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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한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와 고나무 작가가 쓴 동명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한국에 처음으로 프로파일러가 생기게 된 배경과 당시의 시대상, 최초의 프로파일러들이 거쳐간 사건들을 그리고 있다. 드라마는 시청률이 상승세를 보이며 호평받고 있다. 프로파일러들은 이 직업을 실제보다 미화하거나 때로는 영웅시하는 기존 미디어에서의 접근법과 달리 비교적 실제에 가깝게 그려낸 시리즈라고 평가하고 있다.
프로파일러의 정식 명칭은 범죄행동분석관(범죄분석관)이다. 처음 관련 부서가 생긴 지 20여년이 지난 현재 경찰청과 전국 각 지방청에서 총 31명이 활동 중이다. 프로파일러 업무는 과학수사을 향한 여론의 관심,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서 주장하는 ‘책임수사’ 기조에 발맞춰 더 주목받고 있다. 활동 분야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00년 권일용 교수가 1호 프로파일러 호칭을 달았을 때만 해도 왜 악인의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하는지에 관한 이해가 전무했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직역이 됐다.
■프로파일러, 초기엔 “심리테스트” 비아냥…전국 31명 활동·하반기 8명 추가 배치
“범죄행동분석관? 심리테스트라도 하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는 우여곡절 끝에 범죄행동분석팀이 서울지방경찰청(현 서울경찰청)에 첫 둥지를 틀었지만 사건 현장에서 번번이 저항에 부딪히는 장면이 그려진다. 국영수 팀장(진선규)은 아동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지금이 바로 프로파일러가 필요한 때라고 역설하지만 돌아오는 건 “장난하느냐”는 반응이다.
2005년 첫 특채 프로파일러로 입직한 이들의 기억도 같다. 범죄분석관 특채 1기로 입사한 이진숙 경위는 “그래서 범인이 누구라는 것이냐” “용의자를 바로 집어낼 수 있다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말이 들려오던 것을 기억한다. 이 경위는 “다 잡은 놈을 뭐하러 면담하느냐”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초반에는 학교에 강의를 하러 다니면서 ‘우리는 독심술사나 점쟁이가 아니다’란 말을 꼭 넣었을 정도로 오해가 많았다”고 말했다.
권 교수를 모델로 한 송하영 경위(김남길)는 교도소에 수감된 살인범들을 만나 들은 이야기를 범인 검거에 활용했다는 이유로 상사에게 질타받고, 경찰 지휘부는 악화된 여론을 잠재울 방법에만 몰두한다. 이제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이 경위는 “피의자 진술 분석이나 사건 분석에 관한 의뢰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2005년 첫 특채로 16명이 뽑인 이후 지난해까지 총 8번의 범죄분석관 특채가 있었다. 지난해 뽑힌 8기 분석관 8명은 교육을 마치고 실습 중이다. 올 하반기에 각 지방청에 배치된다.
이 경위는 광역 분석 건수도 증가했다고 했다. 광역 분석은 각 지방청에서 활동하는 프로파일러들이 모여서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사건을 분석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여럿이 모여 이견이 더 나오지 않을 정도의 토론을 거쳐 검증된 보고서를 낸다”며 “훨씬 양질의 분석이 도출된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축적된 데이터가 힘을 발휘하는 것을 실감할 때는 “뿌듯하다”고 했다.
■“화이트칼라로 자주 오해받지만…현장 누비고 한계 부딪히는 사람”
프로파일러는 오해도 많이 받는 직업이다. 범죄자와 팽팽한 심리전 또는 두뇌싸움을 벌인 끝에 금세 자백을 받아내고, 번뜩이는 추리로 용의자들 중 범인을 가려내고, 현장보다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범죄분석에 전념하는 이미지가 익숙해져 있다. 이 경위는 “드라마에서는 하루 만에 사건이 해결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그렇지 않다”며 “한계에 자주 부딪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범죄분석관도 “프로파일러는 주로 화이트칼라에, 가만히 앉아서 범인을 지목하는 점쟁이처럼 그려지기도 한다”며 “행여 사건을 그르칠세라 수 차례 현장을 살피고 있고, 이춘재 사건 때는 보안 문제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며칠을 숙식했다”고 했다. 또 “일선 수사인력은 사건에 몰두하다 보면 인지가 협소해지기도 하는데, 그걸 깨뜨리고 더 빨리 범인을 잡을 수 있게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그래서 권 교수는 드라마 제작 과정 전반에서 이 부분을 특별히 감수했다. 제작진은 권 교수가 “대본 초고가 나오면 고증이 맞는지 1차 확인하고 두세 차례 검수했다”며 “대본 리딩을 적극적으로 코치했고, 중요한 사건 현장이나 범죄자 면담 장면에서는 촬영 현장에서 자문에 응했다”고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125854
SBS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한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와 고나무 작가가 쓴 동명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한국에 처음으로 프로파일러가 생기게 된 배경과 당시의 시대상, 최초의 프로파일러들이 거쳐간 사건들을 그리고 있다. 드라마는 시청률이 상승세를 보이며 호평받고 있다. 프로파일러들은 이 직업을 실제보다 미화하거나 때로는 영웅시하는 기존 미디어에서의 접근법과 달리 비교적 실제에 가깝게 그려낸 시리즈라고 평가하고 있다.
프로파일러의 정식 명칭은 범죄행동분석관(범죄분석관)이다. 처음 관련 부서가 생긴 지 20여년이 지난 현재 경찰청과 전국 각 지방청에서 총 31명이 활동 중이다. 프로파일러 업무는 과학수사을 향한 여론의 관심,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서 주장하는 ‘책임수사’ 기조에 발맞춰 더 주목받고 있다. 활동 분야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00년 권일용 교수가 1호 프로파일러 호칭을 달았을 때만 해도 왜 악인의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하는지에 관한 이해가 전무했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직역이 됐다.
■프로파일러, 초기엔 “심리테스트” 비아냥…전국 31명 활동·하반기 8명 추가 배치
“범죄행동분석관? 심리테스트라도 하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는 우여곡절 끝에 범죄행동분석팀이 서울지방경찰청(현 서울경찰청)에 첫 둥지를 틀었지만 사건 현장에서 번번이 저항에 부딪히는 장면이 그려진다. 국영수 팀장(진선규)은 아동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지금이 바로 프로파일러가 필요한 때라고 역설하지만 돌아오는 건 “장난하느냐”는 반응이다.
2005년 첫 특채 프로파일러로 입직한 이들의 기억도 같다. 범죄분석관 특채 1기로 입사한 이진숙 경위는 “그래서 범인이 누구라는 것이냐” “용의자를 바로 집어낼 수 있다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말이 들려오던 것을 기억한다. 이 경위는 “다 잡은 놈을 뭐하러 면담하느냐”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초반에는 학교에 강의를 하러 다니면서 ‘우리는 독심술사나 점쟁이가 아니다’란 말을 꼭 넣었을 정도로 오해가 많았다”고 말했다.
권 교수를 모델로 한 송하영 경위(김남길)는 교도소에 수감된 살인범들을 만나 들은 이야기를 범인 검거에 활용했다는 이유로 상사에게 질타받고, 경찰 지휘부는 악화된 여론을 잠재울 방법에만 몰두한다. 이제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이 경위는 “피의자 진술 분석이나 사건 분석에 관한 의뢰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2005년 첫 특채로 16명이 뽑인 이후 지난해까지 총 8번의 범죄분석관 특채가 있었다. 지난해 뽑힌 8기 분석관 8명은 교육을 마치고 실습 중이다. 올 하반기에 각 지방청에 배치된다.
이 경위는 광역 분석 건수도 증가했다고 했다. 광역 분석은 각 지방청에서 활동하는 프로파일러들이 모여서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사건을 분석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여럿이 모여 이견이 더 나오지 않을 정도의 토론을 거쳐 검증된 보고서를 낸다”며 “훨씬 양질의 분석이 도출된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축적된 데이터가 힘을 발휘하는 것을 실감할 때는 “뿌듯하다”고 했다.
■“화이트칼라로 자주 오해받지만…현장 누비고 한계 부딪히는 사람”
프로파일러는 오해도 많이 받는 직업이다. 범죄자와 팽팽한 심리전 또는 두뇌싸움을 벌인 끝에 금세 자백을 받아내고, 번뜩이는 추리로 용의자들 중 범인을 가려내고, 현장보다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범죄분석에 전념하는 이미지가 익숙해져 있다. 이 경위는 “드라마에서는 하루 만에 사건이 해결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그렇지 않다”며 “한계에 자주 부딪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범죄분석관도 “프로파일러는 주로 화이트칼라에, 가만히 앉아서 범인을 지목하는 점쟁이처럼 그려지기도 한다”며 “행여 사건을 그르칠세라 수 차례 현장을 살피고 있고, 이춘재 사건 때는 보안 문제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며칠을 숙식했다”고 했다. 또 “일선 수사인력은 사건에 몰두하다 보면 인지가 협소해지기도 하는데, 그걸 깨뜨리고 더 빨리 범인을 잡을 수 있게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그래서 권 교수는 드라마 제작 과정 전반에서 이 부분을 특별히 감수했다. 제작진은 권 교수가 “대본 초고가 나오면 고증이 맞는지 1차 확인하고 두세 차례 검수했다”며 “대본 리딩을 적극적으로 코치했고, 중요한 사건 현장이나 범죄자 면담 장면에서는 촬영 현장에서 자문에 응했다”고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125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