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성 언급 있으니 이번 6회 안봤으면 먼저 보고 오길
어젠가 그젠가 밤에 어느 덬의 글에서 저 얘길 잠깐 했었는데
바로 전날 밤에 인간으로서의 삶에 종지부를 찍을 뻔 했는데
담날 아침에 활이 뒷모습을 보며 저 말을 떠올리고 있다니 상운이 공감능력 대단하다고 말이야
좀 더 사족을 덧붙여 보자면
활이 저 말이 정말 의미심장하단 말이지
지난 600년을 속죄를 위한 복수심으로 권가살의 환생을 기다려 온 거라 삶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다는 거야
상운이를 만나고 차례로 단솔 단극의 환생을 만나게 되는데
형사 아저씨나 단솔이 환생한 시호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는 것은 걱정하지만
그렇다고 과거의 인연들이 활이 계속 살아있어야 할, 세상에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되진 못한다는 거지
한 마디로 과거의 아버지와 시호를 지켜주기 위해서 불가살로든 인간으로든 계속 살아가야겠다는 의지는 없는 거야
그래서 혜석이모한테 시호를 부탁하고 자기는 죽을 생각을 하는 거지
활은 권가살을 우물에 산 채로 봉인하는 것으로 단씨 가족에 대한 속죄를 다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여
(이쯤에서 나 같은 시청자는 활이 진짜 속죄해야 될 대상이 정말 단씨 가족 뿐인 걸까? 의문을 갖게 되지
어쩌면 그 누군가에게 했어야할 속죄를 하지 못했던 것이 단활의 생에서 가족 모두를 잃는 결과로 이어진 게 아닐까 의심스럽단 말이야)
6화 보면서 재미있었던 게 그런 거야
그렇게 삶에 대해 어떤 미련도 의지도 없는 활이 죽음에서 살아나 두 눈을 뜬 순간
누군가 기뻐서 어쩔 줄 모르며 말해
"살았네요"
생각해봐
600년을 거슬러 올라가 단활이 세상에 태어난 그 순간부터
아버지조차 버리고 간 저주받은 아이에게 그 누구라도 니가 살아있어 기쁘다고 직접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겠냐고
자식 낳고 살 맞대고 같이 살아온 단솔은 어때?
자식 하나는 눈이 안보이고 하나는 태어나자마자 죽는 상황이 되고보니
모든 게 저주받은 남편 때문인 것 같아서 두 아이의 엄마인 단솔은 활을 원망해
죽어버리지 거침없이 독설을 퍼부어
"살았네요"
단활이 태어나서 기억이라는 것을 가지게 된 이후로 아마 처음 아니었을까
니가 살아있어서 기쁘다고 진심으로 말해준 사람
니가 살아있어 주기를 바란다고 온 마음을 전하는 사람 말이야
상운을 만나면서 600년간 멈춰있던 활의 시계는 움직이기 시작했지
아직도 둘 사이엔 장벽이 있고 어떤 결말이 우릴 맞아줄 진 모르겠지만 한 가지만 소취해 봐
비록 자신으로 인해 가족을 잃고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공유하며 살아갈지언정
서로에게 살아있어도 된다고 위안을 주면서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 주면서
영원이면 영원이고 찰나라면 찰나인 그들의 현생을 후회 없이 사랑했으면 좋겠어
설령 결말이 비극으로 끝난다고 할지라도 함께 있는 지금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어
부디 시간이 지난 뒤에 또 다시 후회할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
어쩌다보니 길어졌는데
단운러이기 전에 장르물 덕후라서 6화 넘 좋았다
최고의 한 장면을 꼽으라면
터럭손이 가라앉으면서 검은 원이 보이더니
다음 장면에 풀장 바닥에 희생자들이 보이던 장면이었어
그리고 활이 가라앉는데 시체 하나가 떠올라 둘이 위아래로 스쳐가는데 시체가 똭 눈을 부릅뜨고...
와 씨 쩔었다
단운 티격태격하는 재밌는 장면도 마음에 남고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야 행복해진다는 상운이의 외로움이 드러나는 장면도 마음에 깊이 박혔지만
저 장면은 드라마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꼽아봤어
물론 한 번 본 뒤론 무서워서 나중엔 흐린 눈하고 스킵하고 있지만
상상도 못한 장면이어서 시각적인 충격이 엄청났었음ㅋ
노리고 제작했을 제작진한테 성공했다고 박수쳐주고 싶어
장르물에서 뭔 럽냐냐고 하는 덬들도 분명 많겠지 전엔 나도 그랬으니까
개인적으로 장르물과 럽라에 K신파까지 절묘하게 믹스한 울드가 나를 새로운 취향으로 인도하는 것 같음
나 울드 같은 드라마를 좋아했다는 걸 드라마 보면서 깨닫고 있는 중이야
아 그리고 OST
하루도 좋아서 많이 듣고 있는데 5 6화에 나오는 노래 좋더라
5화 상운이가 시호 찾으러 물 속에 들어갈 때 나오던 노래가 6화에서도 나오더라고
상운이가 응급처치 할 때 남자의 목소리로 노래가 나오고
혼자서 다친 다리 살펴보면서 회상 장면 나올 땐 여자 목소리로 나오고
남녀 듀엣곡인지 같은 노래를 따로 부른 건진 모르겠지만 노래 넘 좋았어
그렇잖아도 상운이가 눈물버튼인데 절박함과 상처가 드러나는 장면에서 같은 노래가 나오니까
노래를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쿵 내려앉아 맘 아프고 눈물 나
울드 OST도 천상계인듯
제작진 여러분 OST 기다리고 있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