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나의 마녀'의 13화 지문을 드라마 서사에 맞게 살을 붙이고 일부 변형함 *
https://m.youtu.be/Pv6i_-4AtI0
이게 다 사랑했기 때문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아프고
화가 나고
눈물이 흐른다.
궁녀이지만 제 삶의 주인이고 싶었고
궁녀라서 온전한 제 것이라고는 마음 하나 뿐이었지만
스스로 제 삶을 내어주면서도
마음 하나 주지 못하고
기다리다가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지겹도록 사랑하고
사랑해서
빠르게 무너진다.
이게 다
사랑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랑을 했기 때문이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금방 변모한다.
사랑만을 믿어선 안 된다.
그에겐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사랑을 선택했다.
사랑했기 때문이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아프다.
울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고
무너진다.
부서진다.
아무것도 남지 않는 미련한 감정이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아무것도
덧붙여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까
사랑은 모순이다.
산에게도 덕임에게도
그 시경도 그 귀주머니도
아무것도 남지 않은 듯하면서
사실 단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남아있는 것처럼.
이 글은 사랑을 딱 한 발짝 뒤에서 관망하며
사랑을 아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또 결국은 이렇게나 아프게 하는 사랑이지만
결국은 사랑이기에, 사랑했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아파야 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