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끝자락을 일컬어 황혼의 뒤안길이란 표현을 하듯
이영천 할아버지의 마지막 가시는 그 길 문턱에 보이는 석양은 이미 산 너머로 기울어지는 듯 서글픈 느낌이면서도 또한 비록 고단한 삶이었으나 당신의 나라를 위해 애쓴 헌신은 누가뭐래도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해서였을까
불그스름 노을이 지는 빛은 떠오르는 아침 햇살 못지않게 참으로 찬란하고도 따사롭게 와닿아 오더라ㅠㅠ
(와중에 할아버지 뒤로만 무지개가 살짝 보이는 게 뭔가 무지개다리 생각나고 순간 심장이 쿵했어ㅠㅠ)
사자들과 할아버지 배경으로 보이는 담벼락에 우연인듯 운명인듯 종이비행기가 그려져 있는 것도 마치 이 생애를 마친 후 그분의 앞날은 종이비행기처럼 언제든 어느 곳이든 자유로이 날아갈 수 있는 또다른 삶이 있을거라는 축복을 말없이 전해드리는 느낌도 들고
그래서 그랬었나봐
목놓아 오열하면서도 그 슬픔이 시리게 아파오진 않았고 오히려 따듯해져서 또다른 의미로 신기했어
할아버지는 '좋은 어른'이셨으니까
준웅의 젊음이 질투가 나셨노라 조용히 고백하시면서도 준웅이를 유독 편하고 귀여이 대하신 건 아마도 당신께서 평범한 생활을 지냈더라면 어쩌면 지금 할아버지 곁에 준웅이 같은 손자가 있었을까 상상의 여운일 수 있어 순간 찡했다가 드디어 어머니와 재회해서 따순 밥도 드실테니까 다른 걱정은 안할 수 있다 싶어서 뭉클했어
앞으로 어느날 밤 문득 고개들어 반짝이는 별들을 본다면 호국의 영령들이 그곳에 가셔서도 이 나라를 지키고자 별이 되어있으려나 싶어 괜스레 감사하다 한마디 읊조릴 것만 같은 그런 날이라 하면 오버이려나...
어쩼든 저쨌든 결론은
오늘의 '내일'을 볼 수 있었던 건
나의 오늘이 주는 선물이자 내일을 위한 행운이었던 것에도 역시나 고마운 마음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