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없는 자의 슬픔을 말하지 않기로 했다.
쓸모없고 아름다운 것들의 슬픔도 말하지 않기로 했다.
다짐은 끝없이 자라나는 머리칼 같고 가본 적 없는 곳에 내리는 폭설 같다.
다짐을 할 때 마다 자라나고 녹아내릴 미래처럼 허망해졌지만 혼자 다짐을 하는 일은 끝이 없었다.
대신 혼자 하는 다짐은 어딘가 가여워서 기록을 했다.
기억은 반복된다.
기억을 반복한다.
막막한 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날들.
아무런 말을 하는 날들.
너를 사랑하는 절정 속에 있고 싶었다.
그곳에서 나는 너의 말을 믿을 것이다.
숲에서는 가능한 일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불가능한 숲에 달이 뜬다.
잊을 수 없는 일들이 걸어간다.
쓸모없고 아름다운 것이 되고 싶었다.
박지혜, 불가능한 숲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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