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임이가 산이를 친구들보다 덜 소중하게 생각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그거야 말로 천성을 거스르면서까지 자기를 버리고 산이 옆에 남은 덕임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작은 허세였는데 ㅠ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당신 스스로의 선택으로 언제나 이 조선이 먼저였으니,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는 내 선택으로 다른 의미의 가족이었던 내 친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싶다는.
덕임이는 내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왕이라서 자신만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걸 항상 인지하고 납득하면서 슬퍼해.
왕은 당연히 나라가 먼저이고 그래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걸 산이 옆에서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깨달았을 테니까.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그의 옆에 남아있고 싶었지만, 대신 그만큼의 거리를 두고 싶어했고.
가까이 갈수록 절대 자신만의 것이 되어줄 수 없는 연인이라는 건 생각할 수록 너무 잔인한 행복이더라 ㅠ
심지어 그 사람이 자기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걸 아니까 더욱.
너무 사랑해서 상대방의 모든 것을 가지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기에
상대 또한 내 모든 걸 다 가지게 할 수는 없어서 끝까지 연모한다, 사랑한다는 말은 안한.. 다른 의미의 집착광공 덕임이 ㅠㅠㅠ
그래서 후반의 경희와 산이의 짧은 대화가 너무 인상적이었던 건..
경희는 '덕임이는 마지막 순간에도 나보다 너희를 찾았다' 라는 산의 말을 듣자마자 바로 알아채거든.
아니 확신했다고 하는게 더 맞을 거 같더라.
친구한테 절대 왕을 연모하지 말라고 했는데, 너무 빨리 가버린 친구는 왕을 진심으로 연모했다는 걸.
근데 우리 산이만 몰라요 그걸.
쌍방이 이렇게 너무 사랑하고, 결국 분명 잘(?) 된 것도 맞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미묘하게 어긋나고, 그러다 죽음의 순간에서야 진짜로
'죽은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 가 이루어지는 걸 보면서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의 변주곡을 멋지게 연주했다 싶은 드라마라고 생각했어.
아직 마음 아픈 구간이 많아서 복습을 못하긴 하지만, 진짜 몇 년만에 드라마 덕질을 하게 되네.
특히 배우들 인터뷰 보니까 정말 본인들이 생각하면서 연기한게 그대로 느껴저서 정말 좋았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