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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옷소매 산의 머리맡에는 시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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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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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youtu.be/V7RRe5VEB1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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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머리맡에는 시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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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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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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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붙잡고 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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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시경의 이 구절에 책갈피를 끼워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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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머리맡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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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아니면 죽음뿐인 삶을 사는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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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떠나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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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음 다 해 사랑하는 사람마저 잃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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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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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되며 절대 도망치지 않으리라 맹세한 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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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머리맡에 떠나고 싶다는 말을 두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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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어야만 하는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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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떠날 수 없는 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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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인과 떠날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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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인에게 부디 곁에 있어달라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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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했다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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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면 그만일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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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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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도 시린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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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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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사랑을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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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왕의 사랑을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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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는 또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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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천한 신분이지만 영특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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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던 궁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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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사랑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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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여 사랑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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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내고 밀어낼 수밖에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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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절 놓지 않았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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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보지 않고는 살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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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든 게 뒤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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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를 끊임없이 빼앗기는 삶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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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순간들만큼은 행복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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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잃어가면서 그를 온전히 가지지 못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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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마음이 힘들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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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사랑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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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사랑하지 않는 것을 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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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랑만이 남은 여인이 할 수 있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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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랑하는 마음만은 지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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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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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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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가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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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사랑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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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 사랑을 했던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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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게 사랑은 어찌 이리 어려운가













- 산, 떠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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