르바이트도 마음껏 할 수 있고, 어쩌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딱히 뭐라고 대답하기 곤란하다. 꿈은 여유로운 사람이나 꾸는 거라며 쉽게 포기해 버리고 마는 안쓰러운 아이다. 빨리 돈이나 왕창 벌어서 예전처럼 아빠와 동생과 살고 싶은 마음뿐이다.
오늘도 어렵게 구한 편의점 알바를 마치고 일당 5만 원을 받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어둑한 골목길에서 바람에 날아가 버린 돈을 주우러 유원지까지 오게 되는데. 여긴 정신 나간 마술사가 살고 있다는 괴소문의 근거지였다. 오래도록 방치되어 스산한 분위기마저 든다. 그곳에서 미스터리한 마술사(지창욱)와 마주치자 너무 놀란 나머지 돈이고 뭐고 냅다 도망쳐 버린다.
다음 날, 다시 찾아간 유원지는 공포보다는 쓸쓸한 느낌을 준다. 알 수 없는 마술사 리을은 상처 입은 아이의 마음에 누구보다 공감해 주었고, 두 사람은 마술을 매개로 가까워진다. 서로 위로하고 응원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한편, 일등을 강요받는 엄친아 나일등(황인엽)은 오직 공부만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 믿어왔다. 남들이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 부모가 미리 닦아 놓은 아스팔트 길을 달리기만 하면 됐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딘지,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른 채 정해진 대로 걸어왔다. 그러나, 같은 반 친구에게 관심이 생기자 모든 게 달라졌다. 그 아이와 가깝게 지내는 마술사 리을을 알게 되자 진짜 원하는 게 뭔지 깨닫게 된다.
오랜만에 순수해지는 기분
https://img.theqoo.net/tDsHM
<안나라수마나라>는 조심스레 행복이 뭔지 질문을 던진다. 나이만 들었지 여전히 꿈꾸며 사는 어른과 꿈이 뭔지조차 알지 못하는 고단한 자를 위한 뮤직 테라피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보고 위로받을 수 있겠다. 19금, 장르물이 판치는 넷플릭스에서 눈에 띄는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가족이 같이 보고 이야기 나눌 착한 콘텐츠다.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상처받은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고 숨기기에 급급했다. 겉으로 보이지 않아 크기와 깊이를 알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떠안고 애써 괜찮다며 아무렇지 않은 척하다가 병들어 버렸다. 이들을 치료할 수 있었던 건 서로를 향한 믿음이었고, 마술이었다. 미스터리한 과거를 품고 있는 리을 또한 후반부 그 정체가 밝혀지며 아픈 공감을 자아낸다.
드라마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마술에 빠질 수 있는 환상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각자의 이유로 삶에 지쳐 있다면 위로받을 수 있겠다.
https://img.theqoo.net/nfjUy
참고로 선물 같은 커튼콜 영상이 있으니 섣불리 종료 버튼을 누르지 말 것을 권한다. 반짝이고 환상적인 미장센과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 보너스 트랙까지 모두 가져가길 바란다. 전작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웹툰 영상화에 자신감이 붙은 김성윤 감독의 연출과 <이태원 클라쓰> 출연 배우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음의 여유 없이 달려온 올해도 벌써 반이 지나가고 있다. 조금 쉬어갈 수 있는 장르를 만나고 싶다면 <안나라수마나라>를 추천한다.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047/0002353030
<안나라수마나라>는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다시 꿈을 꾸라고 이야기하는 웹드라마다.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10여 년 만에 영상화된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웹툰의 인기를 반영하듯 캐릭터 싱크로율, 화려한 색감을 살린 요소, 뮤지컬 형식을 넣어 우려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원작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웹툰은 무채색의 평면적인 그림체가 쓸쓸함을 더해주었던 반면, 드라마는 음악과 안무가 가미돼 한국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스타일로 탄생했다. 매회 뮤지컬 형식이 등장하는 건 아니라 부담은 없지만 호불호가 갈릴만 하겠다. 초반에는 오글거려 못 보겠다고 할 수 있지만 취향만 맞으면 그 순간을 즐기게 된다.
어떤 이유에서건 도전적인 작품이다. 독특한 콘셉트 장르를 시도했다는 데 점수를 주고 싶다. 제작진 모두, 신대륙 개척자처럼 서로를 믿고 협업한 뚝심이 보인다. 특히 뮤지컬 경험이 있는 지창욱 배우를 선두로, 청아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최성은 배우와 장난기와 진지함을 넘나드는 황인엽 배우의 노래와 안무가 매력적이다.
아이와 어른 함께 즐길 마법 같은 동화
https://img.theqoo.net/vQRTd
몇 년 전 사업 실패로 빚쟁이에게 쫓기는 아빠 대신 가장이 된 고등학생 윤아이(최성은)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어른이 되면 뭐가 좋은지 솔직히 모르겠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히 알고 있다. 아르바이트도 마음껏 할 수 있고, 어쩌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딱히 뭐라고 대답하기 곤란하다. 꿈은 여유로운 사람이나 꾸는 거라며 쉽게 포기해 버리고 마는 안쓰러운 아이다. 빨리 돈이나 왕창 벌어서 예전처럼 아빠와 동생과 살고 싶은 마음뿐이다.
오늘도 어렵게 구한 편의점 알바를 마치고 일당 5만 원을 받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어둑한 골목길에서 바람에 날아가 버린 돈을 주우러 유원지까지 오게 되는데. 여긴 정신 나간 마술사가 살고 있다는 괴소문의 근거지였다. 오래도록 방치되어 스산한 분위기마저 든다. 그곳에서 미스터리한 마술사(지창욱)와 마주치자 너무 놀란 나머지 돈이고 뭐고 냅다 도망쳐 버린다.
다음 날, 다시 찾아간 유원지는 공포보다는 쓸쓸한 느낌을 준다. 알 수 없는 마술사 리을은 상처 입은 아이의 마음에 누구보다 공감해 주었고, 두 사람은 마술을 매개로 가까워진다. 서로 위로하고 응원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한편, 일등을 강요받는 엄친아 나일등(황인엽)은 오직 공부만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 믿어왔다. 남들이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 부모가 미리 닦아 놓은 아스팔트 길을 달리기만 하면 됐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딘지,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른 채 정해진 대로 걸어왔다. 그러나, 같은 반 친구에게 관심이 생기자 모든 게 달라졌다. 그 아이와 가깝게 지내는 마술사 리을을 알게 되자 진짜 원하는 게 뭔지 깨닫게 된다.
오랜만에 순수해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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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는 조심스레 행복이 뭔지 질문을 던진다. 나이만 들었지 여전히 꿈꾸며 사는 어른과 꿈이 뭔지조차 알지 못하는 고단한 자를 위한 뮤직 테라피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보고 위로받을 수 있겠다. 19금, 장르물이 판치는 넷플릭스에서 눈에 띄는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가족이 같이 보고 이야기 나눌 착한 콘텐츠다.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상처받은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고 숨기기에 급급했다. 겉으로 보이지 않아 크기와 깊이를 알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떠안고 애써 괜찮다며 아무렇지 않은 척하다가 병들어 버렸다. 이들을 치료할 수 있었던 건 서로를 향한 믿음이었고, 마술이었다. 미스터리한 과거를 품고 있는 리을 또한 후반부 그 정체가 밝혀지며 아픈 공감을 자아낸다.
드라마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마술에 빠질 수 있는 환상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각자의 이유로 삶에 지쳐 있다면 위로받을 수 있겠다.
https://img.theqoo.net/nfjUy
참고로 선물 같은 커튼콜 영상이 있으니 섣불리 종료 버튼을 누르지 말 것을 권한다. 반짝이고 환상적인 미장센과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 보너스 트랙까지 모두 가져가길 바란다. 전작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웹툰 영상화에 자신감이 붙은 김성윤 감독의 연출과 <이태원 클라쓰> 출연 배우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음의 여유 없이 달려온 올해도 벌써 반이 지나가고 있다. 조금 쉬어갈 수 있는 장르를 만나고 싶다면 <안나라수마나라>를 추천한다.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047/0002353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