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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옷소매 덕임이의 작은 칠교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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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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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아온 덕임은 허세랄 것이 없는 아이였어.
궁녀 시절 동무들과 칠교로 뭔가를 만들 때
복연은 일곱 개의 조각 모두를 써서 큰 집을 만드는 반면
덕임의 집은 단 몇 개의 조각만을 사용한, 작은 집이었지. 기억나?

대비가 덕임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며 호화로운 장신구들을 내어주었을 때에도 덕임은 그것을 거절할 만큼 담백한 사람이야.
그런 덕임에게 유일하게 허세를 부리고 싶은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산에게 바로 자신의 연모함을 전부 보이지는 않겠다는 결심이었지.

마지막 순간에 덕임의 유언이 차갑고 냉정하게 보였던 것은, 여러 덬들도 얘기해 주었지만 그것이 왕인 정조에게 보인 작은 허세였을 거라 생각해.

단 한번도 필부의 삶을 상상조차 해 본 적 없으며, 가장 기쁠 때도 가장 슬플 때도 제왕의 본분과 의무를 지켜야 하는 정조에게, 여자로서 자신의 모든 연모를 드러내면 곧 실망할 테니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원망하지 않기 위해서, 그 허세는 자기 자신을 지키고 자기의 온전한 연모를 어떻게도 훼손시키지 않고자 했던 덕임의 유일한 방법이었던 거지. 엄마처럼 덕임을 보아온 서상궁은 그래서 마지막 발걸음을 급히 돌려 전하를 뫼셔온 것일 거야.

덕임의 유품을 정리하던 경희도 알았을 거야. 그 속의 반성문들과 전하지 못한 향낭을 보면서, 덕임이 말하던 작은 허세가 무엇이었는지를, 그래서 감히 추상같은 전하 앞에서 덕임의 진심을 전하려고 하지.
산은 덕임의 유품을 보며, 알았을 거야. 마지막 말이 덕임의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마지막에 자그마한 별당 문을 열고 크고 널따란 제왕의 공간인 편전으로 들어서지 않고, 별당 안에서 덕임과 머물기로 선택한 정조의 모습에서, 덕임의 작은 집 칠교 조각이 떠올랐어.
마지막 순간에서야, 그 순간을 영원으로 붙들어 덕임의 작은 집 안으로 들어온 정조의 마음이 눈물겨웠고
몇 차례나 돌아가셔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작은 집에서 제발 나를 사랑하라고 말하는 한 남자에게 먼저 다가가 입맞추는 한 여자의 사랑이 눈물겨워서 긴 글을 주절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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