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은 차갑게 불고 눈은 펄펄 쏟아지네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함께 떠나리
어찌하여 우물쭈물 망설이는가
이미 다급하고 다급하거늘>
사실 지금 감정을 너무 쏟아부었더니 머리가 띵한데
산이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고 있다는 걸 무지개로 알려주는 연출에 대해서만큼은 잊어버리기 전에 후기로 적어두고 싶어서 몇 자 적어보는 거다
배롱나무가 다시 꽃을 피운 곳으로 산이 덕임이를 손 붙잡고 데려갈 때부터 슬쩍슬쩍 앵글에 무지개가 비치는데 처음엔 뭐지? 했어
그러다 심장이 쿵 내려앉더라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계시는구나 우리 임금님, 내가 아끼던 산이가 하면서..
이전에 별당 문 앞에서 돌아가시라 말한 다음,
(배롱나무)꽃이 다시 피었구나 하는 전하한테 덕임은 다시금 권하게 돼
꽃구경일랑 다음에 하라고
모두가 기다리오니 돌아가라고
마치 그언젠가 산이가 영면에 들어선 영조를 끌어안고 말하던 그 상위복과 닮은결로 말이야
"아직은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전하께서 마땅히 계셔야 할 곳으로 돌아가십시요
좋은 임금이 되셔야지요
평생을 그리하셨듯"
이때만해도 전하는 이승과 저승 그 어느 경계즈음 무지개 딱 중간에 있는듯해
덕임이는 무지개 그 끝에 있는 듯이 보이고
"있어야 할 곳은 여기다
알고보니 시간이 많지 않더구나
기다릴 여유도 없었고
그러니 날 사랑해라
제발... 날 사랑해라"
전하는 거부의사를 확실히 밝히지
마치 북풍의 후렴구가 그랬듯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고 마음이 이리 다급할진대 망설일 일이 무에 있겠나 싶은게다
그때 네가 내곁을 훌쩍 떠나버릴까봐 차마 떼써보지 못한 말을 툭 털어놔보기도 해
나를 사랑해 주면 안되겠느냐...
진정 나와 같은 마음일 수는 없는 것이야...
아니 사랑을 다오 그저 내게 다오
덕임이는 더는 돌아가라 말하지 않아
다음 생애에 다시 만난다면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 달라하던 그 덕임이가 먼저 다가가 포옹을 해주었고
입맞춤도 먼저 해줘
알겠다고
아직도 모르시겠냐고
죽은 사람은 말하지 않은 속맘까지 다 안다 그리 알려드렸었는데
후궁이 되길 원치 않았던 마음보다 더 전하를 사랑하는 마음이 컸기에 그 곁에 있었던 걸 이제 아실때도 되지 않았냐고
그때 두 사람 모두 무지개 끝자락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더군
전하도 이제 막 의빈 성씨 성가 덕임이 있는 곳으로 영면의 길로 들어서신거지
영빈자가의 빈소에 가던 그 길을 어린 산이가 인도했다면
이번엔 의빈이 전하의 저승다리 건너시는 모습을 지키며 서 있더라 하는 느낌을 주면서 말이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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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하가 아니 산이가 저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어쩌면 정치적으로 늘 대립하는 (척 하던) 그 대표적인물 심환지한테서 나온 전하를 주군으로 모셔왔음을 영광으로 안다는 식의 한마디가 아니었을까 미루어 짐작해봄
사도세자의 아들, 죄인의 자식이니 결코 임금이 될 수 없다던 그 수많은 신하들을 오직 백성의 어버이로 살겠다는 마음으로 묵묵히 지나오니
어느날 대쪽 같은 노신이 제게 참으로 훌륭하신 임금님이라 고개를 조아리는 구나,
이 정도면 되었으려나.. 나도 이제 임금의 길에서 내려 그저 그리운 한 여인을 만나러 먼길 떠나는 필부의 삶을 누려보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여기 머무르겠노라 하였을지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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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의 제 사랑을 지키기위해 죽음을 '선택'한 이후
덕임이가 이제라도 후회하지 말자 기력 있을때 전하한테 다가가 문안인사를 드렸던것처럼 말이지
ㅠㅠㅠㅠㅠㅠㅠ
전하 아니 덕임의 사랑을 애틋히 바라던 산이란 사내로 무지개 다리를 건너.... 이 순간이 영원이 되었으니 편히 주무시옵소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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