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다 - 인태준
"지가 판 무덤 못 벗어나서 온몸에 똥 묻힌 채로 지 인생 파탄나는 줄도 모르고 그것도 성공이랍시고..."
오영의 저 대사를 들을 때만 해도 그저 인태준이 뿌린 악행의 씨앗들이 다시 그에게 줍줍되는 부메랑이 있겠거니 짐작했을 뿐인데 뜻밖에도 인태준 그에 인생 결말에 대한 간결하고도 확실한 복선이었음을 나중에 알고 어찌나 놀랐던지
특히 오영의 말대로 한번 선을 넘은 태준은 더이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제가 판 무덤으로 스스로 들어가는 그 일련의 과정 연출이 기막혔던 게
태준이 제 커프스 단추를 나무 분재 흙에다 지그시 눌러놓는 장면이 나오는데 전체적 느낌이 마치 무덤의 그 무엇같은 것도 소름 돋았는데 커프스가 그 젖은 흙으로 쑤욱 파묻히더라구
아니나 다를까, 태준은 주인 잃은 두 짝의 구두만 덩그라니 남겨놓은 채 갔지 그대로ㄷㄷㄷ
'더 늦기전에...'
모든 욕심에 눈이 멀기전의 모습을 기억하는 (자신의 부인)당신에게 이만 돌아가겠다는 거였는지
다 잡았다 생각했던 제 명예와 권력을 빼앗기고 허망함을 품고 살아야하는 미래를 도저히 용납 못하겠으니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고 싶단 극단적인 마음이었는지
이때 태준의 한마디는 과연 무슨 의미였을까...아직도 잘 모르겠으나 참 인상깊었단 말을 하고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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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벽돌길을 따라가면 그 끝엔 반드시 있을거다... 희망편
그리고 더불어 우리의 동키호테 황동주와 혜영씨 엔딩 장면을 곱씹어본다
예전에 시즌 1에서 '오즈'란 회사 비리사건 때 희망을 상징하듯 '오즈의 마법사'의 노란벽돌길을 연상케하는 노란 넥타이를 한 내부고발자의 모습이 여전히 잔상으로 남아있어서인지 둘이 재회하며 서 있던 사무실 내부에 노란 벽돌길이 눈에 띄어서 신기했음
둘이 악수하고 빠빠이 하는 나무길의 노랑노랑 기운은 이런 내 어림짐작에 긍정의 시그널로 인정 말해 뭐할까
게다가 마음에 담아뒀던 슬픔도 분노도 앙금없이 훌훌 털어버렸다는 느낌나게 서로 언제 저렇게 밝고 해사로운 모습이 되었을까 그저 기특하고 애틋하고 반갑더라ㅠㅠ
혜영이가 마지막에 황동주를 불렀으니 그 부른값은 언제라도 시즌 3으로 받아보고 싶다는 작은 바람 하나 담아 나름의 후기 마쳐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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