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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기상청 ☔기상청사람들 제1화~최종화 부제 및 나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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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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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경

이시우

 

 

 

제1화_시그널(Signal)

 

신호는 단순하다.

때로는 소리로, 때로는 색깔과 진동으로.

이 세상에 안전한 것은 없다고 

계속해서 내게 신호를 보낸다.

 

-

 

신호는 단순했다.

때로는 소리로, 때로는 색깔과 진동으로.

이 세상에 안전한 것은 없다고 

계속해서 내게 신호를 보내오고 있었다.

 

 

제2화_체감온도

체감온도는 바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느냐에 따라서

같은 공간에 있어도 사람마다 느끼는 온도는 다르다.

 

그놈의 바람,

바람이 항상 문제다.

 

 

제3화 _환절기

 

환절기는 애매하다.

옷을 두껍게 입기도, 얇게 입기도

뜨거운 걸 먹기도, 차가운 걸 먹기도 망설여진다.

그래서 설명할 수 없는 지금 이 감정이

보내는 계절에 대한 아쉬움인지

새로운 계절에 대한 설렘인지 헷갈릴 때도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

 

환절기는 애매하다.

춥다고 하기에도 덥다고 하기에도 어려운 계절.

하지만 봄이 가고 뜨거운 여름이 오는 것처럼

애매한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또 다른 계절의 꽃이 피어난다.

 

 

제4화_가시거리

 

기상청에 입사했을 때 나의 첫 업무는 시정관측이었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이곳에 올라와

저 멀리 보이는 목표물을 관측하여 가시거리를 산출하게 된다.

시정관측을 하면서 내가 가장 놀란 사실은

평균 정도의 시력을 가진 사람의 눈은

지금도 여전히 관측자료로 활용될만큼 

가시거리를 정확히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토록 정확하지만 기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사람의 눈은 외부 요인에 따라 너무나 쉽게 

가려지고, 좁아지고, 왜곡된다는 사실이다.

 

-

 

가시거리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를 말한다.

하지만 이 거리는 주변 환경에 의해서 얼마나 쉽게 

가려지고, 좁아지고, 왜곡되는지.

지금은 여기까지가 그녀와 나만 아는 우리의 가시거리.

 

가끔은 짙은 안개나 황사,

비나 눈 같은 악천후를 만나기도 하겠지만

그러면서 또 알아가겠지.

서로의 가시거리를 좁힐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서로에게 계속 용기 있게 다가가는 것뿐이라는 걸.

 

 
제5화_국지성 호우

대기불안정은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공기의 충돌이다.

차가운 공기가 갑자기 더운 공기를 만났을 때

대기는 불안정해지고 위험기상이 나타난다.

 

서로 다른 원칙, 서로 다른 상처.

차가운 공기가 갑자기 더운 공기를 만나듯이

서로 다른 너와 내가 만났다.

이미 선택한 시작.

그래서 겪게 될 예상치 못할 이상기후들을 

우리는 얼마나 피해갈 수 있을까

 

-

 

서로 다른 성격, 서로 다른 원칙, 서로 다른 상처를 간직한 너와 내가 만났으니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이상기후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6화_열섬현상

상처는 고약하다.

다 나은 줄 알았는데 돌아보면 못생기게 덧나 있고

상처에 대한 기억이 깊을수록 더욱 몸을 움추리게 되고

높이 솟은 빌딩 숲에 갇혀버린 공기처럼

자기 연민과 통증에 잠긴 채

그렇게 빙글빙글 같은 자리를 맴돌며 스스로를 고립시켜간다.

 

-

구름이 구름을 만나면

큰 소리를 내듯이

아,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치면서

그렇게 만나고 싶다, 당신을

구름이 구름을 갑자기 만나면

환한 불을 일시에 켜듯이

나도 당신을 만나서

잃어버린 내 길을 찾고 싶다.

...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는 

그 아름다운 시구를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아프게 엇갈려야 하는지.

 

 


제7화_오존주의보

가까워지고 싶었다.

하루라도 더 빨리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것으로

내 실패한 지난 연애를 만회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우리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실망할 일도 많고 서로에게 주게 될 상처 또한 깊고 아플거라고 한다.

가까워지고는 싶지만 상처받기는 두려운 너와 나.

우리의 적정거리는 과연 어느정도일까

 

 

-

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느닷없는 사건의 연속.

그 속에서 우리의 적정거리를 찾기 위해

우리는 또 얼마나 서로를 찔러대야 하는걸까

 

 

제8화_불쾌지수

짓궃은 날씨는 단지 흐린 하늘, 예고없이 내린 눈과 비

거센 바람과 태풍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는 묘하게 사람의 기분을 자극해서

이렇게, 괜한 짜증을 유발하거나 

이유없이 시비를 붙게 한다.

 

그렇게 뜻하지 않았던 순간에 우리는 

짓궃은 날씨의 공격을 받는다.

 

-

 

짓궃은 날씨는 단지 흐린 하늘, 예고없이 내린 눈과 비

거센 바람과 태풍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렇게 뜻하지 않았던 순간에 우리는 

짓궃은 날씨의 공격을 받는다.

 

 

이럴 때 시원한 비라도 한 줄기 내려주면 좋으련만.

 

제9화_마른장마

나에게 결혼이란 때가 되면 하는 당연한 것이었다.

마치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여름이 되면 장맛비가 내리는 것처럼

때가 되면 해야하는 순리같은거였다.

하지만 기후가 바뀌고 날씨 예측에 불확실성이 커져만가는 지금

우리에게 과연 당연한 것이 있기는 한 걸까?

-

마치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여름이 되면 장맛비가 내리는 것처럼

나에게 결혼은 때가 되면 해야하는 순리같은거였다.

기후가 바뀌고 날씨 예측에 불확실성이 커져만가는 지금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제10화_열대야

수면은 특히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온이 높아지면 잠자는 동안 중추신경계가 흥분돼 깊이 잠들 수 없게 된다.

이런 밤은 생각이 많아진다.

생각이 많아지면 마음이 복잡해지고

복잡한 마음은 또다시 많은 생각에, 생각에, 생각을 불러온다.

-

이런 밤은 생각이 많아진다.

생각이 많아지면 마음이 복잡해지고

복잡한 마음은 또다시 많은 생각에, 생각에, 생각을 불러온다.

 

그렇게 우리들의 잠못드는 열대야는 깊어만 가고 있었다.

 

 

 

 

 

 

제11화_1℃

체온이 1도가량 떨어지면 우리 몸의 면역력은 무려 30%나 약해진다.

외부의 공격에 그만큼 취약해진다는 뜻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온도도 마찬가지다.

아주 사소한 말 한 마디, 아주 작은 표정 하나로도 

마음의 온도가 싸늘하게 식어버릴 때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의 온도가 1도라도 낮아지는 순간

우리는 모든 외부의 환경에 예민해지고 취약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예전에 어떤 선배가 그런 말을 했었다.

아무리 위성사진을 들여다봐도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조금 멀찍이 떨어져서 구름의 흐름을 관찰해보라고

솔직히 그때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직까지 이해가 안되는 위성사진을 본 적도 없는데다,

날씨에 대해선 누구보다 자신있었으니까

그러다, 당신을 만났다.

그거 알아? 당신은 나에게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였어.

-

그러니까, 이시우의 비혼주의때문이 아니었던거다.

너무 뜨거워질까봐

감당하지 못할까봐

내 감정을 내가 통제할 수 없을까봐

그렇게 적당히 애둘러대면서

끓는점까지 그 마지막 1도를 올리지않고 있었던거다.

 

 

 

 

 

 

 

 

 

 

 

 

제12화_변이지역

관계는 변한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리고

사이사이 쌓여지는 감정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두려운 것은 그런 작은 오해와 엇갈림이

보이지않게 우리 관계에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우릴 어긋나게 만든다는 것이다.

 

내가 바랬던 건

그저 이런 거,

이렇게 우리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던 것 뿐인데..

어디서부터 어긋난걸까

 

어쩌다 우린 이렇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지점에

서로 서 있게 된 걸까

-

뜨거운 성질의 태풍이

차가운 공기가 있는 우리나라를 통과하면서

성격이 바뀌는 것

그것을 우리는 변이지역이라고 한다.

이시우라는 뜨거운 태풍이

차가운 공기의 나를 만났고

그리고

그는 결국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

 

어쩌다 우린 이렇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지점에

서로 서 있게 된 걸까

 

 

 

 

 

 

 

 

제13화_시나리오1,2,3

리는 여러 개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살아간다.

때로는 준비한 시나리오가 정확히 들어맞기도 하고

예상했던 시나리오가 빗나가면서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중요한 사실은 준비했던 시나리오가 맞든 틀리든 인생은 계속되고

우리는 그 다음, 또 그 다음의 시나리오를 준비해야한다는거다.

-

이제 내 차례다.

나는 너와의 이별에 몇 번째 시나리오를 택해야할까

시나리오1. 매달린다.

시나리오2. 이대로 쿨하게 헤어져준다.

시나리오3. 최대한..애매하게 시간을 끈다.

-

태풍이 발생하는 원인은 

지구가 자전을 반복하면서 생긴 열전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금 이 태풍이 당장은 우리를 힘들게 할 지 모르나 

길게 보면 결국 모두에게 유익한 존재라는 뜻이다.

 

지금 이 순간을 잘 이겨낼 수 만 있다면 말이다.

 

 

 

 

 

 

 

 

 
 

제14화_이동성 고기압

서울의 현재기온 21도 상대습도 43퍼센트.

한반도를 지배하던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기단이 물러가면서

덥지도 춥지도 않은 쾌적한 가을날씨가 시작되었다.

이맘때 서쪽에서 다가오는 이동성 고기압은 쾌적하다.

그야말로, 뭘 해도 좋을 것 같은 이 계절에 난

실연당했다.

-

내 서툰 이별 때문에 당신이 아픈게 싫었다.

그런데

그래서, 당신이 더 힘들 줄 몰랐다.

 

 

 

 

 

제15화_앙상블

비가 바람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밀어 붙여

나는 퍼부을테니.

-

너는 밀어 붙여

나는 퍼부을테니.

 

최종화_내일의 정답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뒤로 물러설 수도 없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뭐가 맞고 틀리는건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 조차도

우리는 결정하고 선택해야한다.

 

어떻게 하는 게 옳은건지

어떻게 살아야, 정답인건지

 

-

 

그런데도 난 또 그런 험난한 연애를 시작했지.

왜 그랬을까

 

 

진하경, 당신이라서

이시우, 너라서

 

그냥, 당신이 좋아서

너랑 있는게 좋아서

 

-

 

어쩌면 인생의 정답은 애초에 정해져있는 것이 아닐 지 모른다.

 

우리가 한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만 있을 뿐.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일의 정답을 위해서, 말이다.

 

내일의 날씨를 말씀드리겠습니다.

-END-

 

 

 

 

 

마음에 와닿던 나레이션도 몇개 있어서 부제랑 같이 한번 정리해보고 싶었거든

그래서 이왕 정리하는 거 우박이들이랑 함께 보고 싶어서 올려

별 것도 아닌데 이거 쓴다고 시간 순삭..ㅎ

나름대로 다 정리한다고 했는데 오타나 빠진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해ㅎㅎ

 

우박이들이랑 기상청 같이 달릴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

 다들 오랫동안 하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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